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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시민혁명 2돌' 격렬시위…극심한 분열 드러내(종합2보)

송고시간2013-01-26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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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곳곳서 시위대-경찰 충돌…5명 사망,수백명 부상"혁명 목표 달성된 게 전혀 없다" 분노…무슬림형제단과 반대파로 분열

(카이로·알렉산드리아 신화·AP·AFP=연합뉴스) = 시민혁명 2주년을 맞은 25일(현지시간) 수도 카이로를 비롯해 이집트 전역에서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해 적어도 5명이 숨지고 250명 넘게 다쳤다.

세속주의 성향의 야권 단체들은 이날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과 대통령궁 앞에서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과 무슬림형제단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

세속주의자와 자유주의자, 좌파, 종교적 소수자, 서구화된 지식인 등 수만 명의 시위대는 "헌법 타도! 무슬림형제단 타도!" 같은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또 2년 전 혁명의 구호였던 "빵, 자유, 사회정의"를 다시 외치기도 했다.

시위대 일부가 경찰에 물병과 돌을 던졌고 경찰은 최루탄으로 응수하는 등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이 곳곳에서 벌어졌다.

또 시위대 일부가 국영방송국이 입주한 정보부 청사를 진입하려 했으나 군경의 저지로 무위에 그쳤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청사 주변의 교통이 양 방향으로 한동안 통제됐다고 목격자들이 전했다.

카이로에서 시위에 참가한 대학생 아스라프 마그디는 "오늘은 혁명을 축하하는 날이 아니고 혁명을 이어가는 날"이라면서 "혁명의 목표 가운데 이뤄진 것은 전혀 없다. 빵과 자유, 사회 정의를 원하지만, 아무것도 얻은 것이 없다. 제도는 변함없고 지도자들의 얼굴만 바뀌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말했다.

제2의 도시 알렉산드리아에서도 경찰이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을 발포하는 둥 충돌이 이어졌다.

시위대는 경찰에 돌을 던지고 타이어를 불에 태워 검은 연기가 상공을 덮었다.

수에즈에서도 시위대가 정부 건물 진입을 시도했으나 경찰이 최루탄을 쏘며 저지하자 물러났다.

동부 운하도시 이스마일리야에서는 시위대 일부가 무슬림형제단의 당사에 불을 지르기도 했다.

무슬림형제단이 창당한 자유정의당이 사무실로 사용하는 이스마일리야의 한 아파트 창문에서 검은 연기가 목격됐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이집트 국영 TV는 수에즈에서 시위 참가자 5명이 숨졌으며 전국적으로 경찰과 군인 31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사상자 수는 점차 늘고 있는데 집계가 다소 엇갈린다. dpa 통신은 희생자가 모두 9명으로 늘었으며 이들 모두 수에즈에서 숨졌다고 현지 병원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관영 MENA 통신에 따르면 이날 밤 수에즈의 시위대는 정부 건물을 습격했다.

한편 여당의 기반인 무슬림형제단은 이날 거리로 나가지 않을 방침이며, 야권도 폭력을 유발하지 말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무슬림형제단은 대신 '다함께 이집트를 건설하자'라는 구호 아래 나무 100만 그루를 심는 행사를 진행했다.

무르시 대통령도 전날 예언자 무함마드 탄생 기념 연설에서 "혁명 기념일을 평화롭고 교양 있게 자축하자"고 촉구했다.

그러나 전날에도 카이로를 비롯한 이집트 곳곳에서 폭력 시위가 벌어져 수십 명이 부상하는 등 이집트의 정국 혼란은 당분간 지속할 전망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무바라크를 쫓아내는 데 힘을 합쳤던 이집트인들이 무슬림형제단과 그 밖의 반대세력으로 극명하게 갈라졌다고 전했다.

kimy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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