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뉴스 검색어 입력 양식

서울서 미국 퍼거슨 희생자 첫 추모시위…"인종 차별 끝내자"

송고시간2014-12-06 17:07

이 뉴스 공유하기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본문 글자 크기 조정
인종차별 철폐의 목소리
인종차별 철폐의 목소리

(서울=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한국 거주 유색인종 외국인 모임인 BSSK(Brothas&Sistas of South Korea) 회원을 비롯한 외국인들이 6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 정문 앞에서 백인 경관의 총격에 따른 비무장 흑인 청년의 사망으로 촉발된 미국 미주리 주 퍼거슨 사태와 관련해 희생자 추모와 인종차별 철폐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2014.12.6
hihong@yna.co.kr

(서울=연합뉴스) 설승은 기자 = "Black Lives Matter"(흑인들의 삶도 중요하다), "Justice for All"(모두를 위한 정의), "End All Racism"(모든 인종차별을 끝내자).

6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익대 정문 앞. 영하의 날씨 속에서도 흑인과 백인, 아시아인 등 여러 인종의 외국인 70여 명이 함께 외치는 목소리가 크게 울렸다.

미국 미주리주 퍼거슨 시에서 지난 8월 백인 경관의 총격에 비무장 상태의 흑인 청년이 사망한 '퍼거슨 사태'가 인종갈등을 촉발한 가운데 이날 서울 도심에서 퍼거슨 희생자 추모 시위가 처음 열렸다.

사태 발생 후 퍼거슨 시에서는 소요가 일어났고, 동조 시위가 미주리를 넘어 네바다, 뉴욕, 캘리포니아 등 미국 전역으로 확산중이다.

이날 행사는 한국에 거주하는 유색인종 외국인들의 친목모임인 'BSSK'(Brothers and Sisters of South Korea)가 주최했다. 백인들도 상당수 자리해 퍼거슨 총격 피해자 마이클 브라운을 함께 추모했다.

이들은 "목격자들에 따르면 당시 브라운은 손을 머리에 올려 투항 의사를 나타냈지만 백인 경찰로부터 12번 총격을 받아 숨졌다"며 "그의 시신은 정리까지 4시간이나 방치됐고 지역 대배심은 경찰관에 대해 불기소 결정을 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미국의 무자비한 공권력 남용과 유색인종에 대한 정의롭지 못한 사법제도 문제로 흑인 인권이 존중받지 못하고 있다"며 "브라운 가족과 부당함에 반대하고 정의를 옹호하는 전 세계 사람들에게 지지를 보낸다"고 말했다.

퍼거슨 사태 희생자 추모하는 외국인들
퍼거슨 사태 희생자 추모하는 외국인들

(서울=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한국 거주 유색인종 외국인 모임인 BSSK(Brothas&Sistas of South Korea) 회원을 비롯한 외국인들이 6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 정문 앞에서 백인 경관의 총격에 따른 비무장 흑인 청년의 사망으로 촉발된 미국 미주리 주 퍼거슨 사태와 관련해 희생자 마이클 브라운을 추모하고 인종차별 철폐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2014.12.6
hihong@yna.co.kr

행사 주최자 엘리자베스 마틴은 "한국에도 요즘 외국인들이 많이 유입되고 있는데 한국은 미국의 이런 실수를 절대 되풀이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한국어로도 구호를 외쳤고, 미국에서 공권력에 의해 부당하게 희생된 흑인들의 이름을 일일이 부르며, 부당한 차별을 끝내야 한다고 호소했다.

킹 목사가 시위 중 체포돼 수감중에 쓴 '버밍햄 감옥에서의 편지'(Letters from the birmingham Jail)와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과 유명 여성운동가 벨 훅스 등의 인권 연설문들도 낭독했다.

이들은 'Black Lives Matter' 문구를 새긴 흰 천에 추모 메시지를 손으로 적어넣었고, 이를 미국의 브라운 부모 측에 보낼 계획이다.

두 시간 넘게 이어진 집회 끝에 이들은 흑인 인권 지도자 마틴 루서 킹 목사가 행진할 때 불렀다는 노래 'Marching on to freedom land'를 합창한 뒤 브라운이 사망하기까지 방치돼 있던 시간을 상징하는 4분간 묵념했다.

주말 홍대 거리를 오가던 많은 시민이 발걸음을 멈추고 이들의 말에 귀 기울이며 관심을 나타냈고, 일부 시민은 추모 메시지를 적어넣기도 했다.

권나현(25·여)씨는 "뉴스에서 볼 때는 남의 나라 일이겠거니 했지만 생각해보면 우리나라에도 인종차별이 없지 않다"며 "한국 사람들도 생각해봐야 할 문제인 것 같다"고 말했다.

ses@yna.co.kr

댓글쓰기
에디터스 픽Editor's Picks

영상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