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연합뉴스 최신기사
뉴스 검색어 입력 양식

"운수 좋은 날인 줄 알았는데" 택시기사 울린 '전과 98범' 40대(종합)

송고시간2016-05-12 11:21

이 뉴스 공유하기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본문 글자 크기 조정


"운수 좋은 날인 줄 알았는데" 택시기사 울린 '전과 98범' 40대(종합)

(익산=연합뉴스) 김진방 기자 = "택시비를 후하게 쳐주기에 운수 좋은 날인 줄만 알았습니다."

택시기사들을 상대로 장거리 손님으로 위장한 뒤 목적지에 도착해 택시비를 내지 않고, 돈과 휴대전화까지 빌려 달아난 전과 98범의 4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전북 익산에서 택시운전을 하는 이모(63)씨는 지난 1월 6일 한 손님으로부터 '좋은 조건'의 제안을 받았다.

익산에서 광주까지 왕복 운행을 해 줄 수 있느냐고 묻을 손님 김모(47)씨는 왕복하는 대신 택시비의 두 배인 20만원을 주기로 약속했다.

이씨는 목적지까지 간 뒤에 빈 차로 돌아와야 하는 부담이 없는 김씨의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훤칠한 키에 말끔한 인상인 김씨는 차에 탄 뒤 자신의 재력을 과시하며 이씨에게 접근했다.

김씨는 "내가 사업차 장거리를 택시로 자주 오가야 하는데 앞으로 연락을 자주 드리겠다"며 이씨의 환심을 샀다.

뜻밖의 제안에 이씨는 '오늘은 운이 좋다'고 생각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목적지인 광주 광산구의 한 건물 앞에 도착했다.

김씨는 목적지에 도착하자 "이 건물이 내 소유인데 세입자들한테 임대료를 받아서 택시비를 줄 테니 세입자들에게 거슬러 줄 잔돈이 있으면 좀 빌려달라"며 이씨에게 20만원을 빌려달라고 요청했다.

이씨는 조금 불안하긴 했지만 돈이 많은 김씨가 자신을 속일 것 같지 않다는 생각에 선뜻 돈을 내줬다.

그러나 한참이 지나도 김씨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고, 이씨는 그제야 자신이 속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경찰은 전북과 광주를 오가는 택시기사들의 피해가 잇따르자 김씨가 자주 내린 지역의 폐쇄회로(CC)TV 등을 분석해 김씨를 붙잡았다.

김씨는 지난해 11월부터 최근까지 택시기사들에게 돈을 빌리는 수법 외에도 목적지에 도착해 잠시 통화를 한다며 휴대전화를 빌려 달아나는 등 모두 34건의 절도를 저질렀다.

조사 결과 사기와 절도 등 전과 98범인 김씨는 지난해 9월 출소해 두 달 만에 또다시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풍채가 좋고 언변이 좋은 김씨의 말솜씨에 택시기사들 쉽게 속아 넘어가 피해가 컸다"며 "피해액만 1천500만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전북 익산경찰서는 12일 김씨를 절도 및 사기 혐의로 구속했다.

chinakim@yna.co.kr

댓글쓰기
에디터스 픽Editor's Picks

영상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