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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금 명인 황병기가 풀어놓는 '논어 백가락'

송고시간2013-10-24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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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가야금 명인 황병기(77)는 외출 때마다 A4 용지 다섯 쪽 분량의 '논어 명언집'을 품에 지니고 다닌다. 황 명인이 직접 타자를 쳐서 만든 것으로, 그가 가장 사랑하는 논어 100문장이 담겨 있다.

자투리 시간이 날 때마다 이 문장을 읽고 또 읽는다고 하니 그의 논어 사랑을 알 만하다. 그 스스로도 "요즘 젊은이들은 스마트폰과 논다고 하지만, 나는 '논어'와 노는 셈"이라고 말할 정도다.

최근 그는 이 명언집에 자신의 경험과 철학을 더해 에세이집 '논어 백가락'을 펴냈다.

출판사의 출간 제의에 처음에는 '음악가가 무슨 논어 책이냐'며 수차례 거절했지만, '논어'에서 배운 삶의 지혜와 혜안을 더불어 나누고자 출간을 결심했다고 한다.

논어 번역서도, 해설서도 아닌 이 책은 그의 가야금 연주만큼이나 넉넉하고 여유로운 문체로 논어 백 구절의 의미를 풀어나간다.

흔히 따분하고 지루하다고 여겨지는 '논어'이지만, 그의 일상적 경험과 음악 인생, 유머와 사색 등을 따라가다 보면 문장은 생각보다 술술 '소화'된다.

그는 책 도입부를 통해 '왜 내게 논어인지'에 대해 이렇게 밝힌다.

"공자와 그 제자들의 말씀을 모아 놓은 '논어'처럼 평범하고 그래서 위대한 책은 없는 것 같다. 우리가 흔히 쓰는 '지나친 것은 아니 미치는 것만 못하다'는 말도 '논어'에서 공자가 말한 '과유불급'이라는 말씀이다. 이 말씀뿐 아니라 다른 '논어'의 말씀들도 평범하고 쉽고 시대를 초월한 진리의 말씀이 많기 때문에 누구나 가까이 두고 읽으면 칡뿌리처럼 씹을수록 맛이 나고 재미가 솟는다."(10쪽)

책의 주제는 배움·군자·말·지혜·공자·하늘로 이어지다가 결국 음악으로 매듭지어진다.

"공자는 철저한 인본주의자이고 생명주의자였다. 예술은 신과 자연에는 없고 인간세계에만 있는데, 예술 중에서도 가장 인간적이고 생명적인 것이 음악이다.(중략) 공자가 '사람은 음악에서 완성된다'라고 한 것은 지언이라고 하겠다."(283쪽)

풀빛. 316쪽. 1만6천원.

<가야금 명인 황병기가 풀어놓는 '논어 백가락'> - 2

sj99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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