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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살 여대생, 200만원에 혹해 필로폰 0.5㎏ 밀반입

송고시간2016-03-23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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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자 운반책으로 필로폰 밀반입 첫 적발

'태국→캄보디아→베트남→한국' 루트 활용

18살 여대생이 밀반입한 필로폰
18살 여대생이 밀반입한 필로폰

18살 여대생이 밀반입한 필로폰

(부산=연합뉴스) 오수희 기자 = 대구에 사는 여대생 A(18·여)양은 지난해 11월 SNS를 보다가 눈에 띄는 글을 발견했다.

"기간은 일주일, 돈은 200만원, 간단한 운반, 여권 필수"라는 글이었다.

A양은 친구와 함께 글을 올린 사람을 만났다.

글을 올린 20대 남성은 "공짜로 해외여행을 시켜주고 여행을 하고 돌아오면 200만원을 현금으로 준다"고 했다.

A양과 친구는 태국으로 떠났고 태국에서 다른 남성을 만나 육로로 캄보디아로 이동했다.

여행 이틀 만에 이 남성은 A양 등에게 "한국으로 들어갈 때 간단한 물건을 운반해줘야 한다"고 했고 A양이 먼저 한국으로 입국하라고 했다.

A양은 남성이 건넨 물건을 갖고 캄보디아에서 베트남으로 이동했다가 비행기를 타고 김해공항으로 들어와 그 남성이 지목한 사람에게 물건을 전달했다. 그러나 A양은 200만원을 받지 못했다.

대신 검찰에 불려가 조사를 받고 구속됐다.

알고 보니 SNS에 글을 올린 20대 남성과 태국에서 만난 남성 모두 마약밀매 조직원이었고, 자신이 몰래 숨겨 들여온 물건은 필로폰 496g이었다.

필로폰 496g은 1만6천여 명이 동시 투약할 수 있는 양으로 소매가로 따지면 16억5천만원 어치다.

필로폰 496g 밀반입한 루트
필로폰 496g 밀반입한 루트

필로폰 496g 밀반입한 루트

A양에게 마약을 밀반입하도록 한 사람들은 유명한 마약밀매 조직이었다.

'마약 밀매 큰손'인 총책 신모(54)씨는 2014년에 필로폰 3.7㎏, 지난해 7월 필로폰 1㎏을 국내로 밀수하는 작업을 주도했다.

검찰은 지난해 신씨의 지시를 받고 필로폰 1㎏을 밀수하려던 국내 판매책과 운반책, 모집책 등 4명을 구속기소한 바 있다.

캄보디아에 머물던 신씨와 모집책 김모(41)씨는 검찰에 지명수배되자 도피하다가 올해 1∼2월 캄보디아 현지에서 검찰에 붙잡혔다.

신씨 등은 전과가 전혀 없고 해외여행 경험이 별로 없는 미성년자인 A양과 친구를 마약 운반책으로 활용했다.

해외여행에서 국내에 입국할 때 세관이 범죄정보가 있거나 전과가 있는 사람들을 선별적으로 검사한다는 점을 노린 것이다.

지난해 캄보디아를 경유한 마약밀매가 검찰에 적발되자, A양 등을 태국으로 출국시켰다가 육로로 캄보디아로 이동시키고 나서 다시 베트남을 경유해 우리나라로 들어오게 했다.

부산지검 강력부는 신씨와 모집책 김씨를 구속기소 했다.

A양은 잘못을 반성하고, 보호자가 선도하겠다고 다짐함에 따라 검찰이 구속을 취소하고 교육 조건부 기소유예 처분했다.

검찰은 또 2011년 2월 중국에서 필로폰 2㎏을 밀수입한 조직의 국내 판매총책 박 모(45) 씨를 구속했다.

지명수배돼 있던 박씨는 5년 동안 도피생활을 하다가 최근 검찰에 붙잡혔다.

osh998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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