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 뮤직비디오에 동성 키스신은 19금 인가요?
송고시간2018-01-3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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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랜드가 성 정체성을 전면에 내세워 데뷔하면서 한국 음악계가 진일보했다"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 빌보드는 한 아이돌 가수의 데뷔를 조명하며 이같이 썼습니다.
"동성애는 한국 대중문화계에서 거의 다뤄지지 않는다. 홍석천과 하리수 등 소수의 유명인만 공개적으로 성 정체성을 밝혔을 뿐"
빌보드가 이렇게 자세히 언급했을 정도로, 국내 문화계에서 동성애 코드는 금기시 돼 왔습니다.
이처럼 성(性)에 보수적인 분위기 속, 최근 남성 뮤지션 홀랜드(22)가 싱글 ‘네버랜드’(Neverland)를 발표하며 "가요계 최초로 커밍아웃하며 데뷔한다"고 자신을 소개했습니다.
그는 '우리는 젊고 또 사랑하니까/ 특별히 갈 곳이 없어도 괜찮아'라는 가사를 통해, 차별을 피해 마음껏 사랑할 수 있는 곳으로 떠나겠다는 자전적인 메시지를 담았습니다.
국내외 음악팬들과 일부 성 소수자 커뮤니티는 홀랜드의 데뷔에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SNS에서 화제가 된 ‘네버랜드’의 뮤직비디오는 유튜브 공개 엿새째인 26일 조회수 374만 건을 넘겼죠.
이처럼 관심이 쏠리면서 일각에서는 불만의 소리도 나옵니다. ‘네버랜드’ 뮤직비디오가 청소년 관람불가(청불) 판정을 받는 바람에 국내에서는 성인 인증을 해야만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동성 커플의 행복하기도, 슬프기도 한 연애 과정을 묘사한 ‘네버랜드’ 뮤직비디오에는 커플의 키스신이 나옵니다. 빌보드는 ‘키스 때문에 이 뮤직비디오가 ‘청불’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이를 이해할 수 없다는 여론이 많습니다. 더 높은 수위의 성적 장면이 포함되거나 여성의 신체를 과도하게 노출한 선정적 뮤직비디오들이 15세 관람가 등급을 받은 바 있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동성 키스가 그보다 더 선정적이냐’는 불만이 나옵니다. 해외에서는 이미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맥클모어 앤 라이언 루이스 등 다수의 뮤직비디오에 동성 키스신이 등장했습니다.
샘 스미스, 트로이 시반 등 커밍아웃 팝스타들이 흥행하는 가운데 ‘청불’ 판정을 받은 홀랜드의 뮤직비디오. 청소년들의 바른 가치관 함양을 위한 일일까요, 아니면 성 소수자에 대한 편견에서 비롯된 일일까요?
(서울=연합뉴스) 전승엽 기자·김지원 작가·장미화 인턴기자
kir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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