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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티즌 울린 '한글 깨친 할머니가 쓴 첫 편지'

송고시간2014-12-02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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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떠난 남편에게…"평소 못한 말 이제야, 사랑합니다"

네티즌 울린 할머니의 편지
네티즌 울린 할머니의 편지

(부산=연합뉴스) 한글을 갓 배운 부산의 한 할머니가 먼저 세상을 떠난 남편을 생각하며 노란 종이위에 꾹꾹 눌러쓴 연서 한장이 네티즌의 마음을 짠하게 하고 있다. << 부산지방경찰청 SNS >>
ready@yna.co.kr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혼자 사는 것이 이렇게 외로울 줄 몰랐습니다. 여보 사랑합니다. 당신의 할망구가."

한글을 갓 배운 부산의 한 할머니가 먼저 세상을 떠난 남편을 생각하며 노란 종이 위에 꾹꾹 눌러쓴 연서 한 장이 네티즌들의 마음을 짠하게 하고 있다.

편지를 쓴 주인공은 남구 우암동에 사는 이금옥(71) 할머니.

한 달 전 남편을 떠나보내고 문득 잠에서 깬 어느 새벽녘, 할머니는 남편의 빈자리에서 느껴지는 허전함과 그리움을 담아 편지를 썼다.

사는 것이 바빠 배움이 없던 할머니가 남편의 권유로 몇 년 전부터 배우기 시작한 글로 처음 쓰는 편지였다.

'먼저 가신 영감님께 첫 편지'라는 제목으로 담담하게 써내려간 편지에는 남편에 대한 그리움이 묻어 있다.

"당신이 가신지도 벌써 한 달이 지났군요. 당신을 끝까지 모시지 못한 것이 정말로 미안하고 죄송합니다. 스물한 살에 당신을 만나 오십삼 년 만에 당신을 보내고 나니 너무너무 허전합니다. 혼자 사는 것이 이렇게도 외로울 줄 정말 몰랐습니다…다음에 만날 때까지 편히 쉬세요. 평소에 못한 말 지금 합니다. 여보 사랑합니다. 당신의 할망구 이금옥"

이 편지는 할머니가 한글을 배운 남구 우암동의 '양달 마을 행복센터'에 전시됐다.

순찰 중 우연히 이곳을 들른 한 경찰관이 전시된 글을 보고 부산지방경찰청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퍼지게 됐다.

페이스북에는 1만 4천개의 '좋아요'가 눌러졌다.

네티즌들은 또 "짠하다", "부부싸움을 했는데 아내에게 미안해진다. 오늘 사랑한다고 말해야겠다", "먼저 아버지를 보낸 우리 어머니, 말은 안하셔도 얼마나 그리우실까" 등의 댓글을 달았다.

rea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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