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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창용 출국 "미국 야구 잘 즐기고 오겠습니다"

송고시간2013-01-26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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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선수 임창용 인터뷰
야구선수 임창용 인터뷰

야구선수 임창용 인터뷰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임창용 선수가 지난 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호텔에서 연합뉴스 기자와 인터뷰하고 있다. 2013.1.26
pdj6635@yna.co.kr


7~8월께 빅리그 등판 예상..1월부터 캐치볼 시작
"직구 구속 되찾아 빅리그 타자 힘으로 제압하겠다"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마치 옆 동네 산책하러 가듯 편안한 표정이었다.

'뱀 직구'를 던지는 사이드암 투수 임창용(37)이 드디어 미국으로 떠난다.

취업 비자를 늦게 취득한 탓에 그는 예정보다 약 한 달 늦은 28일 오후 로스앤젤레스행 비행기를 타고 출국한다.

미국프로야구 시카고 컵스와 1+1년에 최대 500만 달러(약 54억원)에 스플릿계약(마이너리그에 있을 때와 빅리그에 올라갈 때 연봉이 다른 계약)을 한 임창용은 미국 도착과 함께 새 소속팀의 재활 센터가 있는 애리조나 주에서 담금질을 시작한다.

현지에서 계약을 끝내고 지난달 17일 귀국한 임창용은 그간 일본과 고향 광주를 오가며 마지막 휴식을 만끽했다.

출국 채비를 마치고 25일 상경한 임창용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거창하게 메이저리그에 도전한다는 생각보다 즐기겠다는 각오로 임하겠다"며 특유의 소탈한 포부를 내보였다.

◇당장 캐치볼 시작 = 두 번째 도전만에 어렵사리 밟은 미국 땅이라 설렐 만도 했으나 임창용이 무덤덤한 이유는 당장 빅리그 마운드에 오르지 않아서다.

지난해 오른쪽 팔꿈치 인대를 수술한 임창용은 올해 후반기에야 전력투구할 수 있다.

그는 "재활 단계인데다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언제 올라갈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 지금 긴장한 상태는 아니다"라며 "재활을 순조롭게 마쳐 메이저리그에서 성공적인 신고식을 치를 수 있도록 노력할 뿐"이라고 말했다.

빅리그 등판을 목표로 한 예상 시점은 7~8월. 작년 수술 후 근력 강화 훈련을 꾸준히 해왔기에 미국에 도착하자마자 공을 잡을 계획이다.

임창용은 "3월까지 캐치볼로 페이스를 조절하고 체력훈련을 본격 진행할 참"이라고 덧붙였다.

계약 당시 "우리는 2014년 우승을 목표로 뛰는 팀"이라는 컵스 구단 관계자의 말 한마디가 임창용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1년간 재활해야 하는 임창용과 올해보다 내년을 챔피언 등극의 해로 삼은 컵스 구단의 계산이 맞아떨어지면서 계약이 성사됐다.

임창용은 "내년에 팀에 필요한 선수가 되려면 재활을 잘 끝내야 한다"며 "풀타임으로 뛰면서 팀에 도움을 주는 게 중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출발이 더뎌서일까. 이미 한 차례 팔꿈치 수술로 밑바닥까지 떨어진 경험 탓일까.

'꿈의 무대' 메이저리그를 밟는 선수치고 목표 또한 소박하다. 개인 통산 300세이브(현재 296세이브) 달성에도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야구선수 임창용 인터뷰
야구선수 임창용 인터뷰

야구선수 임창용 인터뷰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임창용 선수가 지난 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호텔에서 연합뉴스 기자와 인터뷰하고 있다. 2013.1.26
pdj6635@yna.co.kr

그는 "2005년 처음으로 팔꿈치에 메스를 댈 때는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닌가'라는 절망에 빠지기도 했다"며 "작년 두 번째로 수술할 때는 미래를 위해 하루라도 빨리 수술대에 오르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고 돌아봤다.

재기 불투명 상태에서 2008년 일본에 건너가 야쿠르트 스왈로스의 '수호신'으로 뛴 임창용은 통산 128세이브, 평균자책점 2.09를 남기고 대성공을 거뒀다.

두번째 팔꿈치 수술이 성공 2막으로 이어지기를 바라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임창용은 "팀에 민폐만 끼치지 않는다면 보직에 상관없이 오랫동안 뛰고 싶다"고 유일한 목표를 제시했다.

◇최대무기 '승부욕·자신감' = 메이저리그에서 제압하고 싶은 타자, 닮고 싶은 투수 따위의 질문은 임창용의 안중에 없다.

"마운드에 올라 직접 부딪혀 상대를 파악하는 것이 낫지 굳이 타자를 미리 연구하지 않겠다"는 것이 그의 한결같은 생각이다.

특별한 배경지식 없이 일본에 진출해 데뷔하던 해부터 센트럴리그 최고 소방수로 자리매김한 '싸움닭'답다.

그래야 승부욕이 더 발동하는지 모른다.

임창용은 "일본에서 내 실력이 한 단계 향상된 원동력으로 '되살아난 승부욕'을 꼽고 싶다"며 "용병으로서 (상대 타자에게) 지면 안된다, 저 타자를 꼭 잡고 싶다, 그래서 꼭 이기고 싶다는 승부욕 덕분에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고 자평했다.

뱀처럼 끝에서 꿈틀대는 최고시속 160㎞짜리 직구를 타자 몸쪽과 바깥쪽으로 맘껏 찔러 넣을 수 있는 '타고난 강심장'은 임창용의 최대 무기다.

타자를 현혹하는 오버핸드, 스리쿼터, 사이드암 세 가지 투구 형태와 진화한 퀵 모션(1루 견제 동작)은 자신감과 체험이 결합된 필살기다.

'임창용 스타일'로 뚜벅뚜벅 걸어가면서 그는 어느덧 거인으로 성장했다.

임창용은 일본 시절 뒷얘기를 한 가지 소개했다.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팬이 뽑은 올스타에 선정돼 2009년 '별들의 잔치'에 출전한 임창용은 센트럴리그 올스타가 즐비한 더그아웃에서 '융숭한' 대접을 받았다.

한국계로 일본 선수 사이에서 추앙받던 외야수 가네모토 도모아키(당시 한신) 바로 옆자리에 앉은 것이다.

임창용은 "팀을 막론하고 선수들 사이에서 가네모토의 위상이 절대적이던 시기였는데 그가 나를 불러 옆에 앉으라고 했다"면서 "소속팀에서도 가네모토 옆에 아무도 앉지 않을 정도로 카리스마가 대단하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내가 앉으니 다른 선수들이 많이 놀랐다"고 귀띔했다.

임창용의 에이전트인 박유현씨는 "같은 한국계라는 사실을 떠나 가네모토가 임창용의 실력을 인정해 벌인 행동이라는 얘기를 다른 선수로부터 들었다"고 덧붙였다.

임창용의 배짱은 과연 미국에서도 통할까. 지지 않겠다는 오기만큼은 대단하다.

"새로운 환경을 접하고 새로운 타자와 맞서고자 미국을 택했습니다. 야구 선수라면 누구나 가고 싶은 큰 무대잖아요. 수술 후 얼마 안 돼 당분간 힘보다 기교로 타자를 상대해야겠지만 직구 구위를 되찾는다면 힘으로 메이저리그 타자들을 누르고 싶습니다."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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