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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조성 최태민 묘 1년 전 그대로…최순실, 이장 유예요청

송고시간2017-11-04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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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관리하는 듯 깔끔하게 벌초…봉분 훼손·낚서 흔적 없어

(용인=연합뉴스) 김인유 기자 = '국정농단' 사건의 장본인 최순실씨의 아버지 최태민씨 묘가 경기 용인시 처인구 유방동의 한 야산에 불법으로 조성된 사실이 드러나며 논란이 인 지 1년이 되어 간다.

그간 처인구가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최순실씨를 비롯한 직계가족 4명에게 원상복구 및 이장을 요청했음에도 이들로부터 아무런 응답이 없다가 최근에야 최순실씨가 행정처분을 6개월 유예해 달라고 처인구에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용인 최태민씨 가족묘…1년전 모습 그대로
용인 최태민씨 가족묘…1년전 모습 그대로

(용인=연합뉴스) 김인유 기자 = 경기 용인시 처인구 유방동의 한 야산에 불법으로 조성된 최순실씨의 아버지 최태민씨의 가족묘. 세상에 공개된 1년 전 모습 그대로 말끔하게 단장돼 있다. 2017.11.4
hedgehog@yna.co.kr

◇ 재판중인 최순실씨 "아버지 묘 행정처분 연기" 요청

지난해 11월 22일 유방동의 한 야산에 최순실씨의 아버지 최태민씨와 어머니 임선이씨의 합장묘, 최태민씨 부모의 묘가 조성된 사실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자 용인시 처인구가 곧바로 현장조사를 벌였다.

그 결과 최씨 일가의 묘는 가족묘지를 설치할 때 행정관청에 신고하도록 한 '장사 등에 관한 법률'과 산지에 묘지를 설치할 때 전용허가를 받도록 한 '산지관리법'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됐다.

최씨 일가 가족묘 부지는 최순실·최순영 자매, 박모씨, 하모씨 등 4명의 공동명의로 되어 있었다.

처인구는 이에 따라 이들 4명과 묘지관리를 해온 것으로 알려진 최태민씨의 아들 최재석씨에게 법 위반 내용을 알리고 이전 및 원상복구 행정처분에 대한 의견을 내라는 내용의 사전통지서를 우편으로 발송했다.

최재석씨는 최태민씨와 넷째 부인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로, 다섯째 부인에서 낳은 최순실의 이복형제로 알려진 인물이다. 최재석씨는 최순실씨의 친모를 악덕 계모라고 일부 언론에서 폭로하기도 했다.

최재석씨는 위반사실이 확인된 다음 날 "아버지 묘를 옮겨가겠다"고 처인구에 전화로 알려왔으나,처인구는 "묘지 전체를 이장하거나 원상복구를 해야 하므로 최태민씨 묘만 이장할 수는 없다"고 불가입장을 전달했다.

최순실씨 자매와 나머지 2명의 묘지 부지 소유자로부터는 아무런 응답이 없었다. 이들의 주소로 보낸 행정처분 통지서는 모두 '수취인 불명'으로 반송됐다.

용인 최태민씨 가족묘…1년전 모습 그대로
용인 최태민씨 가족묘…1년전 모습 그대로

(용인=연합뉴스) 김인유 기자 = 경기 용인시 처인구 유방동의 한 야산에 불법으로 조성된 최순실씨의 아버지 최태민씨의 가족묘. 세상에 공개된 1년 전 모습 그대로 말끔하게 단장돼 있다. 2017.11.4
hedgehog@yna.co.kr

최순실씨는 3월 말까지 모든 우편물 수신이 금지돼 처인구가 보낸 행정처분통지서를 받지 못했다.

그러다 4월 초 최씨에게 행정처분통지서가 전달된 것을 구치소를 통해 확인한 처인구는 처분유예 기간인 6개월(10월 31일)까지 이장 또는 원상복구를 이행하라는 행정처분통지서를 최씨에게 보냈다.

만일 이 기간 안에 행정처분을 이행하지 않으면 경찰에 고발돼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산지관리법 위반시 3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원 이하의 벌금, 장사 등에 관한 법률 위반시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행정기관에서 물린다.

그러나 행정기관에서는 통상적으로 실제 고발까지는 하지 않고 이행강제금을 부과하면서 행정처분 유예기간을 1년에 두 차례씩 연장해 이장 및 원상복구를 하도록 요청하고 있다.

처인구가 지난 2013년부터 2016년까지 불법묘지와 관련해 이행강제금을 부과한 것은 14건(7천만원)에 달하지만, 경찰 고발한 것은 한 건도 없는 것이 이런 사실을 반증하고 있다.

최순실씨는 유예기간 만료를 보름여 앞둔 지난달 17일 "아버지 묘에 대한 행정처분 기간을 연장해 달라"는 내용의 등기우편을 지난달 17일 처인구로 보내왔다.

처인구 관계자는 "현재 최순실씨 외에는 아무하고도 연락되지 않고 있어 최씨의 요청대로 행정처분 이행 기간을 한차례 연기해줬다"면서 "최씨의 재판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 불법으로 조성된 최태민씨 묘에 대한 원상복구 또는 이장이 진행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최씨 가족묘 1년 전 모습 그대로…깨끗하게 관리

최순실씨 국정농단 사건 이후 세상의 주목을 받았던 최씨 일가의 가족묘는 1년 전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용인 최태민씨 가족묘…1년전 모습 그대로
용인 최태민씨 가족묘…1년전 모습 그대로

(용인=연합뉴스) 김인유 기자 = 경기 용인시 처인구 유방동의 한 야산에 불법으로 조성된 최순실씨의 아버지 최태민씨의 가족묘. 세상에 공개된 1년 전 모습 그대로 말끔하게 단장돼 있다. 2017.11.4
hedgehog@yna.co.kr

지난 3일 찾아간 가족묘는 올 추석을 앞두고 누군가 벌초라도 한 듯 말끔한 모습이었다.

가족묘 바로 옆 다른 사람의 가족묘에 풀이 무성하게 자란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최태민씨 부부 합장묘와 그 위쪽에 있는 최태민씨 부모 묘 모두 잔디가 어른 검지 손가락 길이보다 조금 짧은 길이로 일정하게 잘려져 있었다.

봉분뿐 아니라 묘지 주변 잔디까지도 일정한 길이로 깎인 것을 보면 누군가 추석을 앞두고 예초기로 벌초를 한 것으로 짐작됐다.

최씨 일가의 가족묘 공개 이후 일부 네티즌이 인터넷에 묘지 훼손 경고글을 올리기도 했으나, 묘지 어디에도 사람이 일부러 훼손한 흔적은 찾아볼 수 없었다. 비석도 낙서나 파손 흔적이 전혀 없다.

연합뉴스가 마지막으로 묘지를 확인한 지난 2월 9일과 비교했을 때 묘지 상석 위에 놓인 조화로 만든 화분만 없어졌을 뿐이다.

이 화분도 묘지 아래 산 중턱에 버려진 것으로 미뤄 묘지를 관리하는 사람이 더러워진 화분을 버린 것으로 추정된다.

hedgeho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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