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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프로스 사태로 유럽 자본 유출 우려"

송고시간2013-03-31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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룩셈부르크 지도자들 키프로스 모델 적용 잇단 경고

(브뤼셀=연합뉴스) 송병승 특파원 = 키프로스 사태로 유럽에서 대규모 자본 유출이 우려된다는 경고가 나왔다.

키프로스에 대한 구제금융 조건과 자구책 마련 방식이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위기 국가의 금융 부실 처리에 대한 하나의 모델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유럽 은행에 대한 예금자들의 불안과 투자자들의 실망감이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룩 프리덴 룩셈부르크 재무장관은 10만유로 이상의 예금자에게 헤어컷(손실)을 적용하는 키프로스 은행 정리 방식은 유럽에서 투자자들의 이탈을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프리덴 장관은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 최신호 회견에서 "이번 사태는 투자자들을 유로존 밖으로 끌어내고 있다. 우리는 투자자와 예금자들의 신뢰를 파괴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클로드 융커 룩셈부르크 총리는 예금에 손실을 적용하는 방식을 비난하면서 "키프로스 방식은 미래의 청사진이 될 수 없다. 유럽에서 예금은 보장받을 수 없고 투자액은 회수할 수 없다는 인상을 심어주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룩셈부르크 지도자들의 이 같은 발언은 키프로스 사태 이후 국가 경제에서 금융부문의 비중이 큰 나라들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앞서 도이체방크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토마스 마이어는 "은행 부문에 비해 규모가 작은 국가들은 부도에 처할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룩셈부르크와 몰타를 그 예로 들었다.

마이어는 키프로스 은행들이 위기를 맞고 있지만 국가가 구제할 수 없는 이유는 은행들의 총자산이 키프로스 국내총생산(GDP)의 7배 이상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몰타의 은행들은 총자산이 몰타 GDP의 8배에 이르고, 룩셈부르크의 경우 22배에 달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은 논란 끝에 양대 부실은행의 10만 유로가 넘는 예금에 최대 40%의 헤어컷(손실)을 감수하는 까다로운 조건을 달아 키프로스에 100억 유로를 지원하기로 합의했다.

이 방식은 선순위 은행채권 보유자와 예금보호 한도를 넘는 고액 예금자도 은행 부실에 따른 손실을 분담토록 한 것 등이 기존의 구제금융 조건과 근본적으로 다르다.

예룬 데이셀블룸 유로그룹 의장이 언론 인터뷰에서 "키프로스의 구제금융안은 경제위기에 처한 다른 국가들을 다루는데 모델이 될 수 있다"고 말하면서 시장의 불안감이 확산됐다.

데이셀블룸 의장은 키프로스에 대한 구제금융 방식은 예외적인 것이라는 해명 발언으로 시장의 불안감을 진정시키려 했지만 논란은 더 확대되고 있다.

그가 평소에도 금융권의 부실은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는 뜻을 역설해왔기 때문에 유로존의 금융 위기 국가 구제방식에 근본적인 변화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앞으로 구제금융이 필요한 국가들은 키프로스의 사례와 같이 고통스러운 구조조정을 통해 자구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songb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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