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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정성 통했다…청와대·국회 문 두드려 딸 희귀병 건보적용

송고시간2018-09-30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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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발성 확장성 심근증 '월 치료비 1천만원' 도움 호소…본인부담 5%로

아빠 손 안의 아기 손
아빠 손 안의 아기 손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거액의 치료비가 드는 희귀난치병에 걸린 두 살배기 딸을 위해 백방으로 뛴 부모의 정성이 건강보험 정책을 바꿔놨다.

30일 자유한국당 신상진 의원실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특발성 확장성 심근증 치료에 사용되는 심실 보조장치의 건강보험 적용에 관해 관련 법령에 따른 심의·의결 절차를 거쳐 보건복지부 장관 고시를 최근 마쳤다.

지난 28일 제정된 '심실보조장치 치료술의 요양급여에 관한 기준'이 그 결과물이다.

이에 따라 그간 전액 본인 부담이던 특발성 확장성 심근증의 수술과 관리 비용의 본인 부담률은 5%로 떨어졌다.

관련한 입원비나 약제비 등은 별도로 내더라도 가장 큰 부담의 덩어리가 상당 부분 덜어진 셈이다.

특발성 확장성 심근증은 10만 명 중 1명에게 나타나는 희귀 질환이다.

확장성 심근증은 심장이 확장하면서 기능 저하가 일어나는 난치병이며 특별한 원인 없이 발생할 때 특발성으로 불린다.

이 병에 걸린 성인은 몸 안에 심실 조절장치를 넣어 심장이 기능할 수 있도록 한다. 소아는 몸 안에 충분한 공간이 없어 외부에 조절장치를 단다.

소아용 심실 조절장치는 국내 제품이 없어 외국 제품을 써야 하는데 그 설치·유지 비용은 일반인이 부담하기 벅찬 수준이었다.

대여비가 1억 원, 매달 유지비가 1천만 원에 달했다. 워낙 드문 의료기기라 건강보험 급여 대상이 아니었던 탓에 개인이 모두 대야 했다.

특발성 확장성 심근증이라는 희귀한 병명은 이화여대 교직원 노우성 씨의 돌을 갓 넘긴 둘째 딸 은겸 양이 지난 7월 13일 진단받으면서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은겸 양 어머니는 심실 조절장치를 건강보험 급여 항목에 포함해달라는 글을 지난달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리면서 13만 명 넘는 네티즌의 지지를 얻기도 했다.

청원 글에서 은겸 양 어머니는 "우리보다 정보가 부족하고 수입이 적은 사람들은 아예 아이를 살릴 생각조차 못 하고 떠나보내야 했을 것"이라고 호소했다.

동료의 가족사를 전해 들은 이대 교수와 직원들은 한 달여 만에 1천만 원 넘는 돈을 모아 노 씨에게 전달, 힘을 보탰다.

당장 휴직이라도 하고 싶지만, 병원비를 내려면 정신 차리고 일해야 한다는 생각에 딸을 중환자실에 뉘어놓고 출근했다는 은겸 양 어머니는 간호인과 직장인 역할을 해내는 동시에 또 한 번 딸을 위해 글을 썼다.

은겸 양 어머니는 지난 7월 24일 신 의원을 포함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의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사정을 호소했다고 한다.

대한의사협회 회장 출신인 신 의원은 이튿날 복지위 상임위에서 곧장 관련 내용을 질의했고,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 관련 기관의 논의에도 속도가 붙어 열매를 맺었다.

현재 은겸 양은 계속 치료받으면서 상태가 호전돼 중환자실은 벗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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