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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이 조폭에 반대세력 매장 사주"…거제지역 술렁

송고시간2017-09-0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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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칭 조폭 60대 폭로에 시장 등 당사자들 "사실무근" 펄쩍…경찰 "고소인 조사부터"

(거제=연합뉴스) 이정훈 김선경 기자 = 경남 거제시장이 본인의 더불어민주당 입당을 반대하는 사람들을 정치적으로 매장시켜달라고 사주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진위를 둘러싸고 지역 정가가 술렁이고 있다.

권민호 거제시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권민호 거제시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1일 거제지역 정가 등에 따르면 권민호 거제시장에 대한 이런 의혹이 수면 위로 떠오른 건 지난달 30일 거제시청 정문 앞에서 자신을 조직폭력배 출신이라고 밝힌 장모(63) 씨가 피켓 시위를 하면서부터다.

당시 장 씨는 자필 문건을 통해 "지세포에서 지심도로 가는 유람선 허가를 받기로 약속 받고 그 대가로 (권 시장의) 민주당 입당을 반대하는 핵심 세력 3명에게 기획적 향응을 제공하고 돈을 줘서 정치판에서 매장시키라고 사주받았다"고 주장했다.

장 씨는 전 거제시의원을 통해 지난 5월 22일 능포동의 한 주점에서 권 시장을 만나 이같은 지시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이후 사주 대상인 3명에 대한 향응 등에 들어간 비용은 또다른 전직 거제시의원을 통해 지급받았다고 설명했다.

장 씨는 3명 중 현직 거제시의원인 A 씨를 통해 전 도의원 B 씨, 민주당 관계자 C 씨와 만남을 주선 받았다고 전했다.

이 가운데 A 씨와 B 씨에게는 각각 6월 7일과 같은 달 21일 1천만원씩을 줬다고 주장했다.

장 씨는 이뿐만 아니라 3명에게 6월께 향응을 수시로 제공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람선 허가를 내어주기로 한 약속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자 장 씨는 폭로를 결심하고 피켓 시위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 씨는 관련 내용에 대한 녹취도 보관하고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권 시장에게 수 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거제시의 한 관계자는 "권 시장과 장 씨가 만난 적은 있지만 장 씨가 주장하는 내용은 사실 무근"이라며 "오히려 권 시장이 장 씨로부터 협박성 문자를 받는 등 협박을 당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전과 17범의 허무 맹랑한 얘기"라고 일축했다.

또 A 씨는 "수십 년 알고 지낸 사이여서 장 씨와 함께 술을 몇 번 마신 적은 있다"면서도 "장 씨 주장처럼 돈을 받은 사실은 없고 오늘 중으로 경찰에 명예훼손으로 고소할 방침"이라고 해명했다.

B 씨 역시 1천만원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전날인 지난달 31일 장 씨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것으로 확인했다.

C 씨는 "A 씨 주선으로 장 씨를 한 차례 만난 것이 전부"라며 "당시 만남에서 권 시장 입당에 관한 어떤 얘기도 오간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의혹이 알려지자 지역 사회와 정가도 크게 술렁이고 있다.

거제를 지역구로 둔 옥영문 도의원은 "현직 시장과 지역 정치인들 사이에 돈을 매개로 한 정치적 뒷거래가 있었다는 주장을 접하니 시민들과 마찬가지로 저 역시 당황스럽다"며 "경찰 수사 등을 통해 진상이 명명백백하게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거제지역위원회 측은 최근 자료를 내고 "진위 여부가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며 권 시장이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힐 것과 경찰이 엄정한 수사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새민중정당 거제시위원회 역시 같은 날 성명을 내고 "명확한 사실 확인을 요구한다"며 "의혹 관련 정치인과 정당은 모든 사실을 시민 앞에 명백히 해명하고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대해 경찰 측은 "고소가 들어온 건에 대해서는 일단 고소인을 시작으로 조사를 할 것"이라며 "(고소 외 사주설 등과 관련해서는) 내사 등 수사 방침이 아직 정해진 건 없지만 향후 추이를 보고 수사 범위를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0년·2014년 새누리당 간판으로 당선된 권 시장은 제19대 대통령 선거 전 자유한국당을 탈당한 뒤 민주당 입당을 타진해왔다.

권 시장은 민주당 입당 뒤 내년 경남도지사 선거에 도전할 뜻이 있다는 입장도 밝혔지만, 민주당 거제지역위원회 등 일각에서는 권 시장의 민주당 입당을 강하게 반대해왔다.

k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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