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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초월 직장 갑질…생리대 검사·간부집 청소·자아비판"

송고시간2018-05-0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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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갑질119 조사…'아빠라고 생각하고 안아봐'·스포츠팀 패하면 급여 삭감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직원 생리대 검사, 성희롱 발언과 추행, 동료 앞 '자아비판', 간부 집 청소해주기…'. 근로자의 날(노동절)의 주인공인 직장인들을 상대로 직장 내 갑질을 조사한 결과 갖가지 심각한 피해 사례 고발이 쏟아졌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지난해 11월 출범 후 제보받은 직장 갑질 실태 중 70개를 추려 그 가운데 가장 심각한 갑질 10가지를 선정해 노동절인 1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최고 갑질'에는 한 공공기관 직원이 생리휴가를 쓰려는 무기계약직 직원의 생리대를 검사한 일이 포함됐다.

이 내용을 알린 제보자는 "생리휴가를 내면 생리대를 보여달라고 한다"며 "임신한 직원이 갑작스러운 하혈로 출근을 못 하고 산부인과에 가자 다시 출근하게 한 일도 있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가장 낮은 지위에 있는 여성들이 갑질의 주요 표적이었다. 한 방송계 종사자는 "제작사 대표가 '아빠라고 생각하고 안아보라'고 해서 저는 뿌리치려고 했지만, 이후에도 여러 번 껴안았다"며 "제가 자꾸 도망치자 대표가 '연기 오디션 관련한 새 프로그램을 준비 중인데 너도 하고 싶으냐'고 했다"고 제보했다.

프로배구단을 운영하는 기업의 한 직원은 "직원들이 배구단을 응원하게 한다는 취지로 우리 회사 팀이 경기에서 이기면 승리 수당을 주고, 지면 기부금 명목으로 급여에서 공제한다"고 올해 초 직장갑질119에 알렸다.

지난해 11월 들어온 한 제보에는 회사 사장이 식사할 때 신입 직원이 턱받이를 해줘야 한다는 내용도 있었다.

이밖에 사고를 낸 버스 운전사의 목에 사고 내용과 피해 액수를 적은 종이를 걸어놓고 사진을 찍는 버스업체, 전 직원이 있는 자리에서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말하게 하는 '자아비판 인민재판'을 한 회사, 별장의 동물들에게 사료를 주라고 시킨 회장, 신임 간호사에게 "눈깔을 빼서 씻어줄까"라고 말한 선배 간호사의 '태움' 등이 심각한 갑질 리스트에 올랐다.

간부가 청소 직원에게 자신의 집 청소를 시킨 회사, 대변은 사무실 옆 화장실이 아니라 지하 화장실에서만 보도록 한 업체 등도 지목됐다.

직장갑질119는 "노동자의 생일인 노동절을 맞는 직장인들의 삶은 처참했다"며 "고용노동부, 인권위, 공정위, 국회는 일하는 사람들의 삶을 파괴하는 직장 갑질을 더는 내버려둬서는 안 된다"고 촉구했다.

작년 11월 출범한 직장갑질119는 노동전문가, 노무사, 변호사 등 단체 구성원 241명이 무보수로 활동하는 단체다. 오픈 채팅방, 이메일 등으로 제보와 상담을 접수한다.

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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