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뉴스 검색어 입력 양식

존박 "순수하게 음악이 좋던 시절로 돌아갔죠"

송고시간2013-07-03 00:00

이 뉴스 공유하기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본문 글자 크기 조정

1집 '이너 차일드'.."자작곡 5곡, 창작의 즐거움 깨달아"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로이킴, 김예림 등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들의 음원차트 강세 속에서 존박(본명 박성규·25)이 그 바통을 이을 것으로 보인다.

존박은 지난 2010년 방송된 엠넷 '슈퍼스타K 2' 준우승자 출신.

지난해 2월 첫 미니앨범 '노크(Knock)'를 내고 성공적으로 가요계 문을 두드린 데 이어 3일 첫 번째 정규 앨범 '이너 차일드(INNER CHILD)'를 발표했다.

존박 "순수하게 음악이 좋던 시절로 돌아갔죠" - 2

최근 을지로에서 인터뷰한 그는 뮤지션으로서 생활에 꽤 익숙해진 모습이었다. 첫 앨범 당시 느낀 대중의 반응에 대한 긴장과 부담을 어느 정도 털어낸 듯 보였다.

그도 "첫 앨범 때는 부담감이 무척 컸는데 이번 앨범을 만들면서 내 정체성을 찾아가는 느낌이었다"며 "동시에 창작하는 즐거움도 깨달았다"고 웃어보였다.

물론 존박도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들이 통과의례처럼 거치는 진통을 겪었다.

"마치 연예인이 된 것처럼 갑작스럽게 쏟아지는 시선들이 부담스럽고 불편했어요. 특히 전 미국에서 와 낯선 환경이었기 때문에 적응하는 시간이 남들보다 더 오래 걸렸죠. 하지만 시간이 걸린 만큼 정말 많이 성장한 것 같아요. 동네를 산책하고 친구들과 술도 편히 마시고 한층 여유로워졌죠. 한국어 실력도 늘었고요. 하하."

직접 프로듀싱한 1집에는 아이처럼 순수한 마음을 담았다는 의미에서 '이너 차일드'란 제목을 붙였다.

그는 "과거 순수하게 음악이 좋고 재미있어 할 때의 마음으로 돌아가 앨범을 만들었다는 의미"라며 "첫 앨범 때는 '정말 내가 하는 게 맞는지' 확신이 안 들어 일처럼 느껴졌다. 그런 마음이 사라지자 어린 시절 취미로 좋아했던 음악들을 하나씩 끄집어 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미국 시카고 출신인 존박은 음악의 테두리 안에서 성장했다. 어린 시절 음악에 대한 호기심은 힙합에서 출발했다. 이후 보이즈투멘을 좋아하며 아카펠라, 화성에 관심이 많아졌고 다시 에미넘 등 래퍼들의 음악을 섭렵했다. 이후에는 제이슨 므라즈, 제이미 컬럼, 존 메이어, 존 레전드 등 노랫말이 좋은 솔(Soul)과 팝, 록을 아울렀다. 동양인으로서 정체성의 혼란을 겪던 시절 음악은 큰 위로가 됐다.

"아버지가 성가대에서 활동하는 등 음악을 좋아하는 집안에서 자랐어요. 사촌형들의 공연을 보러 갔다가 흥미를 느껴 중·고등학교 때부터 저도 노래하기 시작했죠. 고등학교 졸업 즈음 오페라 보컬 개인 레슨도 받았고 대학에서는 경제학과 클래시컬 뮤직을 동시에 전공했죠. 대학 1학년 때 음악을 그만두고 공부만 하겠다고 결심했는데 오디션에 출연하며 가수의 꿈을 찾았어요."

그는 2009년 친구 따라갔다가 우연히 도전한 미국 폭스TV 인기 오디션 프로그램 '아메리칸 아이돌 시즌 9'에서 본선 진출자 20명에 뽑혀 생방송 무대에 올랐다. 심사위원인 사이먼 코웰과 랜디 잭슨이 그에 대해 "노래는 잘하지만 '잇(It)'이 없다"고 평가했지만 굵은 저음이 매력인 동양인은 눈길을 끌기 충분했다.

본선 초반 탈락해 반짝 이벤트로 끝날 줄 알았던 음악과의 인연은 계속됐다. '슈퍼스타K 2' 도전도 우연이었다.

그는 "'아메리칸 아이돌'을 마치고 그해 여름 한국에 올 계획이었다"며 "한국에 오기 전 사촌형을 만나러 로스앤젤레스에 잠시 들렀는데 마침 '슈퍼스타K 2'의 로스앤젤레스 예선이 열렸다. 합격이 되면 한국에 갈 수 있어 재미삼아 도전했는데 합격해 비행기표를 손에 넣었다"고 웃었다.

1집에는 이 같은 성장기를 통해 차곡차곡 쌓인 그의 음악성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11곡 중 작사, 작곡한 5곡에서는 그 색깔이 한층 도드라진다.

자신이 작곡한 노래 중 가장 마음에 들었다는 '투 레이트(Too late)', 한국에 와 처음 만든 자작곡인 '그만', 일을 마치고 새벽에 귀가해 우울한 감정으로 써내려갔다는 '투 유 앤드 미(To You And Me)' 등이다.

그는 "이 곡들은 대부분 즉흥적으로 썼다"며 "멜로디가 떠오르면 피아노로 쳐보고 휴대전화를 켜놓고 녹음했다. 술을 먹고 본능적으로 쓴 곡도 있다"고 설명했다.

존박 "순수하게 음악이 좋던 시절로 돌아갔죠" - 3

싱어송라이터로서 걸음마 단계인 그를 위해 선배 뮤지션들도 힘을 보탰다. 정원영 호원대 교수와 같은 소속사(뮤직팜) 선배인 이적과 이상순은 곡을 선물했고 이승열은 노랫말을 써줬다. 이효리의 연인 이상순이 작곡한 '지워져간다'에는 이효리의 코러스가 들어가 눈길을 끈다.

"효리 누나의 코러스는 즉흥적이었어요. 녹음실에 효리 누나가 들렀는데 상순 형이 '효리야, 이 부분이 밋밋한데 코러스 해볼래?'라고 제안했죠. 코러스가 들어가니 너무 좋아서 효리 누나가 다시 제대로 녹음했어요."

타이틀곡 '베이비(Baby)'는 복고 감성을 근간으로 한 팝이다. 펑키한 사운드와 리드미컬한 편곡에 존박의 감성적인 음색이 어우러졌다. 자작곡은 아니지만 펑키하고 재지한 알앤비 등 네오 솔(Neo soul)을 추구하는 그에게 잘 맞아떨어지는 옷이다.

그는 앨범 작업을 하며 창작의 욕심이 커졌다고 다시 강조하며 "다음 앨범부터는 처음부터 끝까지 내가 만들고 싶다. 시장에서 호응하는 노래들과 좀 다를지라도 내 스타일은 유지해나가겠다"고 말했다.

현재 이적과 함께 엠넷 리얼리티 쇼 '방송의 적'에 출연 중인 그는 다른 분야에 대한 관심도 드러냈다.

"'방송의 적'에서 눈치 없는 캐릭터로 출연 중인데 재미있어요. 연예계, 방송계 이야기를 소재 삼아 촬영하면서 많이 배우고 웃어요. 요즘은 한국말이 더 늘었으면 해서 라디오 프로그램 DJ도 욕심이 나네요."

존박 "순수하게 음악이 좋던 시절로 돌아갔죠" - 4

mimi@yna.co.kr

댓글쓰기
에디터스 픽Editor's Picks

영상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