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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텀 "우린 '어울리는 불협화음' 같은 팀"

송고시간2012-08-09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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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첫 미니 음반 '팬텀 시티' 발매

신인 그룹 팬텀
신인 그룹 팬텀

신인 그룹 팬텀
(서울=연합뉴스) 오는 16일 첫 미니 음반 '팬텀 시티'를 발매하는 신인 그룹 팬텀. 2012.8.9. << WA엔터테인먼트 >>
rainmaker@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연정 기자 = 신인 그룹 팬텀(Phantom, 키겐·산체스·한해)은 한마디로 정의하기 힘든 팀이다.

힙합을 베이스로 발라드와 리듬 앤드 블루스(R&B), 레게, 일렉트로닉까지 장르를 넘나드는 그들의 음악이 그렇고, 보컬과 래퍼를 딱히 구분짓지 않고 '분위기 따라' 파트를 나눈다는 창법이 그렇다.

멤버들의 출신지도 전부 다르다. 작곡가로 먼저 이름을 알린 맏형 키겐(이기원·33)은 일본에서 태어난 재일동포 출신이고 산체스(신재민·26)는 뉴질랜드에서 학창 시절을 보냈다. 막내 한해(정한해·22)는 '부산 사나이'다.

첫 미니 음반 '팬텀 시티(Phantom City)' 발매를 앞두고 지난 8일 을지로에서 만난 멤버들은 "우리가 봐도 우린 정말 특이한 팀"이라면서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어울리는 불협화음' 정도가 될 것 같다"며 껄껄 웃었다.

"저희 셋은 고향도, 세대도, 즐겨 듣는 음악 취향도 다 달라요. 심지어 혈액형도 다르죠. 그런데도 모아놓고 보면 묘하게 잘 어울리니 신기하죠. 하하.(한해)"

독특한 팀 컬러를 지닌 덕에 이들은 다른 신인 그룹과의 '차별화'에 조금은 자신이 있는 눈치였다.

"멤버들이 자란 배경도 다르고, 듣고 자란 음악도 다르고, 세대도 다르고, 심지어 음역대도 다르다보니 곡을 만들 때 이런저런 요소들이 자연스럽게 혼합돼요. 또 다른 그룹과는 달리 보컬, 래퍼 같은 포지션을 정하지 않고 세 명이 보컬·랩을 번갈아 소화하다보니 곡마다 느낌이 조금씩 다른 것도 저희만의 강점이라고 생각합니다.(키겐·산체스)"

오는 16일 발매되는 이들의 첫 미니 음반에는 지난 7일 먼저 공개한 '미역국', 지난해 11월 발표한 데뷔곡 '얼굴 뚫어지겠다'를 포함해 총 7곡이 담겼다.

타이틀 곡은 강렬한 비트에 산체스의 절규하는 듯한 보컬이 어우러진 힙합 곡 '버닝(Burning)'이다. 연인과 헤어진 후 가슴이 타들어가는 듯한 고통을 느끼는 남자의 이야기를 담았다.

"요즘 젊은 사람들이 '버닝'이란 단어를 많이 쓰잖아요. '시험 공부 버닝 중이다' 뭐 이렇게.(웃음) 생각해보니 버닝만큼 강렬한 단어도 없는 것 같아 제목으로 달았습니다. 그만큼 처절한 아픔이라는 뜻이죠.(키겐)"

여성 듀오 애즈원이 피처링한 인트로 곡 '팬텀 시티'는 음악이라는 공통의 꿈을 안고 각각 일본·뉴질랜드·부산을 떠나 서울로 온 세 남자의 인생 여정이 녹아 있는 곡이다.

신인 그룹 팬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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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 그룹 팬텀
(서울=연합뉴스) 오는 16일 첫 미니 음반 '팬텀 시티'를 발매하는 신인 그룹 팬텀. 2012.8.9. << WA엔터테인먼트 >>
rainmaker@yna.co.kr

'우린 어울리는 불협화음' '태지 보이스(서태지와 아이들) 다음 이런 세 명 봤어' 같은 가사는 멤버들이 정의하는 팬텀의 색깔, 그리고 지향점을 동시에 보여준다.

래퍼 버벌진트·스윙스가 피처링한 '홈 그라운드(Home Ground)'는 130 BPM(분당 박자 수)의 빠른 비트에 재밌는 가사가 돋보이는 곡이다.

다섯 명의 래퍼는 각자의 고향에 대한 감상을 '자신만의 언어'로 속사포처럼 쏟아낸다. 키겐은 일본어로, 한해는 부산 사투리로 랩을 했다.

이밖에 연인의 생일을 챙겨주지 못한 남자의 미안함을 레게 리듬에 풀어낸 '미역국', 김연아 선수가 모델로 나온 맥주 광고의 배경음악으로 쓰여 화제가 된 '아이스(ICE)' 등도 개성을 발산한다.

앨범 수록곡은 모두 멤버들이 작사·작곡·프로듀싱했다. 스타 작곡가 김도훈과 가수이자 음반기획사 브랜뉴 뮤직의 대표 라이머가 공동으로 제작한 그룹이지만 두 대표의 역할은 조언 정도에 그쳤다고 한다.

"저희가 그림을 그려오면 여기 색칠을 더 해야겠다, 여기는 물감이 너무 많이 묻었다는 조언을 해주시는 정도였어요. 사실 두 분이 직접 도와주셨다면 성공 확률이 더 높아졌겠지만 저희만의 개성, 자유분방함을 고스란히 담길 원하신 것 같습니다.(키겐)"

사실 팬텀 멤버들은 이미 업계에서 재능을 인정받은 실력파.

국내 일렉트로닉 1세대 그룹 '하이브리파인' 출신인 리더 키겐은 버벌진트의 '충분히 예뻐', 김진표의 '아저씨' 등 다수의 히트곡을 쓴 작곡가이자 프로듀서다.

산체스 역시 뉴질랜드 시절 록·힙합 그룹에서 활동하며 자작곡으로 채운 음반도 발표한 '프로'며, 한해는 아이돌 그룹 블락비의 원년 멤버로 랩·퍼포먼스 실력을 인정받았다.

"각자 음악을 해오긴 했지만 제대로 된 팀을 만들어 하고 싶은 음악을 마음껏 하는 건 이번이 처음인 만큼 기분이 새로워요. 정말 자식이라도 낳은 기분입니다.(키겐)"

산체스는 "뉴질랜드는 음악 시장이 작아서 한계가 있더라. 음악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 2년 전 무작정 한국에 왔는데 이제야 꿈을 이루게 됐다"며 감격을 표했다.

이들의 꿈은 서태지와 아이들처럼 '대체 불가능한' 팀이 되는 것이다.

"사실 팬텀이라는 팀명은 '유령'에서 따온 게 아니에요. 언젠가 우주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봤는데 '팬텀 에너지'라는 개념이 있더군요. 그게 있으면 우주가 시공간을 초월하는 속도로 팽창한대요. 저희의 음악도 그처럼 시공간을 초월하는, 언제 들어도 좋은 음악이었으면 합니다.(산체스)"

rainmake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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