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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앙 온다" 2년간 굿값 18억 뜯은 무속인 집유

송고시간2015-12-31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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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문사 대표 불안심리 이용…2년여간 40차례 굿판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서울고법 형사4부(최재형 부장판사)는 거짓말로 2년여간 거액의 굿값을 뜯은 혐의(사기 등)로 기소된 무속인 이모(42)씨의 항소심에서 1심을 깨고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고 31일 밝혔다.

이씨는 1심에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씨는 피해자 A씨로부터 2008년 말부터 2011년 5월까지 굿값 명목으로 149차례 17억9천만원을 뜯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2008년 12월 이씨가 제자인 신모(32·여)씨와 함께 대중매체에 영험한 무속인으로 소개되자 굿당을 찾았다.

이후 이씨와 신씨는 A씨가 투자자들로부터 고소를 당할까봐 두려워하고 결혼이나 사업 등에 관해 불안해하는 심리상태를 이용했다.

2009년 3월 '굿을 하지 않으면 결혼하기 어렵고 사업에 관재(官災)가 생긴다'고 말해 굿값으로 한 번에 1천500만원을 받은 것을 비롯해 2년여간 굿을 40차례 열고 돈을 뜯었다.

결국 A씨가 2011년 2월 투자금을 가로챘다는 혐의로 고소당하자 이씨는 '경찰에 로비해 사건을 무마시켜 줄테니 돈을 보내라'고 말해 1억2천100만원을 받아챙겼다.

재판에서 무속인들은 "고학력자인 A씨가 무속행위의 효험을 인정하고 자발적으로 굿값 등을 정해 무속행위를 요청했다"며 사기가 아니라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1심은 "피고인들이 피해자의 절박한 심리를 파고들어 무속행위를 하지 않으면 해악을 입을 것처럼 적극적으로 속였다. 피해자는 이를 믿고 무속행위에 응했던 것"이라며 이씨와 신씨에게 각각 징역 2년을 선고했고 이씨만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죄질이 나쁘긴 하지만 범행을 모두 자백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으며 피해자를 위해 2억5천만원을 공탁하고 피해자와 원만히 합의해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했다"며 집행유예로 감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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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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