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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민 "최인혁은 비주류..나와 가장 닮아"

송고시간2012-07-25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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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골든타임'서 외상외과 전문의 최인혁 열연

이성민 "최인혁은 비주류..나와 가장 닮아"
MBC '골든타임'서 외상외과 전문의 최인혁 열연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MBC 월화드라마 '골든타임' 첫방송 후 스포트라이트는 배우 이성민(44)의 몫이었다.

외상외과 전문의 최인혁 교수로 분한 그는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를 보여주며 단숨에 시청자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러나 그는 애초 스포트라이트와 거리가 먼 배우였다. 20년째 연극과 드라마, 영화를 오가며 묵묵히 배우의 길을 걸어왔을 뿐이다.

지난 24일 부산에서 드라마 촬영에 한창인 그를 전화로 만났다.

부산에 머물며 촬영장과 숙소를 오간다는 그는 "힘든 촬영장면이 많아서 배우끼리 전우애가 절로 싹튼다"며 촬영장 분위기를 전했다.

수술과 응급상황 장면이 힘들긴 하지만 워낙 촬영의 긴장감이 커서 힘든 줄 모를 정도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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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감이 큰 만큼 '골든타임'의 수술장면은 여타 의학드라마 속 '우아한' 수술장면과 거리가 멀다. 피가 낭자하고, 짜증 섞인 목소리가 오간다.

이성민의 빠른 대사 처리와 능숙한 손놀림은 마치 의학 다큐멘터리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중간중간 편집하는 경우도 있지만 촬영이 거의 압축된 수술이라고 보시면 돼요. 한번은 배를 가르고 봉합하는 장면까지 한번에 NG없이 갔는데 (이)선균이랑 파이팅하고 난리쳤어요. 선균이가 공연 하나 끝낸 기분이라고 하더라고요.(웃음)"

방송 3주차를 맞은 지금 최인혁 교수에 대한 시청자의 반응은 뜨겁다.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지닌 최 교수는 환자를 살리기 위해서라면 자신의 안위는 생각지 않고 수술실로 달려간다.

최 교수의 모델은 '아덴만의 영웅' 석해균 선장의 수술을 집도한 이국종 아주대 외상외과 교수다. 이성민은 이 교수를 만난 적은 없다고 했다.

"이런 의사가 주변에 있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시청자분들이 대리만족을 느끼시는 것 같아요. 촬영하는 병원 의사분들께 물어보면 이런 의사들이 실제로 있다고 해요. 그런데 우리는 잘 모르는 거죠. 그래서 더욱 사명감을 갖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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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보는 인혁은 어떤 사람일까.

"평소 모습은 보통 사람일 거라 생각해요. 수술실에서 민감해지는 모습도 인간적인 거죠. 신은아 간호사(송선미 분)와 있을 때는 굴레를 벗어나고 싶다는 원초적인 고민을 하는 인물이에요."

신은아와 멜로에 대해서는 "동료로서 바라보는 거지 날 안아줄 수 있는 여자로 보는 관계는 아직 아닌 것 같다"며 "만약 그런 부분까지 간다면 송선미 씨가 멜로 연기 경험이 있으니 잘 해주실 것"이라며 쑥스러운 듯 웃었다.

최인혁을 향한 찬사에는 이성민의 공이 컸다.

배우로서 그의 내공이 없었다면 최인혁이라는 인물이 이처럼 시청자들에게 생생하게 다가오지 않았을 터였다.

역할을 위해 7kg을 감량한 그를 두고 '미중년'의 재발견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이성민은 "내가 하는 역할이 멋있으니까 좋게 봐주는 거지 사실 외모가 지저분하게 나오지 않나"라며 웃었다.

"살은 특별히 잘 보이려고 뺀 게 아니라 인물을 연기하기 위한 최소한의 양심이란 생각에서 뺀 거에요. 이렇게 열심히 사는 사람인데 둥글둥글해 보이면 안 되잖아요. 좀 더 빠졌으면 좋겠는데 제가 게을러서 잘 안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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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모는 노력으로 만들었지만 이성민은 인혁이 여태 연기했던 캐릭터 중 자신과 가장 닮았다고 밝혔다.

"제가 최인혁처럼 용기 있는 사람은 아니지만 대인관계가 원만하지도 않고 하루 종일 전화 한통 안 하는 스타일은 비슷해요. 좌우를 못 살피고 오지랖이 넓지도 못하죠. 그래서 연기하기 편해요. 다른 캐릭터들은 제가 연기하고 만들어가야 하는데 이번 역은 비교적 잘 맞는 옷을 입은 것 같아요."

드라마에서 가장 주목받는 역할이지만 그는 "최 교수가 가장 연기하기 쉬운 캐릭터"라며 자신을 낮췄다. 대신 후배 이선균과 황정음을 향한 격려를 잊지 않았다.

"최인혁은 연기방향이 명확한 인물이기 때문에 편한 부분이 있어요. 반면에 선균이나 정음 씨는 발전해 가는 캐릭터라 훨씬 어려워요. 그래서 미안할 때가 많아요. 두 사람이 지금 어려운 역할을 잘하고 있다고 봐요."

여러 작품에서 호흡을 맞춘 이선균은 그에게 '식구'같은 후배다. 연극무대에서부터 친분을 쌓아왔다.

그는 "친하다고 연기하기 그렇게 편한 건 아니지만 아무래도 말은 편하게 할 수 있다"며 "서로 투덜댈 수 있는 사이"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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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초반부터 연극에서 잔뼈가 굵은 이성민은 2004년부터 40편이 넘는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하며 조연 배우로 대중에게 얼굴을 알렸다.

그러나 그의 이름 석자 앞에는 '브레인'의 고과장, '파스타'의 설사장 등 배역 이름이 항상 앞섰다.

올해 MBC '더킹 투하츠'의 이재강 전하로 주목받았지만 '골든타임'의 권석장 PD가 처음 최 교수 역을 제안했을 때 '많은 배우 중 왜 나지'라는 생각을 피할 수 없었다.

"'내가 이걸 어떻게 해'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감독님이 이야기에 나오는 인물들이 주류가 아니었으면 좋겠다고 하셨어요. 지방병원인 이유도 주류를 벗어났기 때문이죠. 구석진 곳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였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는데 제가 주류 배우는 아니잖아요. 저 같은 사람이 최인혁을 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셨더라고요. 최인혁도 지극히 비주류의 인물이었거든요. 그런 생각을 알고 나서는 해볼만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늘 하듯이 분량이 늘었다고 생각하고 한번 해보자는 마음으로 임했지만 부담을 피할 수는 없었다.

그는 "막상 시청률이 나올 때가 되니까 나 때문에 피해가 가면 어쩌지 하고 긴장되더라"고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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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자고 생각했다"며 "현재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대본 한 번 더 보고 장면을 더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게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그는 병원에서 소외받는 인혁을 연기하다보니 '브레인'에서 자신에게 괴롭힘을 당하던 이강훈(신하균)의 마음을 이해하게 됐다며 웃었다.

"예전부터 왜 이 사람이 이럴 수밖에 없을까 늘 생각하면서 연기해요. 악당을 연기하더라도 보는 분들이 이 인물이 왜 이렇게 됐는지 이해했으면 하는 게 제 바람이에요. 최인혁도 마찬가지에요. 그런데 감정이입을 하다보니 가끔 극중에서 부당한 일을 당하면 정말 화가 나더라고요.(웃음)"

okk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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