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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이상화 시대' 넘지 못하고 저무는 2인자들

송고시간2014-02-12 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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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니 볼프(35·독일) (AP=연합뉴스)

예니 볼프(35·독일) (AP=연합뉴스)

(소치=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 2010 밴쿠버 대회에 이어 2014 소치 동계올림픽까지, '빙속 여제' 이상화(25·서울시청)의 질주가 멈추지 않고 이어지자 당대 최고라고 자부하던 다른 선수들은 2인자의 설움을 떨쳐내지 못하고 또 고개를 숙였다.

이상화가 74초70의 올림픽 신기록을 작성하면서 2연패에 성공한 12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아들레르 아레나.

한때 자신들도 '여제'라고 자부하던 스케이터들은 이상화가 시상대 꼭대기에 등극하는 모습을 씁쓸하게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예니 볼프(35·독일)와 왕베이싱(29·중국)이다.

볼프와 왕베이싱은 모두 이상화가 올림픽 2연패와 4연속 세계신기록을 작성하며 무적의 최강자로 떠오르기 전에 당대를 주름잡던 선수들이다.

볼프는 2007∼2009년 세 차례 연달아 여자 500m 세계 신기록을 작성한 선수다.

2002년 카트리오나 르메이돈(캐나다)이 37초22를 찍은 이래 5년간 멈춰 있던 기록의 시계를 다시 돌린 볼프는 2009년 37초00까지 세계기록을 단축, 새 시대의 발판을 놓았다.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네 차례나 500m 우승을 차지했고, 세계스프린트선수권대회에서도 한 차례 정상에 섰다.

1998-1999시즌부터 16시즌 동안 볼프가 월드컵에서 따낸 500m 금메달은 무려 49개에 이른다.

이상화가 10시즌 동안 따낸 금메달(22개)의 두 배가 넘는다.

당대 최고의 스프린터로 군림한 볼프지만, 올림픽 시상대 꼭대기에는 서지 못했다.

아직 기량이 여물지 않았던 2002년과 2006년 대회에서는 각각 15위와 6위에 올랐다.

선의의 경쟁
선의의 경쟁

(소치=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 '빙속여제' 이상화가 11일 오후(현지시간)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경기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뒤 함께 2차 레이스를 펼친 중국의 왕 베이싱과 손을 잡고 있다.

볼프는 한창 세계기록을 작성하고 선수 생활의 절정을 달리던 2010 밴쿠버 대회에서 의심의 여지 없는 금메달 후보였다.

그러나 예상을 깬 '쾌속 레이스'를 벌인 이상화에 덜미를 잡혀 역대 가장 작은 0.05초 차이로 은메달에 그치고 고개를 숙였다.

볼프는 소치올림픽에서 재도전에 나섰지만, 이제는 후반 속도가 현저히 떨어지는 모습이 역력해 6위로 경기를 마쳤다.

35살의 나이를 고려한다면 소치는 볼프에게 마지막 올림픽이다.

왕베이싱도 비슷하다.

역대 월드컵에서 12개의 금메달을 수확하고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500m 은메달만 5개를 수확한 그는 한때 이상화의 최대 맞수로 꼽혔다.

그러나 1차 레이스에서 37초82의 저조한 기록으로 6위에 그친 그는 2차 레이스에서 오히려 기록이 37초86으로 뒷걸음질쳐 볼프보다 한 단계 낮은 7위에 머물렀다.

이상화를 견제하는 '중국 세력'의 또 다른 주인공 위징(29)은 아예 소치올림픽 무대를 밟지 못했다.

위징은 2012년 36초94의 세계신기록을 작성, 여자 500m에서 사상 처음으로 37초의 벽을 깬 주인공이다.

그러나 이듬해 이상화가 4연속 신기록 행진을 벌이며 기록을 36초36까지 단축하면서 위징은 '새 시대의 디딤돌'에 그치는 데 만족해야 했다.

고질적인 부상을 안고 뛰던 위징은 소치올림픽을 앞두고 세계스프린트선수권대회에서 정상에 올랐지만, 너무 무리한 탓에 부상이 재발해 올림픽 무대는 밟지도 못했다.

왕베이싱과 위징 역시 어느덧 30대를 바라보는 데다, 여러 잔부상에 시달리고 있어 2018 평창올림픽에서 뜻을 이룰 가능성은 크지 않다.

이상화는 가장 밝은 빛을 내며 정점에 서 있지만, 2인자들은 오히려 정상에 서지 못한 채 저물어가는 형국이다.

sncwoo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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