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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풍향계] 존재감 드러내는 여권 잠룡…야권은 황교안 독주

2019-05-2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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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 추도식에선 여권의 유력 대권주자들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습니다.

이낙연 국무총리와 박원순 서울시장 그리고 이재명 경기지사와 김부겸 의원이 함께 자리해 존재감을 드러낸 겁니다.

당시 이 총리가 추도사를 마치자 지지자들은 환호성과 함께 이 총리를 연호했습니다.

박 시장과 이 지사도 뜨거운 환영 속에 여유로운 웃음을 보였습니다.

여권의 또 다른 유력주자로 거론되는 노무현재단 유시민 이사장은 모친상으로 추도식에는 참석하지 못했고,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1주일 전 미리 노 전 대통령의 묘역을 다녀갔습니다.

'자천타천'으로 거론되는 여권 잠룡들은 아직 차기 대선에 대해선 말을 아끼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차별화된 다양한 목소리를 내면서 경쟁 심리가 붙은 양상입니다.

대선 티켓을 잡기 위한 첫 시험대는, 우선 내년 총선이 될 전망입니다.

여권 주자 중 줄곧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이 총리는 지난 언론 토론회에서 '총선 역할론'을 표명했습니다.

<이낙연 / 국무총리> "원칙적으로 저도 정부 여당에 속해있는 한 사람이니까요. 심부름을 시키키면 따라야겠죠."

보수 진영에서 가장 유력한 대권주자로 꼽히는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에 대한 '각 세우기'도 한창입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황 대표가 정치의 본질을 먼저 성찰할 필요가 있다"며, "본인이 권력을 잡고 안 잡고는 그 다음 문제"라고 꼬집었습니다.

특히 지난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앞서, 망언 의원 처리를 하지 않은 채 황 대표가 참석한 것을 놓고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임종석 / 전 청와대 비서실장> "망언 문제를 국회 절차상 해결을 못 한다면 당 대표로서라도 분명하게 좀 광주시민들께, 국민께 말씀을 하고 오시는 것이…"

유 이사장은 대선 출마 여부에 누차 선을 그어왔지만, 조그만 발언도 확대 해석되며 조명을 받고 있습니다.

최근엔 정계 은퇴를 번복한 정치인들에 대해 "나쁜 일은 아니"라며 자신도 필요할 때는 거짓말을 한다고 말해 여운을 남겼습니다.

직권남용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던 이재명 경기지사는 최근 1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은 뒤 여유로운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가 3년 가까이 남았지만, 여권에선 대선주자들이 언론의 조명을 받는 데 대해 오히려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습니다.

인물 경쟁의 스펙트럼이 넓어진 데다 여러 후보가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구도가 형성되면서 당정청이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는 겁니다.

반면 보수진영에선 황교안 대표가 독보적인 선두주자로 떠오르며 입지를 굳히고 있습니다.

특히 패스트트랙 대치 국면에서 비롯된 장외투쟁은 '정치 신인' 황 대표에게 큰 전환점이 됐습니다.

사실상 '대권 패스트트랙을 탔다'는 평가까지 나옵니다.

<황교안 / 자유한국당 대표> "여러분 제가 앞장서겠습니다. 죽기를 각오하고 이 정부의 경제폭망 막아내고 민생폭망 막아내고 안보폭망 막아내겠습니다."

황 대표는 전국 각 지에서 경제·안보 등 분야별 공세를 이어가며, 현 정부와 대립각을 세웠습니다.

강경 발언에 정부·여당은 물론 청와대까지 직접 나서 비판을 쏟아냈지만 오히려 보수층은 결집했고, 당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졌습니다.

박근혜 정권의 총리 출신인 황 대표는 '탄핵의 그늘을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는 세간의 예상을 깨고 화려한 등판에 성공했습니다.

그러나 외연 확장이란 대외 과제와 함께, 안으로는 '선의의 경쟁자'의 부재 상태가 위험 요인으로 떠올랐습니다.

현재 나경원 원내대표가 '페이스 메이커' 역할을 하는 모양새이지만, 만일 한국당이 내년 총선에서 패배한다면 황 대표도 책임론을 비껴가기 어려울 전망입니다.

홍준표 전 대표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행보에 여전히 이목이 쏠리는 이유입니다.

지방선거 참패로 대표직을 내려놓은 홍 전 대표는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 활발한 SNS 활동으로 존재감을 보이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황 대표를 비판하고 나서 몸 풀기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습니다.

민주당 추미애 전 대표의 지역구인 서울 광진을 당협위원장을 맡아 온종일 지역을 누비고 있는 오 전 시장은 지역구 총선 승리가 관건입니다.

추 전 대표를 누르고 원내에 재입성한다면 대권 도전의 발판이 될 전망입니다.

여야 잠룡들이 조심스럽게 몸 풀기를 시작하며 대선 시계는 벌써부터 빨라지고 있습니다.

저마다 장점을 내세워 민심 쟁탈전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대선 가늠자가 될 내년 총선이 정치권에 어떤 바람을 일으킬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여의도 풍향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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