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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납치 의심에'…성난 멕시코 주민들 형사 불에 태워 살해

송고시간2018-09-29 0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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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새 5명 주민 즉결심판으로 피살…부패한 공권력 불신 탓

범죄 현장을 조사하는 멕시코 경찰 [로이터=연합뉴스 자료 사진]

범죄 현장을 조사하는 멕시코 경찰 [로이터=연합뉴스 자료 사진]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멕시코 중부 지역에서 성난 군중이 형사 1명을 불에 태워 살해했다.

28일(현지시간) 엑셀시오르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전날 이달고 주 메테펙 마을에서 주민 100여 명이 경찰서를 습격해 형사 1명과 성인 남성 3명을 강제로 끌고 갔다.

주민들은 남성 3명을 무자비하게 폭행하고 형사의 몸에 휘발유를 끼얹은 뒤 불을 질러 살해했다.

형사가 근무 중에 공격을 받았는지, 주민들이 화형당한 피해자가 형사였는지를 알고 있었는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화형과 구타 장면이 담긴 동영상은 소셜미디어상에서 급속히 퍼졌다.

동영상에는 주민들이 마을 광장에서 한 남성을 발로 차고 곤봉과 주먹으로 마구 때리는 장면이 담겼다.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가까스로 구타를 당하던 남성과 다른 남성 2명을 구출했다.

현지언론은 어린이 납치를 공모한 남성 3명과 형사가 연관됐다는 소문을 접한 주민들이 화가 나 이 같은 일을 저질렀다고 전했다.

이달고 주 검찰은 살인사건에 가담한 주민들을 체포해 조사한 뒤 기소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이런 행동을 부추기거나 홍보하는 것도 명백히 범죄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멕시코에서는 부패하고 무능한 공권력을 불신한 주민들이 범법행위를 했다고 판단되는 특정인을 상대로 스스로 즉결 심판하는 일이 잦다.

최근 한 달여 사이 멕시코시티, 푸에블라, 이달고 등지에서 어린이 납치범 의심에 따른 주민들의 즉결심판으로 5명이 목숨을 잃었다. 4명은 불에 타 숨졌다.

성난 주민들이 경찰을 살해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4년 멕시코시티 교외에서 주민들이 학생들을 촬영했다는 이유로 연방경찰 2명을 때려 살해했다. 당시 연방경찰들은 할당된 사건을 수사 중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penpia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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