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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키 "첫 솔로곡 히트해 10년 무명 벗었어요"

송고시간2013-06-18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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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파 알앤비 보컬, '미친연애' 인기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지난 15일 MBC '쇼 음악중심' 1위 후보에 알앤비(R&B) 싱어송라이터 범키(29)의 '미친연애'가 올랐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다"고 벅찬 소감을 전했다.

비록 이날 1위는 신인 그룹 엑소에게 내줬지만 그는 후보에 오른 것만으로도 감회가 남달랐다.

가족을 따라 1999년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이민 갔던 그는 2004년 가수가 되고자 홀로 한국으로 건너왔지만 10년간 빛을 보지 못했다. 10년 만에 처음으로 자신의 이름을 내건 노래인 '미친연애'로 첫 히트의 기쁨을 맛본 것이다.

범키 "첫 솔로곡 히트해 10년 무명 벗었어요" - 3

최근 을지로에서 인터뷰한 범키는 "누구에게나 한 번쯤은 때가 있을 것이란 생각에 조급해하진 않았다"며 "내가 추구하는 흑인음악이 10년 전 한국에서 비주류였는데 주류 음악이 돼가는 걸 목격하면서 한 우물만 꾸준히 파자고 생각했다. 타이밍이 맞을 때가 올 거란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웃어 보였다.

발매 당일인 지난 3일 '미친연애'가 각종 음원차트 1위를 찍었을 때의 기쁨은 컸다.

"1위는 완전 처음이어서 놀랐어요. 첫 솔로 싱글이었으니 기쁨은 두 배였고요. 올해 한국 나이로 서른 살인데 딱 이 나이에 성공 기반을 위한 씨앗을 뿌리는 게 목표였거든요. 하하."

탱고 리듬이 가미된 '미친연애'는 슈프림팀의 멤버 이센스가 랩을 더한 힙합 알앤비 곡이다. 범키와 프라이머리가 공동 작곡하고 범키와 이센스가 공동 작사, 자이언티가 코러스를 했다.

그는 이 곡의 공을 참여한 음악인들에게 돌렸다.

"프라이머리 형이 만들어준 트랙이 정말 끝내줬어요. 또 이 곡을 만들 때부터 래퍼는 이센스 외에 아무도 떠오르지 않았고요. 정말 실력이 끝내주는 래퍼거든요."

후렴구에 '배드 걸'(Bad Girl)이란 가사가 반복되는 '미친연애'의 부제는 '배드 걸'이다. 이에 얽힌 뒷이야기도 있다.

그는 "이 곡은 지난 2월 작업을 마쳤는데 이후 이효리 씨의 '배드 걸스', 씨엘 씨의 '나쁜 기집애'가 잇달아 나오더라"며 "'나쁜 여자'란 키워드가 흐름이 될 때 공개하는 게 되려 좋다는 생각에 급하게 발표했다. 곡 작업은 먼저 해도 몇 개월 뒤에 내면 따라 했다는 인상을 줄 것 같아 '모 아니면 도'란 심정으로 냈다"고 웃었다.

이 자리에 오기까지 그는 난관을 꽤 겪었다.

미국으로 이민간지 5년 만에 무작정 한국으로 온 건 음악 때문이었다. 스무 살 때 인생에 대한 고민이 깊었던 그는 행복하게 일하며 돈도 벌 수 있는 일을 찾았는데 음악밖에 없었다고 한다.

다음 카페 '알앤비 소울'에 당시 나얼과 다이나믹듀오가 있던 갑엔터테인먼트 오디션 공고가 뜨자 집에서 녹음한 파일을 이메일로 보냈고 바로 피드백을 받았다. 이들 뮤지션을 무척 좋아했던 터라 앞뒤 잴 것 없이 2005년 이 기획사와 계약했다. 그러나 앨범 한 장을 내지 못한 채 2008년 말 이곳을 나왔다.

2009년 새 소속사에 둥지를 틀고 2010년 래퍼 톱밥과 그룹 투윈스로 첫 앨범을 발표했지만 반응을 얻지 못했다. 이 기획사와도 2011년 계약이 해지되면서 투윈스는 자연스레 해체됐고 지난해 래퍼 라이머가 대표인 지금의 소속사 브랜뉴뮤직과 세 번째 계약서를 썼다.

그는 "2006년 성대 표면이 찢어져 꿰매는 수술도 받았고 내 음악이 빛을 보지 못해 낙담한 적도 있었지만 한 번도 고난이라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며 "지금의 기획사에서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 뿐이다"고 강조했다.

대중에게는 신인이지만 그는 오랜 시간 힙합계 동료 사이에서 '물건'이었다. 그의 보컬 실력을 아는 에픽하이, 다이나믹듀오, 슈프림팀 등이 자신들의 앨범에 보컬 참여를 요청했다. 지난 1월에는 인피니트 H의 '스페셜 걸(Special Girl)'에서도 노래해 10대들 사이에도 알려졌다. 배우 장근석이 결성한 그룹 팀 에이치의 곡 '파티 투나잇(Party Tonight)'을 작사·작곡하기도 했다.

그는 여세를 몰아 자신의 음악 스펙트럼을 더 넓게 펼쳐보이겠다고 욕심을 보였다.

"레게, 슬로우 잼, 펑키 등 장르 다변화를 하면서 저의 알앤비 보컬을 얹어보고 싶어요. 버벌진트와 다이나믹듀오 등의 선배들처럼 견고하고 꽉 착 음악으로 대중에게 음악성을 인정받고 싶거든요. 또 미국, 유럽 등 해외 무대도 밟아보고 싶고요."

그는 하반기 또 다른 솔로 신곡을 선보일 계획이며 브랜뉴뮤직이 데뷔시킬 그룹 트로이 멤버로도 활약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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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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