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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김정은, 뿔테안경 쓰고 담담한 표정으로 신년사 낭독(종합)

송고시간2016-01-01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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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중앙TV, 연설 중간마다 SLBM 발사 등 '성과물' 사진 편집신년사 예년보다 3시간 늦어…"남북관계 표현 조절 때문" 분석도

2016년 새해 신년사 발표하는 북한 김정은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1일 새해를 맞아 육성으로 신년사를 발표했다고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조선중앙TV는 이날 낮 12시(한국 시간 낮 12시30분)부터 29분 동안 김 제1위원장의 신년사 발표를 중계했다. 김 제1위원장은 집권 2년차인 2013년부터 해마다 새해 첫날 육성으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2016.1.1
nkphoto@yna.co.kr

2016년 새해 신년사 발표하는 북한 김정은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1일 새해를 맞아 육성으로 신년사를 발표했다고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조선중앙TV는 이날 낮 12시(한국 시간 낮 12시30분)부터 29분 동안 김 제1위원장의 신년사 발표를 중계했다. 김 제1위원장은 집권 2년차인 2013년부터 해마다 새해 첫날 육성으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2016.1.1
nk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1일 낮 12시 30분(평양시 12시)부터 뿔테 안경을 쓰고 담담한 표정으로 29분간 신년사를 낭독했다.

2013년 처음 육성 신년사를 한 이래 4년째 같은 방식을 유지한 것이다. 조선중앙TV 등 방송을 통한 육성 신년사 발표를 사실상 정례화한 것으로 보인다.

김 제1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최측근인 김양건 당 비서겸 통일전선부장의 시신 앞에서 울먹거릴 때와는 달리 시종일관 차분한 모습으로 29분간 연설을 이어갔다.

특히 올해는 김 제1위원장의 발표 영상과 노동당 청사 건물 사진 이외에 신년사 내용과 관련된 상당수 '성과물'들의 사진을 발표 방송에 삽입했다. 이런 편집은 예년과 다른 방식이다.

경제 부문을 언급할 때는 철도, 용광로, 밭, 공장 사진을, 건축 부문을 발표할 때는 미래과학자거리, 고층 아파트 사진을 보여줬다. 군사력 부문을 언급할 때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수중 사출시험 사진도 들어갔다.

이는 30분에 가깝게 이어지는 신년사 발표 방송의 구성이 시청에 다소 지루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北 김정은, 뿔테안경 쓰고 담담한 표정으로 신년사 낭독(종합) - 2

그는 신년사에서 '자강력제일주의'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하며 경제건설에 주력할 것을 주문해 관심을 모았다.

또 김 제1위원장은 29분간 연설에서 '핵'과 관련해서는 언급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김 제1위원장은 지난 10월 당 창건 70주년 기념행사 연설에서도 핵 문제를 언급하지 않았다. 오는 5월 제7차 당대회 등 중요 행사를 앞두고 중국 등 주변국을 불필요하게 자극하지 않으려는 태도로 보인다는 분석이 나왔다.

북한이 한해 정책 방향을 밝히는 신년사는 그동안 김일성-김정일-김정은 시대를 거치며 최고지도자 스타일에 따라 발표 방식에서 변화를 보였다.

북한 신년사는 해방 이듬해인 1946년 처음 발표됐는데, 김일성 주석은 신년사를 발표하지 않은 1957년과 노동신문 사설로 대체한 1966년과 1970년, 시정연설로 대체한 1987년을 제외하고 매해 육성 방송과 함께 노동신문 1면에 신년사를 실었다.

김 주석이 80대가 된 1992∼94년에는 12월31일 집무실인 금수산의사당(현 금수산태양궁전)에서 당중앙위원회·중앙인민위원회·정무원(현 내각) 연합회의를 열어 신년사를 발표하고 1월1일 방송으로 내보냈다.

김 주석이 사망하고 김정일 시대가 열린 1995년부터는 당보 노동신문, 군보 조선인민군, 청년보 '청년전위' 3개 신문 공동사설이라는 새로운 형식이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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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한동안 육성 발표는 찾아볼 수 없었다. '은둔의 지도자'라 불린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2011년 신년사까지 집권기 내내 이 같은 방식을 고수했다.

하지만 김 제1위원장은 집권 이후 처음 맞는 새해였던 2012년 아버지의 신년 공동사설 형식을 한 차례 따르고 나서는 다시 할아버지의 방식으로 돌아갔다.

김 제1위원장의 올해 육성 신년사 시간은 29분으로 2013년 25분, 2014년 26분, 지난해 28분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북한은 지난해 한국 시간으로 오전 9시에 방영했던 김 제1위원장의 신년사를 이번에는 낮 12시30분에 방영했다.

평양시간이 한국의 표준시보다 30분 늦은 것을 고려하더라도 예년보다 3시간 늦게 김 제1위원장의 신년사를 공개한 것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신년사 내용 중 대남 관련 부분 수위 조절 등 내부 사정이 있었던 게 아니겠느냐고 관측했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어제 김양건 당비서의 장례식이 있어 그를 배려하는 차원인 것 같고, 남북관계 부분에서 수위 조절을 위해 시간이 걸린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hapyr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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