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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거녀 내쫓으려 때리고 허위고소한 80대 재력가 실형

송고시간2018-07-27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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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결혼 사실 숨기고 40여차례 젊은 여성 소개받고 교제

제작 김해연

제작 김해연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동거 중인 여성을 별다른 이유 없이 내쫓으려 폭행하고 허위고소까지 한 80대가 재판에 넘겨져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북부지법 형사12단독 정도영 부장판사는 무고, 강요, 강요미수, 폭행, 상해, 특수재물손괴,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주거침입) 교사 혐의로 구속기소된 유모(81)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고 27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유씨는 동거하던 여성 A(48)씨를 집에서 쫓아내기 위해 7차례 허위 고소장을 내고 폭행하거나 괴롭힌 혐의를 받는다.

서울 노원구에 있는 택시회사와 주유소 등을 보유한 재력가인 유씨는 결혼한 사실을 숨기고 자신이 60대라고 속여 여러 결혼정보 업체에서 20∼30세 젊은 여성을 40여 차례 소개받은 전력이 있는 인물이다.

유씨는 2010년 같은 방법으로 A씨를 만나 결혼을 전제로 교제했다. 그는 2016년 자신의 아내가 숨지자 이듬해 4월부터 A씨와 동거했으나 2개월 뒤부터 돌변해 A씨를 집에서 내쫓으려 괴롭히기 시작했다.

검찰과 경찰에 따르면 유씨는 2017년 7∼10월 서울북부지검과 서울 노원경찰서에 총 7장의 고소장을 냈다.

유씨가 낸 고소장은 'A씨가 머물 곳이 없다고 해 아파트에 거주하게 했는데 약속한 날이 지나도 나가지 않고 집안 물건들을 부순다', 'A씨가 비싼 향수를 훔치고 옷을 망가뜨렸다'는 등의 내용이었다.

그러나 검찰 조사 결과 유씨의 집안 물건들이 부서지거나 옷이 망가진 것은 모두 A씨에게 누명을 씌우려 한 유씨 자신의 소행이었고, 도리어 유씨가 여러 차례 주먹이나 발로 A씨를 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유씨는 자신의 거짓 고소를 뒷받침하기 위해 자신이 운영하는 택시회사 직원들에게 '유씨는 부축해주지 않으면 거동할 수 없다', 'A씨가 유씨 집에 무단침입했다'는 내용의 허위 진술서를 만들어 서명하도록 강요하고, 지시를 따르지 않는 직원 2명을 해고한 혐의도 받는다.

서울북부지검이 유씨로부터 고소당한 A씨를 불기소 처분하자 유씨는 상급 기관인 서울고검에 다시 판단해달라며 항고했다. 그 결과 오히려 유씨의 허위고소와 폭행 등 혐의가 드러나 검찰에 구속됐다.

재판부는 "A씨가 고통을 호소하고 유씨를 엄벌해달라고 탄원하고 있다"며 "다만 유씨가 재판에서 범행을 자백한 점, A씨를 위해 1억 원을 공탁한 점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jae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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