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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억 유산보다 사랑 택한 말레이 억만장자 상속녀

송고시간2017-08-02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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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촬영된 쿠 케이 펑(邱繼炳·78) 말레이시아 유나이티드 인더스트리스(MUI) 그룹 회장의 딸 앤절린 프랜시스 쿠(34·여)와 남편 제디디아 프랜시스. [일간 더스타 홈페이지 캡처=연합뉴스]

2013년 촬영된 쿠 케이 펑(邱繼炳·78) 말레이시아 유나이티드 인더스트리스(MUI) 그룹 회장의 딸 앤절린 프랜시스 쿠(34·여)와 남편 제디디아 프랜시스. [일간 더스타 홈페이지 캡처=연합뉴스]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말레이시아의 한 억만장자 집안 상속녀가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기 위해 최소 수백억원으로 추산되는 유산을 전액 포기해 화제다.

2일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쿠 케이 펑(邱繼炳·78) 말레이시아 유나이티드 인더스트리스(MUI) 그룹 회장의 딸 앤절린 프랜시스 쿠(34·여)는 최근 영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아버지와 절연하고 상속권을 포기했다.

앤절린은 영국 옥스포드대 석사과정 재학 시절인 2008년 자료분석학자 제디디아 프랜시스를 만나 결혼했으나, 쿠 회장이 이들의 결혼을 끝까지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영국에 거주 중인 앤절린은 인종이 다르다는 이유로 쿠 회장이 결혼을 반대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나는 아버지의 입장이 잘못됐다고 믿기에 옳은 선택이 뭔지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면서 "크게 고민할 필요도 없이 결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쿠 회장과 미스 말레이시아 출신인 폴린 차이(71·여) 여사 슬하의 다섯 자녀 중 넷째인 앤절린이 포기한 자산은 최소 수백억원에서 천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지난 2015년 쿠 회장의 재산을 4억700만 달러(약 4천500억 원)로 추산했다.

쿠 케이 펑(邱繼炳·78) 말레이시아 유나이티드 인더스트리스(MUI) 그룹 회장과 그의 전 부인 폴린 차이(71·여) 여사. [일간 더스타 홈페이지 캡처=연합뉴스]

쿠 케이 펑(邱繼炳·78) 말레이시아 유나이티드 인더스트리스(MUI) 그룹 회장과 그의 전 부인 폴린 차이(71·여) 여사. [일간 더스타 홈페이지 캡처=연합뉴스]

앤절린은 쿠 회장이 대주주인 영국 토털 브랜드 로라 애슐리에서 일하면서 경영 수업을 쌓았기에 그는 쿠 회장의 유력한 후계자 중 한 명으로 간주되기도 했다.

하지만 아버지와 절연한 앤절린은 전용 제트기로 세계 각국을 오가는 부유층의 삶에서 벗어나 서민으로 생활하게 됐다.

그는 "어머니께 상대적으로 가난한 이들의 삶에 대해 배웠지만, 식비와 각종 청구서를 지불할 돈을 마련하려고 고민하는 처지가 되고서야 진정으로 이를 이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앤절린은 "정말 힘들었지만, 이 시기는 우리 부부의 삶에서 최고의 시간이기도 했다. 남편 역시 똑같이 말할 것"이라면서 두 사람이 어려움 속에서 진정한 유대를 형성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로라 애슐리를 퇴사한 앤절린은 2015년 말 자체 패션 브랜드인 '로지 온 파이어'를 설립해 패션 디자이너로 활동 중이다.

한편, 앤절린의 어머니 차이 여사는 2012년 쿠 회장과 이혼한 이후 위자료 액수를 놓고 분쟁을 벌였으며, 영국 법원은 올해 4월 쿠 회장이 전 부인에게 6천400만 파운드(952억원)를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앤절린은 재판 과정에서 쿠 회장이 가정폭력을 행사했다고 진술하며 어머니의 편에 섰다. 하지만 그는 언젠가 쿠 회장과 화해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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