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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취 역주행 벤츠 영상에 피해가족 오열…가해자는 고개떨궈

송고시간2018-11-13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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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명 사망·1명 중태 빠뜨린 20대 재판서 블랙박스 영상 재생

음주 역주행 벤츠에 처참하게 구겨진 택시
음주 역주행 벤츠에 처참하게 구겨진 택시

[경기도재난안전본부 제공]

(수원=연합뉴스) 최종호 기자 = 13일 수원지법 308호 법정.

이곳에선 악몽과도 같았던 승용차의 블랙박스 영상이 재생됐다.

봄기운이 완연했던 지난 5월 성실한 가장의 삶을 앗아간 노모(27·회사원) 씨 소유 벤츠 승용차의 역주행 상황이 담긴 블랙박스 영상이었다.

유튜브로 보기

https://youtu.be/kWpHnrTWU3Q

영상 속 노 씨의 차량은 한밤 영동고속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강릉 방면임을 알리는 표지판이 보이자 노 씨의 차량은 속도가 줄더니 왼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1차로를 지나 중앙분리대가 나타나자 멈칫하는가 싶던 차량은 계속 방향을 틀어 지나온 도로를 향하더니 이내 속도를 올리기 시작했다.

노 씨의 역주행이 시작되자 방청석에서 흐느낌이 터져 나왔다.

영상 속 노 씨의 차량을 본 수많은 차량이 상향등을 깜박이며 위험을 알렸지만 노 씨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이들 차량과 반대 방향으로 주행을 계속했다. 속도는 올라갔다 내려갔다를 반복하며 일정하지 않았다.

그러던 노 씨의 차량은 3분 30초가량 도로 위에 서 있다가 다시 역주행을 시작했고 터널에 진입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마주 오던 택시와 거리가 급격히 좁혀지더니 불빛이 번쩍하고선 영상은 종료됐다.

사고 순간 피해자들의 가족은 어깨를 들썩이며 눈물을 쏟았다. 재판이 끝난 뒤에는 법정을 나와 차가운 건물 계단에 주저앉아 오열했다.

고속도로 음주 역주행 벤츠
고속도로 음주 역주행 벤츠

사진은 앞부분이 심하게 구겨진 벤츠 차량 [경기도재난안전본부 제공]

노 씨는 지난 5월 30일 0시 36분께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영동고속도로 강릉 방향 양지터널 안 4차로 도로 2차로에서 이같이 역주행하다가 조모(54) 씨가 운전하던 택시를 들이받았다.

그는 당시 면허 취소 수치인 혈중알코올농도 0.176%의 상태로 운전대를 잡았다.

이 사고로 택시 뒷좌석에 탄 승객 김모(38) 씨가 숨졌고, 기사 조 씨는 장기손상 등으로 반년 가까이 지난 현재까지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다.

숨진 김 씨는 경남 지역에서 교사로 근무하는 아내의 남편이자 9살·5살 난 어린 두 자녀의 아버지로 경기도에 있는 대기업에 다니면서 주말마다 가족들을 만난 것으로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노 씨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위험 운전 치사상)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됐고 이날 첫 재판에 수의를 입고 목발을 짚은 채 나왔다.

그는 블랙박스 영상이 재생되던 동안은 물론 재판 내내 고개를 숙인 채 눈을 질끈 감고 있었다.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판사의 질문에만 잠시 고개를 들고 "네"라고 짧게 대답했다.

법원은 노 씨에 대한 검찰의 양형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이 사건 재판을 마무리하기로 하고 이날 재판을 끝냈다.

유튜브로 보기

https://youtu.be/H67YMXnARV0

zorb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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