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일러 한반도담당 보좌관…"과거사 문제엔 '진실' 지지" "북한 핵개발 계속하는 한 평화협정 협상 안돼"
(워싱턴=연합뉴스) 이승관 특파원 = 미국 백악관은 1일(현지시간) 북한이 이른바 '통미봉남'(通美封南) 전략을 추진하고 있지만 더이상은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시드니 사일러 백악관 한반도 담당 보좌관은 이날 한인 비영리단체인 한인위원회(CKA) 관계자를 비롯한 재미 한인들을 초청해 가진 국정브리핑에서 한국말로 '통미봉남'을 언급한 뒤 "이는 미국과 대화하면서 한국을 배제하려는 북한의 전략"이라면서 "이에 대한 우려는 옛날이야기"라고 잘라 말했다.
사일러 보좌관은 "지난 4년여에 걸쳐 이명박, 박근혜 정부와 미국 정부는 매우 긴밀하고 투명한 협력관계를 구축했다"면서 "한ㆍ미 양국이 북한의 교묘한 전략에 당할 것이라는 우려는 더이상 없다"고 거듭 지적했다.
그는 특히 최근 남북간 개성공단 협상을 지목하면서 "북한이 한ㆍ미 양국을 갈라놓는 전략은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는 점을 인식하는 것은 협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중국과 러시아와도 대북정책에서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면서 "북한의 최근 도발 위협으로 인해 6자회담 참가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에서는 북한의 핵프로그램을 용납할 수 없다는 공감대가 커졌다"고 말했다.
사일러 보좌관은 북핵 문제와 관련, "한ㆍ미 양국은 이에 대한 강력한 컨센서스(합의)가 있다"면서 "3차례 핵실험 이후 북한 정권이 분명히 핵무기 보유를 원하고 있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비핵화가 대북정책의 중심이 돼야 한다는 공감대"라고 설명했다.
그는 "비핵화의 진전없이 남북관계의 큰 개선이 있으리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면서 "마찬가지로 비핵화 진전이 없고, 북한이 개성공단에 대한 대화를 계속 거부하는 상황에서 북미관계의 상당한 개선도 기대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평화협정에 대해 "북한이 핵무기 개발과 도발행위를 개속하는 동안에는 신뢰있는 평화협상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60년의 정전이 한반도의 남쪽에 놀랄만한 평화와 번영을 가져왔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며 "따라서 한반도의 평화를 확보하는 메카니즘을 갖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사일러 보좌관은 한ㆍ일 과거사 갈등에 대해서는 "민주주의와 자유시장 경제라는 가치와 이익을 공유하고 있는 두 나라가 해결해야 할 어려운 과거사 문제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면서 "미국 정부의 역할은 양국의 협력을 독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미국은 항상 진실을 주장하고, 특히 성노예(sex slaves)와 같은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더 그렇다"고 지적, 우회적으로 일본 정부를 비판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2번째인 이날 백악관 한인 초청 브리핑에는 하워드 고 보건복지부 차관보, 크리스 강 백악관 법률고문, 토드 박 백악관 최고기술경영자(CTO), 리아 서 내무부 차관보 등 한인 고위 당국자들이 참석, 각종 현안에 대해 설명하고 한인들의 의견을 들었다.
이 자리에서 크리스 강 고문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했을 때 아시아계 연방 법관이 8명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21명으로 늘어났다"면서 조만간 한국계 대법관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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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13/08/02 04:44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