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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허가제 5년' 외국인 지위 크게 개선>
  시민사회단체는 "이주 노동자 처지 되레 악화"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2003년 8월 16일 `외국인 근로자의 고용 등에 관한 법률'이 제정ㆍ공포되고 고용허가제가 시행된 지 올해로 5년이 됐다.

   17일 노동부에 따르면 2004년부터 고용허가제에 따라 국내에 들어와 현재 체류하는 외국인 근로자는 16만여명이다.

   외국인 인력은 고용허가제 시행 원년에 필리핀, 몽골, 스리랑카,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등 6개국, 3천167명이었으나 그동안 우즈베키스탄, 파키스탄, 캄보디아, 방글라데시, 네팔, 키르기스스탄, 미얀마, 동티모르, 중국 등 9개 인력송출국이 추가돼 작년 입국자는 7만5천24명으로 급증했다.

   이주 노동자들의 국내 산업현장 참여가 활발해지면서 사업장 이탈이나 임금체불, 불법체류 등의 문제가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으나 시민사회단체는 고용허가제 시행 이후 이들의 지위가 도리어 악화됐다며 제도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 "산업연수생제 폐해 줄었다" = 정부는 외국인 근로자의 잦은 사업장 이탈을 막고 노동권을 보호한다는 취지로 고용허가제를 도입했다.

   외국인력을 들여오는 산업연수생 제도가 1992년부터 시행되고 있었지만, 부작용이 심해지자 대안으로 2004년 고용허가제를 도입했다.

   산업연수생제도는 국내 인력송출 중개기관들의 반발 때문에 곧바로 폐지되지 못하고 2007년에야 고용허가제로 대체됐다.

   산업연수생제는 민간 송출회사가 인력을 중개하면서 많은 브로커를 활용했기 때문에 근로자가 부담하는 송출비용이 과도하게 많았고, 이를 조기에 갚으려고 연수생들은 더 나은 임금을 찾아 사업장에서 도망치는 사례가 많았다.

   연수생이라는 신분 때문에 근로자성에 논란이 일면서 사업장 이동을 봉쇄하고 퇴직금을 주지 않으며 사회보험 처리도 꺼리는 등 사업주의 노동권 유린 행위도 수시로 발생했다.

   이 같은 산업연수생제의 폐해는 고용허가제가 도입된 지 5년이 지난 크게 개선된 것으로 노동부는 평가하고 있다.

   작년 중소기업연구원이 외국인 근로자 472명에게 송출과정의 공정성을 물어본 결과 `보통'이라고 답한 이들(42.6%)과 `약간 공정하다'고 답한 이들(40.3%)이 다수를 이뤘다.

   송출비용도 2001년 노동연구원 조사에서 산업연수생이 453만원, 불법취업자가 629만원으로 나타났으나 작년 중기연구원 조사에서는 합법 체류자 155만원, 불법 체류자 174만원 수준으로 급락했다.

   사업장 이탈률도 2007년 산업연수생제가 폐지될 당시 3.45%였으나 올해 6월 현재 1.81%까지 떨어졌다.

   임금체불 근로자의 비율도 2001년 노동연구원 조사에서는 36.8%나 됐으나 2007년 한국기술교육대 조사에서는 9%까지 개선됐다.

   노동부 관계자는 "현재 고용이 허가된 외국인 근로자에게 예전과 같은 근로자성 논란은 전혀 없다"며 "기본적으로 국내 근로자와 같은 법적인 보호를 받는다"고 말했다.

   ◇ 정부와 시민단체 외국인 지위 시각차 뚜렷 = 외국인 근로자를 대변하는 이주노조와 시민사회단체들의 고용허가제에 대한 평가는 정부와 정반대다.

   이주노조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이주 노동자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서라던 고용허가제는 지난 5년 동안 사업주들의 권한만 보호하는 위선적 제도로서 이주 노동자의 처지를 더욱 옥죄었다"고 주장했다.

   체류기간 사업장 이동이 3차례로 제한되는 데다 사업주의 승인을 요구함으로써 외국인 근로자가 부당한 대우와 권리 제한에 약자가 될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됐으며 실직 때 구직기간을 2개월로 제한해 미등록 이주노동자(불법체류자)를 양산했다는 지적이다.

   노동부는 이에 대해 "고용허가제를 운용하는 다른 나라와 비교할 때 제한의 수준이 높은 게 아니다"며 "구직기간 제한도 구인자가 구직자보다 통상 4배 정도 많아서 문제가 안 된다"고 반박하고 있다.

   대만은 고용허가서에 적힌 사용자ㆍ근무처ㆍ업종을 변경하는 것이 불가능하고, 싱가포르도 예외 경우가 아니면 직장을 바꿀 수 없고 최저임금도 적용되지 않으며, 홍콩은 사업장 이동이 금지된다는 게 노동부의 설명이다.

   일부 국가와 비교할 때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처우가 나은 부분도 있지만 상반된 의견이 나오는 것은 외국인 근로자에 접근하는 시각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라는 게 중론이다.

   정부는 외국인 근로자를 체류 실태를 규제해야 할 정책 대상으로 보지만 이주노조와 시민단체들은 더불어 살아갈 이웃으로 보고 인권 차원에서 접근한다는 것이다.

   이주노조의 요구를 반영해 국제노동기구(ILO)는 지난 6월 총회에서 "사업장 이동에 적절한 유연성을 허락해 이주 근로자의 사업주에 대한 과도한 의존을 줄이는 조치가 이주 근로자의 취약성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사료된다"고 한국 정부에 통보했다.

   결국 외국인 근로자를 인력 수급과 체류 관리의 대상에 머무를게 아니라 앞으로 더 자주 함께 생활할 이웃으로 어떻게 포용할지가 점점 더 현실적인 문제로 다가오는 셈이어서 향후 정부의 정책변화 여부가 주목된다.

   jangje@yna.co.kr
(끝)
<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2009-08-17 18:27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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