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대리모출산 파문, 아기 밀매의혹으로 확대 조짐

(방콕=연합뉴스) 현경숙 특파원 = 태국에서 발생한 대리모 출산 파문이 아기 밀매 의혹으로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9일 현지언론에 따르면 아기 8명과 태아 1명 등 대리출산 아기 9명의 생부로 지목된 일본인 남성이 대리출산했다는 아기가 14명으로 늘어나면서, 이 남성이 아기 밀매와 관련됐을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랏타쁘라탄 뚤라톤 변호사는 자신의 고객인 일본인 사업가 미츠도키 시게타(24)씨가 아기 9명의 생부라며, 그가 생부인 아기는 이들 외에 5명이 더 있으며, 이 중 3명이 이미 태국 밖으로 출국했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미츠도키씨는 지난 2012년부터 태국을 65차례 드나들었으며, 최근 아기 3명을 태국 밖으로 데리고 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캄보디아 여권도 소지하고 있었으며, 지난 3월과 지난달에 아기 1명씩을 데리고 캄보디아로 출국한 것으로 드러났다.

캄보디아는 자국에 투자한 외국인에게 여권을 발급하고 있다.

이에 앞서 경찰은 지난 5일 방콕 시내 아파트에서 태어난 지 2주일에서 두 살이 된 남아 6명, 여아 2명 등 아기 8명을 발견해 공공 보육시설로 옮겼다. 또 현재 임신 상태인 20대 여성 1명과 유모 7명이 이 아기들과 함께 발견됐다.

이 아기들의 생부로 지목된 미츠도키씨는 수사가 시작되자 지난 7일 새벽 마카오항공을 타고 출국했다.

그러나 이 남성이 실제로 이 아기들의 생부인지, 이 아기들이 모두 대리모를 통해 출산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아기들과 함께 발견된 임신부는 자신이 대리 출산을 위해 임신 중이라고 밝혔으나, 다른 아기들은 생모와 대리모가 누구인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아기 9명은 얼굴 생김새가 서로 매우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방콕포스트는 미츠도키씨에 대한 수사가 인간밀매 혐의 조사로 바뀌고 있다고 보도했으며, 더네이션도 이 남성이 인간밀매와 관련됐는지를 경찰이 수사중이라고 전했다.

당국과 경찰은 아기들의 유전자 검사를 의뢰했으며, 관련 서류에서 올라 있는 일부 대리모의 행방을 찾고 있다.

또 대리출산을 시술한 병원에 대해 조사가 시작되자 관계자들이 잠적하고, 관련 서류들이 상당 부분 제거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유전자 검사를 통해 양친 관계를 확인하고, 이번 사건에 대리출산 외 다른 목적이 개입됐는지를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일본대사관 관계자는 이번 사건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그러나 태국 당국으로부터 아직 공식 정보를 받지 못했기 때문에 아무 언급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태국에서는 대리모인 자국 여성에게서 태어났다가 장애를 이유로 호주 부모에게서 버림받은 아기 '가미' 사건이 알려지면서 상업적 대리출산 금지 여론이 높아지는 등 파문이 일고 있다.

ksh@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14/08/09 11:47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