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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북도서 기습강점' 北위협 증대..상륙훈련 반복

송고시간2012-11-20 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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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 5-8월 초도서 대규모 기습상륙훈련연평도 도발 2년..군당국 "北, 기습강점 시나리오 완성"

해병대 공기부양정(자료)
해병대 공기부양정(자료)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북한의 연평도 포격도발이 일어난 지 23일이면 2년이 된다. 그러나 여전히 서북도서 일원에는 평화대신 남북간 팽팽한 긴장이 계속되고 있다.

북한은 언제든 당시의 악몽을 되풀이할 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는 것이 우리 군 당국의 평가다. 특히 북한의 서북도서 기습강점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군의 한 고위 소식통은 20일 "북한군은 올해 5~8월 서해안의 초도에서 지상, 해상, 공중 전력이 대규모로 참가한 상륙훈련을 실시했다"면서 "초도를 기습 점령지로 가정해 상륙훈련을 반복하는 등 서북도서 기습 점령을 위한 시나리오를 완성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군 당국은 이런 훈련을 포함한 북한군의 최근 특이동향을 볼 때 서북도서에 대한 도발 의지를 꺾지 않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북방한계선(NLL) 일대 작전개념 공세적 전환 = 북한군은 올들어 NLL 이남의 서북도서를 기습 점령하는 시나리오를 완성하는 등 작전개념을 공세적으로 전환했다. 이는 포격 도발보다 더욱 공격적이고 공세적인 작전개념의 변화로 풀이된다.

첩보 수준이던 이런 징후는 지난 5~8월 실시된 대규모 기습상륙작전과 함께 공격헬기 50여대의 최전방 전진배치로 드러났다.

MI-2, MI-4, MI-8 등 50여 대의 공격헬기가 서해 백령도에 인접한 황해도 태탄과 누천 공군기지에 각각 분산 배치됐다. 공격헬기 격납고를 건설 중이며 헬기부대 숙영 시설은 완성된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군 방사포(자료)
북한군 방사포(자료)

북한군 헬기 전력의 50%가량인 옛 소련제 MI-2는 기관총, 폭탄(250ㆍ500㎏), 57㎜ 로켓, 대전차 미사일(AT계열), 공대공 미사일(SA-7) 등을 장착하고 있다. 북한군의 공격헬기는 전ㆍ후방 기지를 이동하는 방법으로 기동연습을 강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NLL에서 북쪽으로 60여㎞ 거리의 고암포에 공기부양정 70여대를 수용할 수 있는 대규모 기지를 올해 초 완공한 것도 공세적 작전개념의 일환이다.

이 기지는 공기부양정이 고정 배치되지 않고 예비기지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공기부양정은 평안북도 철산군의 모항에서 고암포로 이동, 훈련을 한 뒤 복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군의 공기부양정은 길이 21m로 최대속력 시속 74~96㎞인 '공방Ⅱ'(35t급)와 길이 18m로 최대속력 시속 96㎞인 '공방Ⅲ'(20t급)가 있다. 길이 34m의 공기부양 전투함(170t)에는 앞과 뒤쪽에 57mm 기관포 1문, 30mm 기관포 1문이 장착돼 있다.

4군단의 조직을 개편해 '서남전선사령부'를 창설한 것도 주목되는 변화이다.

지난 9월 북한 매체에 처음 등장한 서남전선사령부는 황해남도 해안지역의 해안포와 방사포부대, NLL 일대의 북측 도서를 담당하고 있다.

북한은 작년 6월15일 출범한 우리의 서북도서방위사령부에 대응하기 위해 창설됐다. 전진 배치된 공격헬기도 서남전선사령부에 배속됐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차량에 탑재된 122㎜ㆍ240㎜ 방사포도 수시로 전방으로 이동 배치해 남측을 교란하고 있다. 북한군은 연평도 포격 도발 당시 방사포를 주력 화기로 동원했다.

◇공세적 전환 속 허점도 속속 노출 = 북한군이 NLL 일대의 작전개념을 공세적으로 전환하면서 부대 개편과 전력을 조정했지만 일반적인 군사 상식과 배치되는 일들도 벌어지고 있다.

기동성이 떨어지는 헬기를 대규모로 최전방에 배치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연평도 포격 2주기 사진전(자료)
연평도 포격 2주기 사진전(자료)

MI-2 헬기를 이용해 1개 대대 규모의 보병을 서북도서 기습 강점에 동원하려면 70여대가 필요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기동성이 떨어지는 헬기는 그만큼 상대편의 공격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군의 한 관계자는 "속력이 느린 헬기를 대규모로 동원해 기습 강점에 나선다는 것은 볏짚을 들고 불 속으로 뛰어드는 것과 같은 행위"라고 말했다.

병력을 신속히 실어 나르는 공기부양정도 상대의 공격에 취약하기는 마찬가지다. 선미의 프로펠러나 공기를 주입하는 가죽이 헬기의 기관총에 회전이 멈추거나 터지면 해상의 공기부양정은 무용지물이 되기 때문이다.

평양의 군 지휘부와 4군단 포병부대를 포함한 일선부대 간의 지휘 혼선도 식별되고 있다.

지난 10월 탈북자 단체들이 임진각에서 대북전단 살포를 시도했을 때 4군단은 실제 조준사격을 가할 준비를 마쳤으나 평양 지휘부에선 "쏘지 말고 풍선만 관측하라"는 지시를 몇 차례 하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연평도 포격 도발 당시 해안포 20여 발을 발사했던 무도 기지에 '영웅방어대', '공화국 영웅' 칭호를 부여한 것도 실상과 동떨어진 행위라는 지적이다.

포격 당시 연평도에서 11㎞ 떨어진 무도에서는 20여 발의 해안포를 발사했지만 모두 바다에 떨어졌다. 실제 북측 해안포의 능력을 가름해볼 수 있는 사례로 평가됐다고 군의 한 관계자는 전했다.

북한은 해병대의 대응 포격으로 부서진 무도의 해안포부대 막사와 교통로를 비롯한 장제도 포병부대 막사 보수를 위해 최근 100여명의 공사 인력을 동원했으나 작업이 끝난 뒤 모두 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three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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