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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 일바지에 숨은 일제 식민통치 역사

송고시간2017-11-03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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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촌에 가면 허리와 허벅지까지는 통이 넓고 발목으로 내려갈수록 통이 좁아지는 모양의 바지를 입고 일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습니다. 흔히 여성들이 입는 이 바지를 ‘몸뻬’라 부르죠.

몸뻬바지는 활동하기 편한데다 입고 벗기도 편해서 오랜 세월 ‘국민 작업복’ 자리를 지켜왔습니다. 요즘도 TV 드라마나 예능에 자주 등장할 정도로 널리 사랑받고 있는데요.

몸뻬바지라는 이름은 일본어 ‘몬페(もんぺ)’에서 유래했습니다. 이 말은 전통적으로 일본 동북 지방에서 주로 여성들이 일할 때 입던 헐렁한 바지를 가리켰습니다. (출처: 한국학중앙연구원)

몸뻬바지는 일제시대에 국내로 들어왔는데요. 실용성 덕에 결과적으로 널리 보급되기는 했지만, 처음에는 많은 일본 문물의 전파 과정이 그랬듯 강압적·폭력적인 방식으로 소개되었습니다.

일제는 식민통치 말기에 ‘국가총동원법’(1938)과 ‘비상시 국민생활개선기준’(1939)을 제정하여 여성들에게 몸뻬바지를 입으라고 강요하고 화려한 화장이나 파마를 못하게 하였습니다. (출처: 한국학중앙연구원)

심지어 1944년에는 몸뻬바지를 입지 않은 사람의 전차 탑승, 관공서 출입 등도 막았는데요. 이는 조선인들의 복장에 ‘사치’라는 핑계로 통제를 가하고, 전시에 노동력을 착취하려는 의도였습니다. (출처: 한국학중앙연구원)

요즘 헐렁한 ‘배기핏’과 ‘냉장고 바지’ 등이 인기를 얻기 전까지 몸뻬바지 디자인은 촌스러움을 표상했죠. 일제시대에도 마찬가지로 몸뻬바지가 ‘흉하다’며 입기를 거부하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일제의 강압에 몸뻬바지는 점차 전국 각지로 널리 보급되었습니다. 그리고 한복 등 우리 전통 복장에 비해 높은 활동성 등 실용적인 측면 덕분에 보편적인 ‘일바지’로 자리잡았죠.

이제 몸뻬바지는 ‘시골 아주머니의 푸근함’같은 이미지를 표상할 정도로 우리의 생활에 깊숙이 자리 잡았습니다. 이를 ‘청산해야 할 일제의 잔재’라 말하는 것은 무리라는 의견도 많습니다.

이름에 남은 왜색 때문에 ‘일바지’나 ‘왜바지’로 순화하여 부르기도 하는 몸뻬바지. 이제는 우리 문화의 일부가 되었지만, 그 유래에는 억압받은 우리 조상들의 역사가 있음을 기억해야겠습니다.

(서울=연합뉴스) 전승엽 기자·김지원 작가·정예은 인턴기자

kir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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