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얕잡아보고 들어간 물속 '쑤욱∼'…사람 잡는 다슬기(종합)

송고시간2016-07-28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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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보기에 잔잔해도 장마로 수위 높아진 하천 함정 투성이

소방당국 "밤이나 술 마시고 물에 들어가는 건 무모한 행위"

(청주=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피서를 겸해 하천서 다슬기를 잡다가 목숨을 잃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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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물이 깊지 않다고 얕보다가 변을 당하는 경우다.

다슬기는 대게 수심이 깊지 않은 여울 등에 흔하다. 초보자라도 물안경 등 간단한 장비만 갖추면 하천 바닥을 더듬어 어렵잖게 다슬기를 채취할 수 있다.

그러나 다슬기 잡이에 몰두하다 보면 자칫 움푹 팬 바닥을 밟아 몸의 중심을 잃거나 급류에 휩쓸리기 십상이다.

최근 장마로 수위가 상승한 하천은 말 그대로 곳곳이 함정 투성이다. 다슬기를 잡는 데 집중하다 보면 절벽이나 큰 바위 주변 등에서 갑자기 물살이 세지거나 수심 깊어져 당황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끼가 낀 돌을 밟았다가 순식간에 미끄러져 위험에 빠질 수도 있다.

지난 26일 오후 10시 20분께 충북 영동군 매곡면 옥전리 초강천에서 다슬기를 잡던 김모(66)씨가 물에 빠져 숨졌다.

김씨는 부인과 함께 피서 왔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인으로부터 "다슬기를 잡으러 간 남편이 보이지 않는다"는 신고를 받은 경찰과 119구조대는 2시간여 만에 김씨의 시신을 인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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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전날인 지난 25일 오후 10시께는 인접한 영동군 황간면 우매리 초강천에서 다슬기를 잡던 김모(73·여)씨가 물이 가득 고인 보 옆에 고립돼 있다가 주민에게 구조됐다.

김씨를 구조한 권모(56·여)씨 일행은 "보 쪽에서 누군가를 부르는 소리가 들려 다가가 보니 칠흑 같은 어둠 속에 할머니가 웅크리고 있었다"며 "다행히 보가 깊지 않아 할머니를 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인근에 사는 김씨는 저녁 식사 뒤 다슬기를 잡으러 나왔다가 어둠 속에서 길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아무리 얕은 하천이라도 기력 없는 노인에게 위험할 수 있다"며 "얼핏봐선 물살이 잔잔해 방심하지만, 막상 물 속에는 수많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보다 앞서 지난 21일 충주시 산척면 남한강에서 다슬기를 잡던 최모(7)씨가 급류에 휩쓸렸다가 나흘 만에 숨진 채 발견됐고, 지난 13일에는 영동군 심천면 금강에서 김모(79) 씨가 다슬기를 잡던 중 물에 빠져 숨졌다.

경찰은 "수중 상황은 겉보기와 다른 경우가 많으므로 물에 들어갈 때는 반드시 구명조끼 같은 보호장구를 갖춰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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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행성인 다슬기는 주로 밤에 활동한다. 이 때문에 야간 채취에 나서는 시민도 적지 않다.

그러나 해 저문 뒤 강이나 하천은 낮보다 훨씬 위험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캄캄한 환경 속에서 지형이나 수심을 가늠하기 어렵고, 위험에 처하더라도 구조를 요청하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충북소방본부 주영국 구조팀장은 "어떤 경우라도 밤에 혼자 강이나 하천에 들어가면 안된다"며 "특이 나이 든 노인은 어두운 곳에서 수평감각이 떨어져 낮은 물에서도 몸의 균형을 잃기 쉽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아무리 얕은 곳이라도 일행과 떨어지거나 술을 마신 상태로 물에 들어가는 것도 위험을 자처하는 행위"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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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i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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