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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석 뮤지컬에 '김광석' 없는 이유는…"저작권 시비로 시름"

송고시간2017-10-08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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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인 서해순 씨, 뮤지컬 제작사와 잦은 갈등

[연합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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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최근 죽음을 둘러싼 논란이 재점화된 고(故) 김광석은 뮤지컬 무대에도 자주 오르는 단골 소재지만, 저작권 시비로 그의 음악을 통째로 담지 못한 경우가 대다수다.

그를 전면에 내세운 공연에서도 김광석이 직접 작사·작곡한 노래나 그의 사진 등이 빠진 경우가 많다. 김광석 뮤지컬에 '김광석'이 없는 셈이다.

오는 11월 7일부터 서울 서초구 한전아트센터에서 재공연되는 뮤지컬 '그 여름, 동물원'(2015년 초연)도 한 예다.

김광석과 그가 몸담았던 그룹 동물원의 음악을 바탕으로 제작된 주크박스 뮤지컬이지만, 김광석이 직접 작사·작곡한 노래는 빠졌다. '사랑했지만'처럼 다른 뮤지션들이 작사·작곡하고 김광석이 부른 곡들만 삽입됐다.

극 중 등장하는 김광석 배역에는 '그 친구'란 이름이 사용되고 있다. 작품을 홍보할 때도 김광석 대신 '고 김광석'으로 표기할 만큼 저작권 문제를 예민하게 신경 썼다.

김광석의 저작권(작사·작곡가의 권리)과 저작인접권(실연자·음반제작자 등의 권리), 퍼블리시티권(이름이나 초상을 이용할 수 있는 권리) 등을 모두 고인의 부인 서해순씨가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 뮤지컬 제작사 관계자는 "초연 공연을 준비할 당시 서씨의 회사인 '위드33' 측 변호사에게서 저작권료를 낸다면 김광석의 노래를 활용해도 좋다는 연락을 받았었다"며 "그러나 이미 저작권과 관련해 시끄러운 일들이 워낙 많았던 터라 문제가 있을 것 같은 곡들을 아예 빼고 뮤지컬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김광석 노래를 엮어 만든 또 다른 주크박스 뮤지컬 '그날들'(2013)도 김광석이 '부른' 노래 30여 곡으로만 제작됐다.

직접 '쓴' 10여 곡은 저작권 문제로 사용하지 않았다.

뮤지컬 '바람이 불어오는 곳'(2012)의 제작사인 LP스토리도 서씨 측으로부터 퍼블리시티권과 저작권법상 동일성유지권(저작물의 내용, 형식 등의 동일성을 유지할 권리) 등이 침해됐다는 내용 증명 등을 받은 바 있다.

다른 공연업계 관계자는 "공연마다 다르겠지만, 서씨가 부른 금액이 수천만원에 달했다는 소문도 있다"며 "이 때문에 제작사들이 저작권 문제로 시름 하는 대신 아예 이를 우회하는 형식을 택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씨가 뮤지컬 공연과 관련해 정식 저작권 계약을 맺은 건 '디셈버'(2013)가 유일하다.

'디셈버'의 제작사 뉴 측은 유일하게 김광석이 만든 곡도 작품에 활용했다.

다만 서씨는 제작사 뉴와도 끝내 잡음을 빚었다. 서씨는 공연이 끝난 뒤 매출액을 산정 및 수익 배분 과정에 대한 이의를 제기해 소송전까지 치렀다. 그러나 법원은 결국 제작사 측의 손을 들어줬다.

한 뮤지컬 업계 관계자는 "김광석에 대한 추억과 그리움이 남아 있는 한 공연계의 그를 향한 수요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저작권 문제로 '반쪽짜리'처럼 공연되는 형식이 아쉽다"고 말했다.

sj99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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