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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을 돌로 봐선 안 되는 이유…"전자 눈·귀가 달렸을 수 있다"

송고시간2015-10-02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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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레바논 등에서 '스파이 바위' 운용영국도 모스크바 시내 보도에 축구공 크기 '스파이 돌' 뒀다가 들통

(서울=연합뉴스) 윤동영 기자 = 레바논 남부 한 마을에서 최근 언뜻 보면 바위처럼 생겼지만 옆면은 자연석이라고 하기엔 어색하게 직각형을 이루고 전선이 삐어져 나와 있는 돌덩어리가 발견됐다.

레바논군은 주민의 신고로 이 돌덩어리를 조사한 결과 이 `바위'에 카메라와 전지 4개가 숨겨져 있는 것으로 미뤄 "이스라엘의 스파이 장치"인 것으로 보인다고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발표하고 자체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이를 촬영한 짤막한 동영상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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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유 유리로 만들고 모래빛깔로 칠해진 '스파이 바위'가 발견된 마을은 이스라엘 국경에서 4km 떨어진 곳으로, 지난 1985년부터 2000년까지 이스라엘군이 점령했던 곳이다.

레바논군의 이런 발표에 대해 이스라엘군은 "그런 류의 보도엔 답변하지 않는다"고만 답변했다고 1일자 `더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이 전했다.

레바논군은 이 스파이 바위가 여전히 작동하는지 여부를 밝히지 않았으나, 이스라엘군의 철수 시점상 너무 오래된 것이어서 기능하지 않을 것 같다고 이 신문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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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에서 눈이나 귀가 달린 '바위'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외교안보 전문 매체 포린 폴리시에 따르면, 레바논군은 2010년 카메라와 이스라엘의 제조사 이름이 또렷이 찍힌 전자장비가 숨겨진 인공 바위 2개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는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 대원 1명이 역시 인공바위에 숨겨진 카메라를 해체하려다 폭발로 숨졌는데, 당시 헤즈볼라 기관지 알-마나르는 이스라엘 무인기가 공중에서 이 스파이 장치를 폭발시켰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었다.

이보다 앞서 2006년엔 모스크바 시내 한 곳의 보도에 놓여 있던 축구공만 한 돌덩어리에서 전자장비가 발견돼 러시아와 영국간 '스파이 돌' 외교갈등이 빚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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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영국 외교관들과 러시아인 제보자가 연루됐다며 영국을 지목했을 때 토니 블레어 당시 총리는 기자들에게 "그 문제에 대해선 말을 아낄수록 좋다"며 웃음으로 얼버무렸으나, 6년 뒤인 2012년 조너선 파월 전 총리비서실장이 영국 BBC방송과 인터뷰에서 "우리가 딱 걸렸던 것"이라고 시인했다.

그는 "러시아가 이미 그전에 파악했으면서도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에 이용하려고 아껴두고 있다가 터뜨린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정부는 인권·민주 운동가들을 탄압하는 새로운 법을 제정하면서 이들이 외국 정부기관의 자금 지원을 받고 있다며 이 사례를 들었다.

당시 러시아 방송에 공개된 동영상에선 영국 정보요원들이라는 사람들이 돌덩어리 옆을 왔다갔다하는 장면, 돌 속의 장비에 이상이 생겼는지 그중의 한 명이 돌을 발로 차 보는 장면, 영국의 한 외교관이 그것을 들고 가버리는 장면 등이 나온다.

러시아인 제보자가 손바닥크기 컴퓨터로 `스파이 돌' 내부에 숨겨진 저장장치에 정보를 무선으로 전송해두면 영국 요원들이 역시 무선으로 이 정보를 전송받아 가는 방식이라고 2012년 영국 언론들은 보도했다.

y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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