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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혜 "욕심을 조금 내려놓는 법을 배웠어요"

송고시간2013-02-01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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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보고싶다'서 이수연 역

MBC 드라마 '보고싶다' 의 박유천.윤은혜
MBC 드라마 '보고싶다' 의 박유천.윤은혜

(서울=연합뉴스) MBC 드라마 '보고싶다' 의 박유천.윤은혜 2012.10.16 <SL 컴파니 제공>


<저작권자 ⓒ 2012 연 합 뉴 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촬영하면서 처음으로 다른 마음을 갖고 연기했어요."

최근 막을 내린 MBC 수목극 '보고싶다'는 윤은혜(29)에게 남다른 의미의 작품이었다. 발랄하고 건강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아픔이 있는 인물에 도전한 것.

캐릭터와 작품의 분위기는 전작들보다 한층 무거웠지만 정작 윤은혜는 욕심을 내려놓고 편안한 마음으로 연기했다고 밝혔다.

윤은혜는 31일 소공동에서 한 인터뷰에서 "그전에는 더 잘해야 한다는 마음이 컸는데 이번에는 다른 리듬이 있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첫 등장분을 찍을 때는 과한 연기 욕심에 눈물까지 흘렸던 그다. 연기 잘하는 아역의 뒤를 이어 등장하는 터라 부담도 컸다.

MBC 연기대상 참석한 윤은혜
MBC 연기대상 참석한 윤은혜

(서울=연합뉴스) 유용석 기자 =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MBC 방송센터에서 열린 2012 MBC 연기대상에서 배우 윤은혜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2.12.30
yalbr@

윤은혜는 "내 욕심이 나를 괴롭혔다"고 돌아봤다.

"저는 항상 연기력 논란을 달고 살았던 배우였기 때문에 아역들이 연기를 잘하니 뭔가 하나 더 얹어진 느낌이었어요. 고맙기도 하면서 불안하더라고요. 무섭고 잠도 안 왔어요. 첫 등장분을 촬영하는 날 너무 많이 울었어요. 상대방의 뺨을 때리는 장면이었는데 제가 준비했던 것을 다 못한 것 같았어요. 혼자 기다리는 동안 너무 많이 생각한 거죠. 너무 긴장해서 나중에는 감독님이 말씀하시는 걸 못 알아들었어요. 현장에서 센스있다는 말을 듣곤 했는데 어느 순간 센스 없는 사람이 됐더라고요."

이후 그는 많이 편해졌다며 "조금은 내려놓고 편안한 마음으로 하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여전히 아쉬움은 남는다. 윤은혜는 마지막 촬영일 쓰러져 병원에서 마지막 회를 봐야했다.

그는 "아쉽고 미안했다"라며 "내가 아프다 보니 정우(박유천 분)와 알콩달콩한 장면을 삭제하고 중요한 장면 위주로 찍을 수밖에 없었다"고 아쉬워했다.

시청률도 아쉬운 부분이다. '보고싶다'는 10%대 초반 시청률에 머물렀다.

'보고싶다' 윤은혜
'보고싶다' 윤은혜

(서울=연합뉴스) 최근 종영한 MBC 수목극 '보고싶다'에서 열연한 배우 윤은혜. 2013.2.1 <<소속사 더하우스컴퍼니엔터테인먼트 제공>>
photo@yna.co.kr

그는 "체감시청률이 높아 좀 아이러니했다"라며 "아무래도 집에서 시청권을 가진 분들이 좋아할 만한 드라마는 아니었다. 중간에 시청을 시작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었다"고 해석했다.

윤은혜는 이번 작품에서 박유천과 유승호, 두 연하남의 사랑을 동시에 받았다. 연하의 배우들이다 보니 상대역을 대하는 법도 이전과 조금 달라졌다.

"제가 누나다 보니 더 마음을 열어줘야 할 것 같고 장난도 쳐야 할 것 같았어요. '누가 오해하면 어때' 이런 마음도 있고요.(웃음) 제가 편하게 연기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어요. 그렇지만 따로 촬영을 하다 보니 같이 이야기를 할 시간이 없어서 많이 아쉬워요."

이들과 호흡은 어땠을까.

"유천이가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했죠. 센스도 있어서 따로 연기를 맞춰보지 않아도 잘 맞는 편이었어요. 승호는 아역의 이미지를 벗으려고 노력했는데 제가 봐도 두근거릴 정도의 남자다운 모습이 있었어요. 그런데 감정 신은 경험이 많지 않다 보니 쑥스러워하더라고요. 제가 리드를 할 수밖에 없었어요. 유천이는 알아서 잘하던데.(웃음) 승호는 히스테릭한 연기를 정말 잘해서 원래 이런 성격이 아니냐고 농담할 정도로 각자 잘하는 부분이 있었어요."

