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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영은 "'뽀뽀뽀', 10년 뒤라도 부활하면 좋겠어요"

송고시간2013-08-07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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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대 '뽀미언니'로 활약…라디오 DJ로 KBS '골든보이스'에도 선정

(서울=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 "뽀뽀뽀 친구들 잘 잤어요? 늦잠 잔 것 같은데, 오늘 아침에 반찬 투정 안 하고 잘 먹었어? 엄마 말 안 들으면 뽀미언니에게 혼날 거야!"

벌써 30여 년이 지난 일인데, 마치 방금 방송을 하고 내려온 목소리 같다. 그것은 물론 35년 경력 방송인의 능숙함 덕분이겠지만, 우리나라 성인 대부분이 지닌 한 어린이 TV 프로그램에 얽힌 추억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7천754회를 마지막으로 7일 종영하는 MBC 어린이 프로그램 '뽀뽀뽀'가 낳은 최고의 스타, 바로 1대 '뽀미언니'인 방송인 왕영은을 최근 여의도에서 만났다.

"뽀미언니라는 이름으로 굉장히 오랜 세월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는 것, 프로그램의 어떤 정점에 내가 함께할 수 있었다는 것은 정말 굉장히 소중한 기억이지요."

왕영은 "'뽀뽀뽀', 10년 뒤라도 부활하면 좋겠어요" - 2

'뽀뽀뽀'는 1981년 5월 25일 방송을 시작해 2007년 4월 '뽀뽀뽀 아이조아'로 프로그램명을 바꾸고 국내 최장수 어린이 프로그램의 명맥을 이어왔다. 32년간 방송시간만 4천 시간이 넘고 거쳐 간 PD의 숫자만 100여 명이다.

특히 진행자인 뽀미언니로 수많은 여자 스타를 배출했다. 프로그램 시작과 함께 초대 뽀미언니를 맡아 폭발적인 인기를 구가한 왕영은은 지금껏 '뽀뽀뽀'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인물로 평가받는다. 그는 시작부터 4년간 1천 회 가까이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지금은 20대 초반이면 이미 연예계에 데뷔한 지 몇 년이 지났을 법한 세상이지만, 그 당시만 해도 빨리 데뷔한 것이었어요. 순수한 시절이었기 때문에 아이들과 함께 정말 자연스럽게 알콩달콩, 아옹다옹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던 것 같아요."

프로그램 폐지 결정이 알려지면서 방송에 출연했던 가수 지드래곤이 SNS에 아쉬움을 표현하는 등 많은 스타, 누리꾼이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폐지된다니 많이 아쉬워요. 하지만 이전에도 사실 '뽀뽀뽀'가 잠깐 폐지된 적이 있지요. 그래서 당장은 어렵겠지만 10년 뒤에라도 다시 부활하지 않을까 내심 기대하고 있어요. 어린이 프로그램에 '뽀뽀뽀'만큼 상징성이 있는 타이틀을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니까요."

초대 뽀미언니답게 어린이 대상 프로그램의 바람직한 상에 대해서도 나름의 단단한 소신을 갖고 있었다.

"초기 '뽀뽀뽀'는 아이들이 노는 것을 여과 없이 보여주는 성격이 강했어요. 아이들은 마치 그 자리에 함께 있는 것처럼 빠져들면서 나름의 교훈을 얻었죠. 나는 어린이 프로그램을 통해 재미있게 중요한 것을 가르쳐 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세월이 흐르면서 교육 프로그램처럼 분위기가 바뀐 부분은 조금 아쉬웠어요."

그는 또 "요즘에는 예능 감이 좋은 친구들이 많은데도 어린이 프로그램에는 잘 참여하지 않는 것 같다"며 아동 대상 프로그램에 대한 낮은 사회적 인식을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그의 여전히 맑고 생생한 목소리를 가까이에서 듣다 보니 마음만 먹으면 어떤 형식이든 다시 어린이 프로그램을 맡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됐다. 하지만 그는 도전을 권유하는 말에 고개를 젓는다.

"만약에 내가 다시 한다면 뽀미 아줌마나 뽀미 할머니가 될 텐데(웃음), 그보다는 영원한 뽀미언니로 남고 싶어요. 물론 이제 엄마 입장에서 아이들에게 더 많은 것을 줄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초대 뽀미언니로 남는 것이 좋아요."

왕영은은 최근 KBS로부터 '골든보이스'로 선정돼 기념패를 받았다. 10년 이상 KBS 라디오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한 명 DJ에게만 수여한다고 한다. 그는 2003년 10월 '안녕하세요 노주현, 왕영은입니다'를 시작으로 현재 '왕영은의 해피타임 4시'를 진행하고 있다.

그에게 DJ로서 장수하는 가장 큰 비결이 무엇이냐고 물으니 "진심에서 나오는 인간적인 매력이 아닐까"라고 답한다. 그러고 보니 30년 전에는 아이들의 고민을 들어줬던 뽀미언니가, 여전히 언니와 누나로서 성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있는 셈이다. 사람과 이야기는 결국 이렇게 돌고 도는 법인가 보다.

"청취자들이 내 방송을 들으면서 '위로가 된다'는 이야기를 해주면 행복해요. '저 사람은 나만을 위한 이야기를 하고 노래를 틀어주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 만큼 항상 친근감 있는 진행자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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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pyr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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