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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스페셜] 청년소통포럼 연사와의 만남① 소셜 댓글 플랫폼 개발자 김미균

2018-01-19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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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주관 청년정책소통포럼 연사 릴레이 인터뷰

<※편집자 주 = 연합뉴스는 경기침체와 고용불황으로 아파하는 우리시대 청춘들을 이해하고 방향을 제시하자는 뜻으로 문화체육관광부와 함께 청년정책소통포럼을 열었습니다. 포럼에서 청년 인턴기자단과 함께 정부의 청년정책 현장을 둘러보며 참여 연사들의 성공스토리를 들어봅니다.>

(서울=연합뉴스) 이세영 기자 = "보석처럼 갈고 닦아라, 네 꿈을"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소셜 댓글 플랫폼을 개발해 창업에 성공한 김미균(32) 대표가 청년들에게 늘 강조하는 한마디다.

김 대표는 연합뉴스가 주관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한 청년정책소통포럼의 연사로 등장해 강연을 펼쳤다. 그는 소셜 댓글 플랫폼 '라이브리'를 운영하는 시지온의 공동창업자 겸 대표로 재직 중이다.

"2007년에 연예인 악플 자살 사건을 보고 선플을 다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예 악플을 달 수 없게 포털 사이트나 SNS로 로그인해서 댓글을 달게 하는 방법은 없을까 하는 아이디에서 시작했다."

그가 만든 댓글 플랫폼 '라이브리'는 국내 약 2만 5천여 개의 사이트가 사용 중인 댓글 솔루션이다. 사실상 사회적 기업으로 출발했지만, 특유의 공익성으로 계약처가 계속 늘고 있다.

김 대표가 전하는 청년 포럼의 주제는 자신의 꿈을 계속 갈고 닦으라는 젊은 CEO의 따스한 한마디였다.

다음은 김 대표와의 일문일답.

--시지온은 어떤 회사인가?

▲우리 회사는 '리액션(reaction)' 콘텐츠 기술 회사라고 정의할 수 있다. 오프라인에서는 고개를 끄덕이거나 맞장구 쳐주는 걸 리액션이라고 한다.

온라인상에도 댓글, 후기, 인증 등 다양한 리액션이 있다. 시지온은 온라인상의 리액션이 건강하게 이뤄지도록 돕는 기술을 개발해 제공하고 있다.

가령 '라이브리'는 SNS 계정으로 댓글을 남기는 서비스로, 악성 댓글을 막는 효과가 있다. 최근에는 '어트랙트'라는 서비스도 출시했다.

인스타그램 상의 많은 사진 중 관리자가 지정한 태그의 사진만 모아 보여주는 기술이다.

--최근 광화문 촛불집회 페이스북 라이브에 어트랙트 서비스를 제공했다. 시지온은 현실 이슈 참여에도 적극적인 것 같은데.

▲그렇다. SBS의 스브스뉴스가 광화문 촛불집회를 페이스북 라이브로 진행했다. 어트랙트 서비스를 활용해 태그를 '#촛불집회' 등으로 올라온 현장 사진과 동영상만 노출했다. SNS로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어 올리기만 하면 실시간으로 쌍방향 소통을 할 수 있게 한 것이다.

흔히 스타트업이나 기업은 정치 중립성을 지켜야 한다고 하는데 내 생각에는 오히려 필요한 곳에 구분 없이 기술을 제공해야 중립성을 지킬 수 있는 것 같다. 예를 들어 한 정당에 소셜 댓글 플랫폼을 제공했다고다른 정당은 못 쓰게 할 수 없는 거다. 기술은 가치 중립적이고 누구나 쓸 수 있어야 한다. 우리는 그저 필요한 곳에 기술을 제공할 뿐이다.

--시지온 창업이 벌써 10년이 넘어가는데 지난 10년간 어떤 일이 있었나?

▲10년간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지금도 고마운 분들께 손편지를 쓰고 오는 길이었다. 2007년 시지온을 창업할 때만 해도 아마추어 대학생이었다. 소위 '삽질(?)'을 많이 했던 것 같다. 2011년 법인 전환 이후로는 회사의 모양새를 갖춰 성장을 잘했고, 2014년을 기점으로 투자를 받기 시작했다. 현재로써는 직원 수만 서른 명이 넘어간다.

--스타트업을 성공으로 이끈 비결이 있다면요?

▲사업에는 돈, 아이템, 사람이 필요하다고 들었다. 그런데 나는 사람이 가장 중요하고, 나머지는 따라 들어오는 것 같다. 시지온에는 좋은 사람이 많다. 그분들이 이 회사를 만들어가는 힘이다.

특히 우리는 공동창업자가 있다. 내가 사회과학적인 사고를 한다면 그 사람은 엔지니어의 소양을 갖고 있어 서로 균형을 이루며 성장할 수 있었다.

--시지온은 공익을 추구하는 성향이 강한 것 같은데 기업의 제1 목표인 이윤 추구에 어려움이 생기지는 않나?

▲사업 아이템을 둘로 나눈다면, 비타민 같은 서비스와 백신 같은 서비스가 있다.

비타민 같은 서비스도 물론 좋지만 없다고 죽지는 않는다. 반면 백신 같은 서비스는 없으면 죽어 넘어갈 수 있다. 일종의 필수재다. 이런 존재들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생겨난다. 그리고 수익을 창출하는 데도 오히려 유리하다. 시지온도 굳이 좋은 일 하려는 게 아니다. 문제를 발견하고 그 문제를 해결하는 필수재를 만들자는 생각이다.

--청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요즘 청년들이 창업을 원하는지 취업을 원하는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창업이냐 취업이냐 고민하는 것보다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고민하는 게 먼저인 것 같다.

나도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여기까지 왔다.

만약 공공기관에서 악성 댓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면 경찰 등 기관에 들어갔을 거고, 대기업에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면 취업을 해서 밑에서부터 단계를 밟아 나갔을 것이다. 하지만 기존의 공공기관이나 기업은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창업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부터 고민하라고 말했다. 좋아하는 일을 해도 힘들 때는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좋아하는 일을 찾는 게 근본적으로 왜 어려울까? 좋아하는 일은 매번 바뀌기 때문이다. 불안감이 가장 힘든 거죠. 저는 제가 원하는 게 언제든 변할 수 있다는 걸 인정한다. 지금 제일 하고 싶은 게 뭔지, 그게 왜 하고 싶은지, 얼마나 그 일을 하고 싶은지에 집중한다. 그러면 시간 가는 줄 모르는 재미를 느끼며 살 수 있다.

또 혼자서 자신의 마음을 지켜가기도 쉽지가 않다. 그래서 주변 분들에게 내가 이 일을 하고 싶다고 공유한다. 그러면 내가 에너지가 없을 때 주변 분들의 응원을 받으며 버틸 수 있다.

--김 대표에게 소통은 어떤 의미인가?

▲어떤 존재와 어떤 존재가 주고받는 모든 시그널이 다 소통이다. 이 세상의 본질이 어찌 보면 소통이다. 커뮤니케이션 기술이 발달할 때 문명이 발달한다고 본다. 그래서 커뮤니케이션 기술을 개발하는 게 재미있다.

[대담 : 유세진 아나운서]

s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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