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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테네시 산불서 아내·딸 잃은 가장, 10대 방화범에 용서 편지

송고시간2016-12-18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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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장현구 특파원 = 지난달 미국 테네시 주 그레이트 스모키 마운틴스 국립공원에서 일어난 산불로 아내와 딸 둘을 잃은 한 남성이 철없는 10대 방화 용의자 두 명을 용서하는 편지를 보냈다.

17일(현지시간) NBC 방송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마이클 리드 씨는 '게이틀린버그 화재 실종수색' 페이스북 페이지에 방화 용의자를 용서하는 글을 전날 실었다.

그레이트 스모키 마운틴스 국립공원 초입에 있는 게이틀린버그 시는 산불의 직격탄을 맞아 잿더미로 변했다. 사망자 14명 중에 리드의 아내와 두 딸이 있다.

리드는 "나와 내 아들, 그리고 아내와 예쁜 딸들은 당신들을 용서한다"면서 "당신들이 이런 대형 참변을 의도하지 않았고, 할 수 있다면 모든 걸 되돌리고 싶어한다는 것도 잘 안다"고 썼다.

그는 "당신들이 너무 젊어서 이것을 이해하지 못할 수 있지만, 비극을 통해 나는 신이 나와 우리 아들에게 함께 있음을 느끼고 하늘에 있는 아내와 딸이 나를 내려다보는 것을 느낀다"면서 자비를 베푸는 것으로 마음의 평화를 찾았음을 고백했다.

리드가 올린 글의 조회 건수는 1만7천 건을 돌파했다. 그의 감동 있는 용서를 칭송하는 댓글도 2천 개 넘게 달렸다.

산불을 마을을 덮친 날, 리드는 아들과 함께 먼저 집을 빠져나왔다. 그러나 화마에 갇힌 아내와 두 딸을 다시 볼 순 없었다.

테네시 주 역사상 최악의 산불로 기록될 이번 산불은 5억 달러(약 5천935억 원)의 엄청난 재산 피해를 남겼다. 가옥과 사업체 등 2천400채가 전소하고, 여의도 면적의 약 28배인 80㎢의 국립공원 임야가 폐허로 변했다.

당국은 불장난으로 산불을 유발한 10대 용의자 두 명을 검거했다.

재판에서 배심원단이 방화 유죄 평결을 내리면 용의자들은 60년의 징역형을 선고받는다. 이보다 중한 살인죄가 추가되면 종신형을 받을 수도 있다.

산불 피해자 가족이 방화 용의자에게 보내는 용서 편지
산불 피해자 가족이 방화 용의자에게 보내는 용서 편지

美테네시 산불로 완전히 탄 게이틀린버그의 아파트 [AP=연합뉴스 자료 사진]
美테네시 산불로 완전히 탄 게이틀린버그의 아파트 [AP=연합뉴스 자료 사진]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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