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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과 대화> 위기극복 `소통105분'(종합)
  
(서울=연합뉴스) 조보희 기자 = 이명박 대통령이 30일 밤 SBS 목동 사옥에서 열린 `대통령과의 원탁대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에 출연하기 위해 스튜디오에 들어서고 있다. 2009.1.30
jobo@yna.co.kr

`국민단합' 호소..단호한 어조로 패널들과 격론
때때로 농담.애드리브..돌발질문.말실수 없어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기자 = 30일 밤 SBS-TV 등을 통해 전국에 생방송된 `대통령과의 원탁대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는 미증유의 경제위기 앞에 함께 선 국정 최고책임자와 국민의 진솔한 `소통의 장(場)'이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해 9월에 이어 두번째인 이날 TV대화에서 최근 대내외 악재에 부닥친 나라살림을 전달하면서도 "한국이 가장 먼저 경제회복을 할 것"이라면서 국민적 단합을 호소했다.

   대화에 참여한 4명의 패널은 때로는 송곳 질문으로, 때로는 공감을 표시하며 이 대통령에게 비판과 격려를 동시에 보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예정시간을 넘겨 105분간 진행된 방송에서 낮은 국정지지율, 4대강 살리기 논란, 남북관계 경색 등에 대한 까다로운 질문공세를 받으면서도 시종 당당한 목소리로 국민을 설득하고 이해를 구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때때로 특유의 웃음과 애드리브를 선보여 분위기를 살리기도 했다.

   ◇"송구스럽지만 올해도 어려울 것" = 이 대통령은 방송 시작 50분 전인 오후 9시 10분께 목동 SBS사옥에 도착했다.

   와인색 넥타이에 정장 차림의 이 대통령은 SBS 윤세영 회장과 하금렬 사장의 안내로 6층 스튜디오를 먼저 찾아 이날 사회를 맡은 김형민 논설위원 및 패널들과 잠시 환담했으며,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생방송 스튜디오에 마련된 원탁 테이블에는 이 대통령과 함께 김형민 위원과 4명의 패널이 둥글게 자리를 잡았으며, 시민토론단 30여명이 무대 앞에서 생방송을 지켜봤다. 이날 방송에는 정정길 대통령실장을 비롯한 청와대 참모들도 동행했다.

   사회자의 소개로 무대에 올라선 이 대통령은 이날 경찰이 발표한 `부녀자 연쇄살인 사건'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것으로 대화를 시작했다.

   지난 설연휴 구상에 대한 김형민 위원의 질문에 "잘 쉬고 책도 좀 읽고 손자, 손녀들과 잘 놀았다"고 간략히 대답한 이 대통령은 취임 1주년을 앞둔 소감을 묻는 질문에 미리 준비한 듯 "먼저 여기에 오기전에 보니까 부녀자 연쇄살인 사건이 발표가 됐는데 끔찍하고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올해 경제전망에 대해 "송구스럽지만 금년 한해도 못지않게 어렵다"고 전망하면서도 "저는 전대미문의 경제위기 가운데 대통령에 취임했기 때문에 경제살리기. 위기극복이라는 소명이 주어진 것 아니냐는 생각에 최선을 다해 위기극복에 힘을 쏟을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표시했다.

   본격적인 질의에 나선 패널들은 최근 경제난과 각종 현안에 대한 논란을 반영하듯 가시돋친 질문을 쏟아냈다.

   탤런트 박상원씨는 `4대강 살리기'와 관련, "말씀을 들으니 필요한 것처럼 보이지만 많은 국민이 부정적으로 생각한다"면서 "어려울 때 힘을 모으자고 했는데 국민 여론을 가슴에 담아서 다수의 합의를 전제로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국 서울대 교수는 청년실업 대책에 언급, "정부의 행정인턴은 관공서 아르바이트 수준"이라고 지적했으며, 김민전 경희대 교수는 부동산대책에 대해 "이 대통령께서 집값이 떨어져야 한다고 했는데 최근 정부 정책은 이를 막는 게 아니냐"고 질문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대체로 밝은 표정으로 조목조목 설명을 하면서도 때로는 단호한 어조로 현안 정책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으며, 때로는 패널들의 주장에 적극적인 반론을 펴는 모습도 보였다.

