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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출 명령 없었다' 골든타임 31분 우왕좌왕(종합3보)

송고시간2014-04-20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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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호조처 취하라"는 지시에 탈출 불가능하다 답신진도 VTS와 31분간 교신하며 시간 허비

'탈출 명령 없었다' 골든타임 31분 우왕좌왕(종합3보) - 1

(목포=연합뉴스) 특별취재팀 = '세월호' 선장 등 주요 승무원들이 사고 초기 미흡한 초동 대처로 피해를 키운 정황이 드러났다.

해상 사고 발생 후 가장 중요한 '골든타임'이 있었지만 승무원들은 적절한 판단을 못 내리고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같은 내용은 검경합동수사본부가 20일 공개한 세월호와 진도 교통관제센터(VTS)의 교신 녹취록에 잘 나타나있다.

녹취록에는 첫 교신이 시작된 16일 오전 9시6분부터 오전 9시37분까지 31분간이 기록돼 있다.

◇승무원들 '골든타임' 놓치고 우왕좌왕

녹취록 내용에 따르면 세월호와 진도 VTS가 처음 교신한 시간은 16일 오전 9시6분.

첫 교신 이후 진도 VTS는 세월호가 침몰 중인 사실을 확인하고 배의 상황을 파악했다.

9시 10분께 상황을 묻자 세월호는 "너무 기울어져 있어 거의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진도=연합뉴스) 특별취재팀 = 20일 오후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한 전남 진도군 조도면 병풍도 북쪽 3km 앞 사고 해상에 설치된 리프트백(공기 주머니) 인근에서 관계자들이 실종자 수색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

(진도=연합뉴스) 특별취재팀 = 20일 오후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한 전남 진도군 조도면 병풍도 북쪽 3km 앞 사고 해상에 설치된 리프트백(공기 주머니) 인근에서 관계자들이 실종자 수색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

진도 VTS가 승객들이 구명보트에 타고 있냐고 물었지만 세월호는 "배가 기울어 탈출할 수 없다"는 말만 반복했다.

방송 가능 여부에 대해서도 말을 번복하는 등 갈피를 잡지 못하는 모습도 보였다.

9시23분 교신 내용에서 VTS가 승객들에게 방송해 구명조끼를 착용하라는 지시에는 "현재 방송도 불가능하다"고 답을 하다가 14분 뒤에는 "방송을 했는데 좌현으로 이동하기 쉽지 않다"고 말을 바꿨다.

또 선장이 직접 판단해 탈출을 명령하라는 지시에는 "탈출하면 구조할 수 있냐"는 말만 반복해 되물어 판단을 내리지 못했다.

9시 17분 교신에는 응급 상황 시 긴급 대피 매뉴얼에 따라 승객들을 안내해야 하는 승무원들이 브리지(조타실)에 모여 있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탈출 명령 없어" 승무원들은 9시37분께 탈출한 듯

녹취록에는 오전 9시12분께 배가 기울어서 움직일 수 없다는 교신 내용이 있다.

4분 뒤인 17분에도 배가 50도 이상 기울었다는 내용이 나온다.

상황이 이 지경에 이르기까지 객실 안 승객들은 탈출 명령을 기다렸지만 선장의 명령은 없었다.

경비정과 헬기가 10분 안에 도착하는 상황에서도 탈출 명령은 떨어지지 않았다.

교신을 한 항해사는 계속해서 구조가 가능한지만 반복했다.

'나홀로 탈출' 당시의 세월호 이준석 선장
'나홀로 탈출' 당시의 세월호 이준석 선장

반면, 승무원들은 교신이 끊어진 오전 9시37분께 배를 빠져나간 것으로 보인다.

교신이 끊기고 3분 뒤 승객과 승무원 등 150∼160명이 세월호에서 뛰어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배의 수장인 선장 이준석(69)씨는 첫 번째 구조선을 타고 탈출한 모습이 포착됐다.

이 시간 실종자 대부분은 선체에 대기하라는 방송만 믿고 객실 안에 남아 있었다.

◇9시14분 목격된 구명보트엔 누가 탔나

진도 VTS의 지원 요청을 받고 사고 현장에 가장 먼저 달려온 한 선박은 오전 9시14분께 세월호에서 빠져나오는 구명보트를 목격했다.

이 선박은 진도 VTS에 "옆에 보트가 탈출하네요. (본선은) 기울어져서 접근하기 위험합니다"라고 상황을 알렸다.

이 구명보트에 누가 탔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승무원들이 탔을 가능성이 크다.

기관장 박모(54)씨는 수사본부에서 "선장이 위험하니 탈선을 하라는 말을 듣고 9시 쯤 기관실을 벗어났다"고 진술했다.

chin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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