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뉴스 검색어 입력 양식

"역대 최약체 한국…태극마크의 엄중함 느껴라" 전문가들 쓴소리

송고시간2017-09-06 14:04

이 뉴스 공유하기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본문 글자 크기 조정

"남은 9개월 철저히 대비해야…선수 나이·이름값보다 실력"

한국-우즈베키스탄전 기념촬영
한국-우즈베키스탄전 기념촬영

(타슈켄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5일 오후(현지시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분요드코르 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경기. 한국 선수들이 경기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7.9.6
yatoya@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김태종 고미혜 최송아 기자 = 한국이 6일 러시아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했으나 전문가들의 평가는 냉정했다.

아시아 최강 지위는 잃은 지 오래고 자칫 내년 본선 무대에서 '동네북'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까지 나온다.

천신만고 끝에 얻은 귀중한 러시아행 티켓을 헛되이 낭비하지 않기 위해서는 최적의 선수 선발을 통한 철저한 대비, 그리고 강력한 정신 무장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 답답했던 최종 예선…본선 최약체 전락 위기

6일 0-0으로 비긴 우즈베키스탄전을 비롯해 최종예선에서 보여준 한국팀의 모습에 전문가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않으며 철저한 자기 반성을 촉구했다.

신문선 명지대 교수는 "최종예선에서 한국이 고전할 수밖에 없던 이유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통해 반성하고 각오를 다지지 않으면 본선에 가서 더 큰 망신을 당할 가능성이 크다"며 꼬집었다.

신 교수는 "4년 전 브라질월드컵에서 당했던 망신을 잊어서는 안된다"며 "대한축구협회도 정신 차려야 한다"고 일침을 날렸다.

박문성 SBS 축구해설위원은 우즈베크전에 대해 "많이 답답한 경기였다"며 "월드컵 본선에 올라가긴 했지만, 결과에 만족하자고 할 수 없는 정도의 내용이어서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박 위원은 "월드컵에 9회 연속 지출하긴 했지만 1986년 월드컵 이후 9번의 대표팀 중 가장 전력이 떨어지는 팀이라는 현실을 인식해야 한다"며 "아시아 최강자였다는 지위 다 잊고 우리가 약하다고 하는 전제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김대길 KBSN 축구 해설위원도 "예전처럼 아시아지역에서 우리나라-이란-일본- 호주-사우디 이런 식의 판도는 이제는 아니다"라며 "다른 국가들이 급격히 추격하고 있고 격차가 없어졌다"고 진단했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을 치르면서 한국의 기본 전술은 '선수비 후역습'이 됐지만, 수비로부터 안정적인 빌드업이 제대로 안 되고 역습 상황에서 패턴 플레이도 이뤄지지 않아 힘겨운 상황을 겪어야 했다"고 혹평했다.

한 위원은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는 한국이 최약체 가운데 하나일 것"이라고 냉정하게 말했다.

한국 축구가 뒷걸음질 치는 이유를 주요 선수들의 해외 진출과 K리그 위기에서 찾기도 했다.

신 교수는 "대부분 중국에 나간 수비진을 포함해 해외파들이 소속팀에서 경기에 나서지 못하면서 이는 결국 대표팀 경기력으로도 이어졌다"며 "K리그는 높지 않은 경기력과 승부 조작 등이 수년간 누적되면서 진흙탕이 돼 버렸다"고 진단했다.

환호하는 이동국과 염기훈
환호하는 이동국과 염기훈

(타슈켄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5일 오후(현지시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분요드코르 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경기. 우즈베크와 0-0 무승부를 거두며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 지은 한국의 이동국과 염기훈이 하이파이브하고 있다. 2017.9.6
yatoya@yna.co.kr

◇ 이제는 본선…철저한 대비가 필요한 9개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문제 인식을 바탕으로 9개월 남은 본선에 대비하는 것이다.

신 교수는 "이제 목표지향점은 월드컵 본선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신태용 감독이 대표팀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 분명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 해외파, K리거 등 선수 선발부터 공격과 수비의 문제점에 대한 개선 계획, 평가전을 어떻게 치를 것인가에 대한 철저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김대길 KBSN 축구 해설위원은 "일단 분위기는 넘겼으니 지금부터 대한민국의 축구 색깔을 찾아내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위원은 "강력한 압박과 기동력, 투지 이런 것들이 국민이 바라는 모습일 것"이라며 "남은 기간 A매치를 통해 어떻게 우리 색깔을 잘 낼 수 있을지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동시에 박문성 위원은 "우리가 그동안 월드컵 본선에 나가면서 상대 팀 분석을 잘하지 못했고, 브라질월드컵에서는 예방주사 후유증이나 시차 문제로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만큼 상대 팀 분석이나 러시아 적응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 나이·이름값 아닌 실력으로 선수 선발해야

결국, 그라운드에서 경기를 만들어나가는 것은 선수들인 만큼 본선 무대를 앞둔 최상의 전력을 추리는 것도 급선무다.

최종예선에서 이름값을 다하지 못한 해외파 선수들이나 체력적 한계가 있는 고참 선수들 모두 덮어놓고 기용하기엔 어려움이 있다.

한준희 위원은 "유럽리그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만큼 이제부터 유럽파 선수에 대한 정확하고 냉정한 판단이 필요하다"며 "플레이 능력이 떨어지는 선수들을 단순히 이름값 때문에 A매치에 선발로 내보내거나 풀타임을 뛰게 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위원은 "석현준과 이승우 등이 유럽에서 새로 둥지를 찾은 만큼 이들의 컨디션을 체크해야 한다"며 아울러 "해외파 선수뿐만 아니라 K리그 무대에서 몸 상태와 실력이 돋보이는 선수들을 발탁해서 기용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신문선 교수도 "명성이나 과거 기록이 아니라 월드컵 기준에 맞는" 선수 선발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해외파 전력을 극대화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박문성 위원은 "나이가 많은 이동국, 염기훈은 물론이고 해외파 선수들도 1년 뒤에 어떻게 될지 모른다"며 "물리적 나이를 기준으로 하지 않고 잘하는 선수 위주로 뽑아야 선수 간 경쟁도 되면서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어떤 선수들을 뽑든 정신력과 책임감이 바탕이 돼야 한다.

김대길 위원은 "선수들이 태극마크를 가슴에 단다는 것의 엄중함 알아야 한다"며 "그렇지 않은 선수는 절대 뽑아서는 안 되고, 개인이 아닌 국가대표로의 정체성을 확실히 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태극기 두른 손흥민
태극기 두른 손흥민

(타슈켄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5일 오후(현지시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분요드코르 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경기. 우즈벡과 0-0 무승부를 거두며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 지은 한국의 손흥민이 차두리 코치와 기쁨을 나누고 있다. 2017.9.6
yatoya@yna.co.kr

mihye@yna.co.kr

댓글쓰기
에디터스 픽Editor's Picks

영상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