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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對이란 사이버공격 강화 지시"< NYT>

송고시간2012-06-01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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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행정부서 작전명 `올림픽 게임스'로 시작돼일명 `스턱스넷'..성과 여부 판단은 엇갈려

(뉴욕=연합뉴스) 정규득 특파원 =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취임 직후부터 이란 핵시설을 무력화하기 위해 정교한 사이버 공격을 더욱 가속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사이버 공격은 조지 부시 전임 행정부에서 작전명 `올림픽 게임스'로 시작된 것으로, 오바마는 2010년 여름 이 프로그램을 위해 고안된 컴퓨터 바이러스 일부가 사고로 이란의 나탄즈 핵시설을 `탈출'해 인터넷을 통해 외부로 유출된 이후에도 공격을 계속하도록 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 바이러스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합작 개발한 것이며,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스턱스넷'(Stuxnet)으로 불린다.

타임스에 따르면 문제의 바이러스가 나탄즈 핵시설을 벗어나 외부로 유출된 지 며칠만에 오바마 대통령은 조 바이든 부통령과 리언 패네타 당시 중앙정보국(CIA) 국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백악관 상황실에서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이란의 핵개발 노력을 저지하기 위해 미국이 야심적으로 추진한 사이버 공격이 실패로 끝난 게 아닌지를 확인하기 위한 자리였다.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는 가운데 오바마 대통령은 "공격을 중단해야 하느냐"고 물었고, 당국자들은 "이란이 얼마나 알고 있는지 확실치 않다"고 대답했다. 스턱스넷이 이란 핵시설의 전산망을 계속 파괴하고 있다는 증거도 제시됐다.

이에 오바마는 사이버 공격이 계속돼야 한다는 판단을 내렸으며, 이후 몇주 동안 나탄즈 핵시설은 새로운 버전의 바이러스가 동원된 공격을 지속적으로 받게 됐다.

스턱스넷이 유출된지 몇주 이후 진행된 일련의 공격에서 이란 핵시설은 치명적인 타격을 받았으며 결국은 우라늄 정제를 위해 가동하고 있던 원심분리기 1천∼5천개를 일시적으로 폐쇄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NYT는 최근 18개월간 이 작전에 개입한 미국과 유럽, 이스라엘의 전.현직 관리와 외부 전문가들과의 광범위한 인터뷰를 통해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공동으로 진행한 이 작전은 고도의 국가기밀로 분류돼 있고 일부 프로그램은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인터뷰에 응한 사람들 중 어느 누구도 자신의 실명이 공개되기를 원치 않았다고 NYT는 덧붙였다.

이 사이버 공격이 얼마나 성공적이었는지에 대한 평가는 다소 엇갈린다. 오바마 행정부는 이란의 핵개발 역량을 짧게는 18개월에서 길게는 2년까지 지연시킨 것으로 보는 반면, 행정부 안팎의 일부 전문가는 이란의 우라늄 농축 역량이 꾸준히 회복됐다며 다소 회의적인 평가를 내린다.

이란이 현재 핵무기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미 정보당국의 공식적인 입장은 일부 의심스런 정황에도 불구하고 2003년 이후 무기화(化) 노력의 핵심적인 부분은 중단된 상태라는 것이다.

이란은 당초 자국의 우라늄 농축시설이 스턱스넷의 공격을 받았다는 사실을 부인했다가 나중에는 스턱스넷을 탐지해 봉쇄했다고 말을 바꿨다. 또 미국은 사이버 무기를 개발한 사실을 최근 뒤늦게 시인하면서도 단 한번도 사용한 적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타임스는 전했다.

wolf8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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