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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서 밤에 행방 묘연한 외국인관광객 대체 어디로?

송고시간2017-05-24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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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호텔 꺼려…공항소파·PC방·러브호텔·야간버스 이용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 일본을 찾는 외국인관광객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밤에는 '행방이 묘연해지는' 외국인이 적지 않아 일본 정부가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24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을 찾는 외국인관광객은 급증하는데 통계상 외국인 숙박자 수는 정체 상태다. 호텔이나 료칸에 머물지 않아 "밤에는 통계에 잡히지 않는 관광객이 많기 때문"이라고 한다.

지난 4월 중순 한밤의 지바현 나리타공항 로비에 비치된 소파에는 서구계열 외국인 10명 정도가 소파에 누워 윗도리나 수건 등을 얼굴에 쓴 채 졸고 있었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프랑스인 장난감 디자이너(31)는 이곳에서 다음날 아침까지 머물렀는데 "일본 호텔은 좁은데도 숙박비가 너무 비싸다"며 7일간의 일본체류 기간에 밤에는 인터넷카페나 지인 집에서 자겠다고 밝혔다.

오사카 간사이공항에 24시간 영업하는 라운지에서도 밤을 보내는 외국인관광객들이 눈에 띈다. 독립된 부스는 연일 만석이다. 공항 측도 선잠용으로 담요를 무료로 빌려준다.

인터넷카페
인터넷카페

[교도=연합뉴스 자료사진] 우리나라 PC방과 유사한 기능을 하는 도쿄 아키하바라 한 인터넷카페에서 식사를 날라주는 카페 점원.

일본 관광청에 따르면 올해 일본을 찾은 외국인관광객은 13일 1천만명을 돌파했다. 사상 최고 속도다. 1~3월 누계는 653만명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14% 증가했지만 외국인 숙박자는 2% 증가에 그쳤다.

배경에 있는 것은 집계방법의 차이다. 일본을 찾는 외국인관광객은 법무성의 입국관리 통계를 토대로 산출하지만 숙박자 수는 1만5천여곳의 호텔·여관에 설문조사로 추계한다.

이 추계에서 공항 숙박자나 인터넷카페(PC방)는 적용되지 않는다. 관광청은 당초 주택에 숙박하는 민박과 배 안에서 자는 크루즈선박 이용이 늘어난 영향이 크다고 보았다.

실제 민박 중개사이트 에어비앤비의 작년 총 이용자는 전년보다 2.7배 늘어난 370만명이 넘었다. 작년 크루즈선을 이용한 외국인관광객도 199만명으로 전년보다 80% 늘어났다.

그러나 요즘은 다른 요인들도 많을 것이라고 관광청은 추정한다. 도시부에서의 호텔 부족으로 인해 숙박요금이 너무 비싸자 고급숙소 대신 저렴한 시설을 찾고 있는 경향이 강해졌다.

싼 숙박시설을 찾으려 하는 외국인들 사이에 인터넷상에서의 정보교환도 왕성하다.

일본의 러브호텔
일본의 러브호텔

[스즈카<일 미에현> 교도=연합뉴스 자료사진] 일본 서부 미에현 스즈카시에 있는 한 러브호텔. 2015년 말 모습이다.

밤새도록 영업하는 도쿄도 신주쿠 러브호텔들도 인기다. 러브호텔은 관광청의 조사 통계에 잡히지 않는데, 가격이 상대적으로 싸고 일본의 독특한 숙박시설이라며 외국인들에게 인기다.

심야에 장거리를 이동하는 야간고속버스를 이용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오사카시 한 고속버스업체는 작년에 전용 사이트에 신청한 외국인손님이 전년 대비 40% 늘어난 14만명이었다.

도쿄의 한 여행업체는 "재방문자나 중산층 외국인 손님이 늘어나면서 여행시 숙박 방법이 다양화되고 있는데, 정부의 통계는 이러한 실태를 제대로 포착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정부는 2020년까지 연간 외국인관광객이 2016년보다 70% 정도 늘어나는 4천만명이 될 것으로 내다본다. 국토교통성 간부는 "정책효과를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통계 정밀도를 더 올리겠다"고 말했다.

tae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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