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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은 국가원수" 체면 살려준 美…北 어떤 반응할까

송고시간2017-05-02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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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최고존엄' 언급 극도로 민감…긍정적 작용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최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인정'하는 듯한 발언을 잇달아 내놓고 있어 북한의 반응이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김정은과의 대화 관련 질문에 "내가 그와 만나는 것이 적절하다면, 나는 전적으로, 영광스럽게(honored) 그것(대화)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숀 스파이서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김정은과의 만남이 어떻게 영광이 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가 여전히 국가원수(head of state)이기 때문일 것"이라며 "여기엔 외교적인 요소가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나라의 정상으로서 김정은이 지닌 외교적 위상을 인정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대화 상대로 대접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발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전 언론 인터뷰 등에서 김정은을 '미치광이'(maniac, madman)라거나 '나쁜 녀석'(bad dude) 등으로 일컬었던 것과는 다소 결이 다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는 "분명히 그는 꽤 영리한 녀석(pretty smart cookie)"이라며 김정은이 어린 나이에 권력을 장악한 것을 평가하는 듯한 말을 하기도 했다. 영어의 dude와 cookie는 우리 말로는 똑같이 '녀석'으로 번역되지만, 용례에 따라 뉘앙스가 달라진다.

그동안 북한은 이른바 '최고존엄'인 김정은에 대한 인신공격이나 그의 최고지도자로서의 위상을 깎아내리는 발언에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해 왔다.

지난 3월 존 매케인 미 상원 군사위원장이 김정은을 '미친 뚱보 아이'(crazy fat kid)라고 지칭하자 외무성 대변인이 나서서 "우리 인민에 대한 최대의 적대시 표현이며 선전포고에 맞먹는 엄중한 도발"이라고 비난한 것이 그 사례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 대변인이 김정은의 면을 세워주는 듯한 말을 한 것은 북한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최고존엄 문제를 미국도 어느 정도 신경 쓰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있다.

북한이 당장 반응을 보이지 않더라도, 장기적으로는 김정은 정권의 대미 인식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일각에서 나온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김정은의 존재감을 인식하고 대화 파트너로 인정하는 듯한 부분에 북한도 (과거와) 온도차를 느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영리한 녀석'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표현에는 여전히 김정은을 자신보다 젊고 미숙한 상대로 보는 시각이 깔려 있어 북한에 대한 '견제성' 발언으로 해석할 소지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즉흥적인 성격상 언제든 다시 김정은을 거칠게 비난하며 북한을 자극할 여지도 남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연합뉴스TV 제공]

[연합뉴스TV 제공]

백악관 "김정은은 여전히 국가 원수…외교적 부분 있다"
백악관 "김정은은 여전히 국가 원수…외교적 부분 있다"

(워싱턴 AFP=연합뉴스) 숀 스파이서 미국 백악관 대변인(사진)은 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만나는 게 적절하다면 '영광스럽게' 만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김정은은 여전히 국가 원수이다. 여기엔 외교적인 부분이 있다"고 해명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외교적인 일반론일 뿐 현재 상황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라는 취지의 해명이다. lkm@yna.co.kr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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