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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미투'의 특징 익명 폭로…배경과 의미는

2018-02-22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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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투' 운동이 전세계로 확산하면서 국내에서도 성폭력 피해자들이 속속 입을 열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사회에선 특히나 '익명 폭로'가 주를 이루고 있는데요.

왜 그런지 강은나래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기자]


'미투' 운동은 지난해 미국 정상급 여배우들이 할리우드 거물 제작자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고 밝히면서 시작됐습니다.

각계에서 공개 폭로가 이어졌고 간판 앵커, 연방 상원의원 등이 줄사퇴했습니다.

국내 '미투' 운동의 특징은 익명성입니다.

서지현 검사와 최영미 시인 등를 제외하면 폭로는 대부분 인터넷 익명 게시판을 통해 이뤄지고 있습니다.

2차 피해에 시달리는 것은 물론 증거가 없으면 무고죄로 역풍을 맞는 등 그간 우리 사회가 피해자들을 어떻게 대해왔는지 반추해볼 수 있는 지점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송란희 / 한국여성의전화 사무처장> "성폭력과 관련없는 피해자들의 행실을 들먹이면서 비난부터 하진 않았는지, 인권을 보장해왔는지, 이런 것들을 생각하면 사실상 피해자가 내 안전을 보장하지 못하는데 어떻게 신원을 드러내고…"

가해자를 특정하지 않는 일부 폭로 역시 국내적 특징입니다.

특정인을 벌주겠다는 의도보다 평범한 사람들이 일상에서 겪어온 성폭력의 경험을 밝힘으로써 개인이 아닌 사회문제라는 공감대를 만들어가는 과정에 가깝다는 겁니다.

방조 의혹을 받는 정현백 장관과 조희진 지검장, 이재정 의원 사례는 주변 누구도 성폭력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나영 /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 "많은 개인들이 스스로의 고통을 헤집으면서 말을 하도록 계속 시킬 것이 아니고 이제는 범정부차원에서 고통스로운 경험을 들어주고 어떻게 근본적으로 해결할 것인지 대책을 마련하는…"

1998년 위안부 피해사실을 최초로 공개한 김학순 할머니, 재작년 강남역 묻지마 살인사건과 문화·예술계 성폭력 고발.


이러한 일련의 흐름 속에 날아든 '미투' 운동이 성폭력 문제에 대한 우리 사회 침묵을 깨는 촉매가 됐다는 분석입니다.

연합뉴스TV 강은나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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