   ◇돌발질문 없어..`4대강 살리기' 등 격론 = 이날 TV 원탁대화에서는 청와대의 우려와는 달리 `돌출질문'은 나오지 않았다.

   패널들의 질문은 대체로 날카로웠으나 예상된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고, 이 대통령도 이날 오후 참모들과 `실전 리허설'을 한 덕분인지 여러차례 애드리브를 구사했음에도 불구하고 말실수는 없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참고자료를 거의 보지 않은 채 민감한 현안에 대한 질문에도 시종 거침없는 답변으로 받아넘겼으며, 서울시장 시절과 지난 1년간의 국정 경험을 두루 언급하면서 충실한 답변을 해 사회자가 시간배정에 애를 먹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용산사고'와 미디어 관련법안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해서는 단호한 어조로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정부가 녹색뉴딜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는 `4대강 살리기'에 대해서는 패널과 양보없는 격론도 벌였다.

   용산 사고와 관련, "노무현 전 대통령 때 농민시위에서 농민이 사망했을 때 대통령의 사과와 경찰청장의 사퇴를 요구한 한나라당이 이번에는 왜 입장을 바꾸었느냐"는 조국 서울대 교수의 비판성 질문에 이 대통령은 "우리 사회는 법.질서가 지켜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일갈하며 `법치확립'을 다시한번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의 거취 문제에 언급, `선(先) 진상규명'이라는 전제를 강조하면서도 "지금은 내정철회할 때가 아니라고 봐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또 박상원씨의 방송법 관련 질문에 이 대통령은 "일부 야당에서 무슨 악법이라고 몰아치고 언론장악하는 것이라고 하는데 어느 정권이 민주화된 시대에 언론을..(장악하겠느냐)"이라면서 "(언론) 눈치를 보는 시대인데 있을 수도 없는 주장을 하고 있다"고 미디어 관련법을 `MB악법'이라고 비판하는 야당 등을 겨냥했다.

   심각한 질문과 답변이 이어졌으나 이 대통령은 때때로 농담을 하면서 여유를 보이는 모습도 보였다.

   인사 문제와 관련, 미국 오바마 정부와 달리 편향적이라는 지적에 대해 이 대통령은 "많은 사람이 미국 정치를 보라고 하는데 말하는 사람이 미국 수준에 갔으면 좋겠다"고 뼈있는 한마디를 던졌으며, 다음달 2일로 예정된 한나라당 박근혜 의원과의 회동에 대해서는 "바깥에 알려진 만큼 서먹한 관계가 아니다"면서 "사이가 나쁘다고 해야 언론에 기사가 난다"고 받아넘겨 좌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기다릴 시간없다" = 이 대통령은 마무리발언을 통해 `기적을 이룬 대한민국의 역사'를 언급하며 다시한번 위기극복을 위한 국민적 단합을 호소했다.

   예정된 시간을 15분이나 넘겼으나 차분한 태도로 자세를 바로잡은 이 대통령은 엄숙한 목소리로 "어려울 때 우리가 좀 힘을 내자, 용기를 갖자고 차마 말씀드리기 힘들지만 부탁을 드리고 싶다"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 "기회는 만드는 사람들에게 있다"고 역설한 뒤 "세계에서 아마 대한민국이 가장 먼저 그 기회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고 준비하겠다"면서 "국민 여러분도 신뢰를 갖고 일할 수 있게 해 줬으면 좋겠다. 정치인들에게도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우리는 기다릴 시간이 없다"며 "우리 모두 위기극복을 위해 힘을 발휘하는 미덕을 만들어 줬으면 좋겠다"면서 심야 대화를 마무리했다.

   humane@yna.co.kr
(끝)
<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2009-01-31 00:39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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