'보고싶다'는 성폭행을 소재로 다뤄 논란을 불러오기도 했다. 배우로서 부담이 될 법한 설정이었다.

MBC 수목드라마 '보고싶다'
MBC 수목드라마 '보고싶다'

(서울=연합뉴스) 박유천, 윤은혜 주연의 MBC 새 수목드라마 '보고싶다' 포스터. 2012.11.07 << MBC >>
photo@yna.co.kr

이에 대해 윤은혜는 "상처받은 인물이지만 밝은 이미지였으면 좋겠다는 작가님의 말에 힘을 얻었다"며 "내가 연기한 수연을 보며 비슷한 아픔을 겪으신 분들이 힘을 얻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놓았다.

이수연은 성숙해 가는 자신과도 맞는 역할이었다.

"저는 제 나이대에 맞는 작품을 하자는 생각이 있었어요. 나중에 하고 싶어도 못하게 되는 경우가 있잖아요. 빨리 30대가 되고 싶었던 이유도 제가 할 수 있는 게 많아질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이번 역할은 20대와 30대 중간에 있어서 정말 하고 싶었어요. 시놉시스도 힘들었던 제 마음을 위로하는 내용이었어요."

연기를 막 시작하던 20대 초반과 달라진 점은 뭘까.

"저는 연기를 정말 모르는 아이였어요. 앞뒤 장면을 전혀 못 보고 주어진 장면만 열심히 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연기를 하면서 계산이 되더라고요. 더 예민해지는 부분도 있고, 편해진 부분도 있어요. 예전보다 말을 잘 건네긴 하지만 사람과 관계는 여전히 힘든 부분이에요. 작품을 고르는 것도 더 어려워지고요. 이러다가 사람들과 담을 쌓고 사는 건 아닌지 모르겠어요.(웃음)"

지금은 방황도 하고 싶고, 일탈도 좀 하고 싶다는 그다.

윤은혜는 "29세 때 클럽에 처음 갔다"며 "이제는 나한테 맞지 않다는 걸 알아도 해보고 싶은 게 많이 생겼다"고 웃었다.

영화 연출은 또 다른 세계였다.

윤은혜는 작년 중앙대 영상대학원에 다니며 연출한 단편 영화 '뜨개질'이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되는 영광을 안았다.

그는 "찍히는 입장이었는데 영화를 찍으려고 하니까 너무 막막하더라"며 "배우로서 좀 더 단단해지고 싶어서 시작했는데 직접 작품을 찍게 될지는 몰랐다"며 쑥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보고 싶다' 윤은혜
'보고 싶다' 윤은혜

(서울=연합뉴스) 최근 종영한 MBC 수목극 '보고싶다'에서 열연한 배우 윤은혜
2013.2.1 <<소속사 더하우스컴퍼니엔터테인먼트 제공>>
photo@yna.co.kr

"영화연출 경험이 연기에 도움이 됐어요. 연기할 때 예민해지는데 이번에 찍으면서 내가 괜한 걸 우겼구나란 생각도 들었어요.(웃음) 제가 소품 하나하나 신경 써서 스태프가 정말 힘들었는데 이제는 조금은 내려놓게 됐어요."

가수 출신 연기자의 대표주자인 그는 "요즘 후배들이 춤, 노래, 연기를 다 잘하는 것 보면 대단하다"며 "그렇지만 시간이 지나도 겉모습만 꾸미는 친구들을 보면 안타깝다"고 했다.

윤은혜는 과거 예능에서 맹활약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예능에서 그를 보기는 어렵다. 여기에도 나름의 이유가 있다.

"예능의 이미지가 굳어지면 연기할 때 제약이 생길 수 있어요. 내가 많은 걸 보여준 연기자라면 이야기가 다르지만 아직 못 보여준 상태에서 그런 (예능 속) 모습을 보여준다면 이수연 같은 역은 맡기 힘들었을 거에요."

이번 작품을 통해 부담감을 많이 덜어냈다는 그는 앞으로 많은 작품을 하고 싶다고 했다.

"제가 작품 초반 많이 긴장하는데 이제는 뭔가를 시작하는 마음이 가벼워진 것 같아요. 많은 걸 경험하고 싶어요. 저를 써먹고 싶어요. 그러면 저도 모르는 게 성숙하고 발전하는 게 있지 않을까요."

okk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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