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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관광객 스웨덴서 푸대접 논란 진상은

송고시간2018-09-18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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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정부가 오히려 강경대응…달라이라마 스웨덴방문 연관?

(서울=연합뉴스) 진병태 기자 = 중국인 관광객이 스웨덴의 한 호텔에서 경찰에 의해 쫓겨난 사건이 양국 간 외교문제로 비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현장 영상과 목격자 진술이 나오면서 형세가 역전되고 있다고 프랑스 국제라디오방송(RFI)이 18일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중국인 관광객 쩡(曾)모 씨는 지난 2일 새벽 스웨덴 수도 스톡홀름의 한 호텔을 부모와 함께 찾았다가 겪은 사건을 위챗(微信·중국판 카카오톡)에 올렸다.

당초 이들은 이날 오후 2시부터 호텔에 투숙할 예정이었으나, 너무 일찍 호텔을 찾아갔다.

쩡씨 가족은 호텔 측에 입실 시간까지 로비에 머무를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으나, 호텔 직원은 이를 거부하고 경찰을 불렀고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이들을 강제로 호텔 로비에서 끌어내 경찰차에 태워 공동묘지 인근에 내려놓았다고 쩡씨는 주장했다.

민족주의 색채가 강한 중국 환구시보는 "호텔 측이 폭력적으로 그들을 쫓아냈다. 경찰이 그의 부모를 구타했다"며 선정적으로 보도했다. 이 신문은 또 경찰이 이들 가족을 내려놓은 곳은 어두침침해 두려움을 느낄만한 장소였고 멀리서 동물 울음소리가 들렸다고 쩡씨 진술을 인용해 보도했다. 쩡씨 가족은 당일 공항으로 가 스웨덴을 떠났다면서 스웨덴 경찰이 노인들에게 저지른 행위는 현대국가에서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공격했다.

하지만 스웨덴 현지 매체는 쩡씨의 진술과 다른 내용으로 보도했다. 입실시간 보다 너무 일찍 도착한 쩡씨 가족이 몸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로비의 소파에서 잠을 자려고 했지만 호텔 측이 거절해 다툼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호텔측은 쩡씨 가족이 큰 소리를 내자 경찰을 불렀고 경찰도 구인과정에서 쩡씨 부모를 조심스럽게 들어 올렸으며 상황을 수습하려 했다고 현지 매체가 목격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당시 상황을 찍은 영상도 경찰의 폭력성 보다는 쩡씨 부모가 길바닥에서 큰 소리로 울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 매체는 쩡씨가 모친이 울고 있는 모습을 촬영하면서 "경찰이 사람을 죽인다"며 큰 소리를 쳤다고 보도했다.

또 경찰이 이들을 내려놓은 곳이 공동묘지였다는 것도 다소 과장된 표현이라며, 스톡홀름 중심에서 6㎞ 떨어진 곳으로 지하철역이 있고 묘지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화원내 묘지라고 이 매체는 전했다.

현장 상황이 영상으로 나오면서 중국 인터넷에서 스웨덴 경찰을 비난하는 분위기도 점차 사그라들고 있다고 RFI는 보도했다.

중국 네티즌들은 외국 여행시 문화적 차이를 이해해야 한다면서 서방의 '법대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중국인 관광객들은 어디서든 환영받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고 일부는 "자기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남을 비난하는 전통문화를 스웨덴까지 갖고 갔다"고 쩡씨를 오히려 비난하기도 했다.

프랑스 AFP통신은 이번 사건에 중국 정부가 오히려 강경대응하고 있다면서 지난주 스웨덴을 방문한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라마와 관련이 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중국은 달라이라마를 분열주의자로 비난하고 있다.

현재 양국은 올초 스웨덴 국적 홍콩 출판업자 구이민하이(桂敏海)가 금서출판 혐의로 중국 공안에 연행되면서 긴장관계에 있다. 스웨덴은 구이민하이를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라고 요구하고 있다.

스웨덴 호텔에서 쫓겨난 중국이 관광객 [rfi]
스웨덴 호텔에서 쫓겨난 중국이 관광객 [rfi]

jb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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