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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나무 심어 스모그 막는다고?…"되레 악화"

송고시간2018-08-31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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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흐트러트릴 바람 막아 미세먼지 농도↑

'미세먼지농도 2천㎛ 기록' 中 베이징에 올해 첫 황사 경보
'미세먼지농도 2천㎛ 기록' 中 베이징에 올해 첫 황사 경보

EPA=연합뉴스 자료 사진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중국에서 대기 질 개선을 위해 나무 심기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이는 되레 스모그를 악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31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대기 질 개선과 토양 침식 방지, 수자원 보존 등을 위해 스모그가 심각한 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녹색 만리장성'으로 불리는 식목 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중국 국가임업국은 지난 2015년 "식목 사업은 토양 침식을 막는 것은 물론 토양에서 발생하는 먼지의 양을 줄이고 스모그 형성을 막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장담하기도 했다.

식목 사업의 결과 1949년 중국 국토의 8.6%에 지나지 않았던 숲의 면적은 지난해 21.7%까지 늘어났다.

중국 정부가 조성한 인공 숲의 면적은 6천930만㏊에 달해 프랑스 국토 면적보다도 넓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기대와는 달리 식목 사업이 대기 질을 오히려 악화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중국과학원과 미국 국립대기연구센터가 공동 연구, 작성해 이달 초 한 학술지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지난 2014년 1월 심각한 스모그가 중국 북부 지역을 휩쓸었을 때 인공 숲은 되레 대기 질을 악화시켰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당시 베이징(北京), 허베이(河北), 톈진(天津) 등 중국 북부 21만8천㎢ 면적에 달하는 지역의 초미세 먼지(PM2.5) 농도는 인공 숲으로 인해 6% 증가했다.

초미세 먼지 농도가 증가한 것은 초미세 먼지를 흐트러트리는 효과를 내는 바람의 작용을 인공 숲이 막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이는 집안에 먼지가 가득 찰 경우 창문을 열어 바람을 통하게 하면 먼지가 흐트러지지만, 창문을 못 열면 먼지가 흩어지지 못하는 것과 같다. 인공 숲이 바람을 막는 창문 역할을 했다는 얘기다.

만약 인공 숲이 북부 전역으로 확대될 경우 초미세 먼지 농도는 15%나 증가할 것으로 연구진은 예상했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식목 사업에 열을 올리는 중국 정부의 심기를 불편하게 할 것으로 보이지만, 중국 정부가 이로 인해 식목 사업을 중단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장징쿤 중국 칭화대 교수는 "식목 사업은 전반적인 환경 개선과 삶의 질 제고에 기여할 수 있다"며 "대기 질 개선에는 다른 여러 수단이 동원될 수 있으므로, 스모그 때문에 식목 사업이 중단될 필요는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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