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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구해준 구급대원 머리를 다짜고짜…CCTV에 고스란히(종합)

송고시간2018-05-02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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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송 차량서 욕설· 성적 수치심 주는 폭언, 병원서 막무가내 손 휘둘러

구급대원, 사건 직후 뇌출혈 한달 투병…경찰 "폭행과 사망, 연관성 조사"

[전북소방본부 제공=연합뉴스]

[전북소방본부 제공=연합뉴스]

(익산=연합뉴스) 정경재 기자 = "술에 취한 사람이 길에 쓰러져 있어요."

전북 익산소방서에 신고 전화가 걸려온 것은 지난달 2일 오후 1시 2분께.

구급대원 강연희(51·여)씨는 동료들과 서둘러 신고자가 말한 중앙동 익산역 앞으로 향했다.

강씨 등은 만취해 길에 쓰러진 윤모(48)씨를 구급차에 태워 원광대 병원으로 옮겼다.

구급차 안에서 정신이 든 윤씨는 구급대원을 향해 입에 담기도 어려운 욕설을 내뱉었다.

여성 구급대원인 강씨에게는 성적 수치심을 주는 폭언도 퍼부었다.

윤씨 만행은 병원에 도착해서도 계속됐다.

[전북소방본부 제공]

유튜브로 보기

https://youtu.be/kzClPEmg7mE

당시 병원 입구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면, 비틀거리며 구급차에서 내린 윤씨는 손가락질하며 강씨를 향해 다가온다.

함께 있던 구급대원들은 이때도 윤씨가 강씨에게 성희롱과 욕설을 했다고 증언한다.

참다못한 강씨가 자신을 가리킨 손을 뿌리치자 윤씨는 손을 들어 때리려는 듯한 자세를 취한다.

동료 구급대원들은 이를 말렸지만, 윤씨는 팔을 휘둘러 강씨 머리와 얼굴을 한 차례씩 때렸다.

갑작스레 봉변을 당한 강씨는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헬멧을 쓴 머리를 매만지는 게 CCTV에 촬영됐다.

이후로도 한동안 고개를 가로저으며, 폭행의 상처를 잊으려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동료 구급대원은 "윤씨는 구급차부터 병원 앞까지 시종일관 강씨에게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을 했다"며 "구급차에서 내려서도 성희롱 발언을 하고 강씨를 향해 손을 휘둘렀다"고 말했다.

강 소방위는 이로부터 사흘 뒤 구토와 어지럼증세를 보여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고, 지난달 24일 뇌출혈과 폐부종 진단을 받아 수술했으나 병세가 악화해 영상이 촬영된 지 한 달 만인 지난 1일 숨을 거뒀다.

경찰은 강씨의 정확한 사망 경위를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하고 범행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2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윤씨 폭행이 강씨 사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단정짓기는 어렵다"며 "최종 부검결과가 나와야 정확한 사망 경위를 파악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익산소방서는 오는 3일 강 소방위에 대한 영결식을 거행하고 1계급 특별승진을 추서할 예정이다.

jay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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