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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시카고 여성들 총기폭력 근절 위한 '잠자리 파업' 전개

송고시간2015-11-18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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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그리스 희곡 '리시스트라테' 패러디한 영화 '시라크' 실사판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미국 시카고에서 총기 폭력 근절을 위한 '잠자리 거부운동'이 전개돼 관심을 끌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시카고 선타임스 등에 따르면 시카고 흑인사회 일부 여성들이 "남성들이 폭력 및 불법 행위를 멈추겠다고 선언하기 전까지 치맛단은 내리고 바지는 올려입자"며 온라인 청원 사이트 '체인지'(Change.org)를 통해 '잠자리 파업' 동참 서명을 받고 있다.

청원서 작성을 주도한 에이프릴 로선은 "시카고의 모든 흑인 남성들이 총을 내려놓고 공식 조약에 서명한 뒤 실천 가능한 계획을 내놓기 전까지 금욕생활을 지켜가자"며 "여성과 어린 아이들을 보호하고, 주말마다 거리가 피로 물드는 상황을 끝내기 위해 기혼 여성들과 독신 여성들 모두가 운동에 동참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미 시카고 여성들 총기폭력 근절 위한 '잠자리 파업' 전개 - 2

그는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는 '블랙 라이브즈 매터'(Black Lives Matter) 운동의 영향을 받았다"며 흑인 주택가 일상의 일부가 돼버린 총기 폭력을 이제는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로선은 100명의 서명을 받는 것이 목표이며, 지금까지 30명이 동참 의사를 밝혔다.

이 운동은 아리스토파네스가 쓴 고대 그리스 희곡 '리시스트라테'(Lysistrata)를 연상케하는 것으로, 리시스트라테는 펠레폰네소스 전쟁 당시 그리스 기혼 여성들이 남편과의 동침을 거부하는 반전 시위를 벌여 전쟁 중단에 성공한다는 이야기다.

청원서에 서명한 메리 게인스는 "흑인가에서 하루에도 몇명씩 어이없이 죽어나가는 뉴스를 이제는 그만 보고 싶다"고 개탄했다.

선타임스는 올들어 지금까지 시카고에서 총에 맞은 사람 수는 2천674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의 총기 폭력 피해자 2천587명보다 더 늘었다고 덧붙였다.

chicagor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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