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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나이 40인데 뇌 나이는 60? 英 치매예방책 논란

송고시간2014-11-03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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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확률 낮출 것" vs "두려움 빠뜨릴 냉혹한 대책"

(서울=연합뉴스) 방현덕 기자 = 영국 정부가 개별 국민의 '뇌 나이'를 검사해 알려주는 치매 예방대책을 예고해 논란이 일고 있다.

영국 공중보건국(PHE)이 40세 이상 국민의 건강진단에 컴퓨터를 통한 뇌 나이 검사를 넣는 방안을 곧 시범 실시한다고 텔레그래프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운동 주기, 음주, 흡연 여부 등 생활습관 대한 설문과 체중, 혈압, 콜레스테롤 수치와 같은 의료 정보를 바탕으로 컴퓨터가 뇌의 나이를 계산하는 방식이다.

예컨대 매일 술을 마시고 운동을 거의 안 하는 40대 남성 흡연자는 뇌의 노화속도가 1.5배 빨라져 뇌의 기능이 60세와 비슷하다는 결과가 나온다.

PHE는 이렇게 개개인을 대상으로 한 '충격 요법'이 부적절한 생활습관을 바꾸게끔 해 궁극적으로 국민이 치매에 걸릴 확률을 낮출 것으로 보고 있다.

생각보다 많은 뇌 나이를 받아 들고 처음에는 놀라겠지만, 이것이 금연이나 금주 등 건강한 생활습관을 추구하게 되는 동기가 될 거란 얘기다.

PHE 소속 찰스 아레시 박사는 "영국 인구 전체의 치매 확률 대신 자신에 대한 정보를 들으면 외면하기 힘들다"며 "아주 강력한 의료 메시지"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당국의 발표에 대해 일각에서는 "수백만 명의 국민을 두려움에 빠지게 하는 냉혹한 대책이자 과도한 참견"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한 시민단체는 "환자들은 의사가 마치 유모처럼 생활습관에 간섭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그들의 역할은 우리가 필요하다고 할 때 도와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의사들 사이에서도 "뇌 나이가 실제 나이와 차이가 난다고 해서 꼭 치매 확률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란 반론이 나오고 있다.

당국은 구체적인 뇌 나이 검사 방법을 곧 도쿄에서 열리는 치매 관련 국제회의에서 발표할 예정이며 시범 사업이 성공적일 경우 영국 전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영국 의료당국은 지난달에도 지역 1차 진료기관에서 새 치매 환자를 발견할 때마다 한 명당 55파운드(9만4천원)를 수당으로 주겠다고 밝혀 윤리적 논란이 일었다.

2012년 기준 영국의 치매 환자 수는 80만명이며 2037년이면 두 배에 가까운 140만명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건강보험(NHS)을 통해 무상 의료를 제공하는 영국은 고령화로 늘어가는 치매 환자에 대한 막대한 비용을 줄이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bangh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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