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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 "복수심 가진 깡패란 감정 유지하려 했다"

송고시간2015-11-03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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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내부자들' 주연…"사건 위주로 편집돼 캐릭터 설명 빠져""애드립을 이렇게 많이 한 영화 있었나 생각들 정도"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윤태호 작가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 '내부자들'의 주연 배우 이병헌은 "내가 애드립을 이렇게 많이 한 영화가 있었나 생각이 들 정도"로 현장에서 즉흥적인 상황이 영화에 많이 반영됐다고 했다.

이병헌은 영화 시사회 다음날인 3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영화의 뒷이야기들을 풀어놓았다.

영화 '내부자들'은 정치인, 재벌, 언론, 조폭, 검찰 등 권력자들이 보이지 않은 곳에서 우리 사회를 어떻게 움직이려 하는지를 그린 영화다.

이병헌은 정치깡패 '안상구' 역할을 맡아 자신을 폐인으로 만든 이들에게 복수하는 연기를 선보였다.

큰 그림을 짜면서 여론을 움직이는 유명 신문 논설주간 '이강희' 역을 맡은 백윤식과 큰 사건 수사로 성공하려는 '빽 없고 족보 없는' '우장훈 검사'역의 조승우와 연기 대결을 펼친다.

이병헌은 이 영화가 인물보다는 사건 위주로 편집된 부분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편집본이 여러 번 바뀌었다. 3시40분짜리 편집본이 있는데 이것을 2시간으로 어떻게 줄일 것인가가 관건이었다"고 말했다.

이병헌 "복수심 가진 깡패란 감정 유지하려 했다" - 2

캐릭터 위주로 편집할 것인가 사건 위주로 할 것인가의 갈림길에서 시사회 때 나온 편집본은 사건 위주였다는 것이다.

그는 "사건 위주로 편집하니 영화를 이해하기가 쉬워졌지만 캐릭터를 더 재미있고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부가적인 신들은 많이 삭제됐다"고 말했다.

안상구는 원래 영화 대사를 자주 인용할 정도로 굉장한 '영화광'이었는데 사건 위주 편집본에서는 이런 부분이 살지 않았다고 했다.

예컨대 이강희와 차에서 대화하는 상황에서 잠시 내렸다가 다시 타면서 "아일비 백이여 형님"이라고 애드립하는 신이 편집됐다.

그래서 우 검사에게 "너가 존 웨인이냐"라고 한 대사가 관객들에게 다소 어색하게 다가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우 검사와 대화의 상당 부분도 애드립이었다고 했다. 우 검사가 안상구를 '깡패야'라고 호칭하는 것, '콩밥이 몸에 맞는 모양이다'라는 대사 등이 그런 사례.

이병헌은 "상대가 애드립을 하면 거기에 맞는 리액션을 보여줘야 하기에 저도 대사의 뉘앙스를 바꿔야 했다"며 "상대가 어떤 것을 던질지 모르니 늘 준비했고, 제가 의외의 대사를 던지면 조승우 씨도 순발력 있게 대응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우 검사와 모텔에서 묵는 장면에서 화장실 벽이 불투명 통유리로 된 점, 안상구가 다른 조폭과 달리 세단이 아닌 밴을 타고 다니는 것 등이 이병헌이 현장에서 제시한 자신의 아이디어였다고 밝혔다.

이병헌은 안상구 연기의 주안점에 대해 인물이 처한 상황에 따른 감정과 스타일의 변화를 염두에 두고 연기했지만 "늘 복수의 감정을 가진 깡패이므로 그 감정을 유지하면서 상황의 변화에 따른 모습을 다양하게 보여주자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조승우에 대해 "보통 배우가 아닌, 연기를 참 잘하는 좋은 배우"라고 극찬했다.

백윤식에 대해서는 "호흡을 맞추기 힘들었다"고 평가했다. 그 이유는 예상을 뛰어넘는 리액션을 보여줬기 때문이라는 것.

이병헌은 "대본을 읽거나 연습할 때 상상했던 뉘앙스가 아닌 리액션을 보여 제가 다시 그 호흡으로 맞받아쳐야 해서 당황스러울 때가 몇번 있었다"며 "내가 뛰어넘을 수 없는 그분만의 세계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병헌이 '내부자들' 촬영 당시 이른바 '협박사건'이라는 불미스러운 일을 겪어야 했다.

그는 이에 대해 "저로 인해 감독과 스태프, 다른 배우들한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자는 마음뿐이었다"며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제 임무에 집중해서 최선을 다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올해 득남한 것과 관련 "아버지가 돼 '연기가 이렇게 좋아졌구나' 그런 느낌은 모르겠으나 아버지로서 책임감은 느낀다"고 말했다.

이병헌은 할리우드에서 촬영한 '미스컨덕트'가 내년 2∼3월에, '황야의 7인'은 내년 가을께 개봉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는 차기작에 대해서는 "보고 있는 작품으로 한국 영화도 있고 할리우드 영화도 있다"면서도 "아직 확실히 결정 내린 것은 없고, 한두달 안에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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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eudoj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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